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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과거가 있는 남자 혹은 괴물
<아저씨> vs <택시 드라이버>
20세기 뉴욕의 아저씨, 21세기 서울 출현?
한 남자가 거울 앞에 서서 도루코 면도날로 머리카락을 잘라내고 있다. 시퍼런 면도날과 시꺼먼 두발이 일으키는 마찰음이 오싹하다. 몇번을 그러다 그는 면도날을 내려놓고 바리캉을 집어든다. 그리고 박력있게 두피 위로 바리캉을 몬다. 아까보다 훨씬 많은 양
글: 이후경 │
2012-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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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숨은 영화 찾기
어릴 적 즐겨 먹던 간식 중에 ‘칸쵸’란 과자가 있었다. 종이상자를 뜯으면 과자가 든 봉지가 나왔고 봉지를 들어내면 아래엔 숨은그림찾기가 인쇄돼 있었다. 지금이야 1분 안에 끝내고도 남겠지만 그때는 마지막 칸쵸 알맹이를 입에 넣을 때까지 그림을 살피고 또 살폈던 기억이 난다. 그러면 나무와 집과 바위 사이로 숟가락, 냄비뚜껑, 연필 같은 것들이 천천히 윤
글: 이후경 │
2012-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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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현장리스트 07. 아부의 A부터 Z까지, 흐흐흐~
송새벽이 얼굴에 점을 붙이고 나타났다. “저, 원래 점 없어요. 오늘 처음 붙였거든요. 하필이면 이날 오셨대…. (웃음)” 말쑥한 정장 차림에 특별한 표정이 없지만 점 하나 붙인 것만으로도 송새벽은 벌써 웃기다. 정승구 감독의 <아부의 왕>은 대쪽 같은 성격의 보험회사 사원 동식(송새벽)이 부모의 사채를 갚기 위해 아부의 A부터 Z까지 알고 있
글: 신두영 │
사진: 오계옥 │
2012-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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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현장리스트 06. 황금보다 귀했다오, 서빙고를 아시오?
한겨울에 ‘얼음저장고’ 소재의 영화라니 생각만 해도 오싹하다. 양수리 <취화선> 오픈 세트장. 도착하고 보니 상황은 딴판이다. “오늘은 봄이네요 봄” 하고 스탭들이 인사를 건넨다. 요 며칠 촬영 중 유독 따뜻하단 말이지만, 웬걸, 영하를 웃도는 현장날씨가 매섭기만 하다. 애석하게도 영화 속 시간은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무더운 여름. 여기저기 민
글: 이화정 │
사진: 백종헌 │
2012-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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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현장리스트 05. “우리 영화는 귀여워야 해!”
크리스마스가 이틀 지난 양수리. 음기가 가득하다. 양수리 세트, 정식으로 말하자면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남양주종합촬영소는 깊은 산을 깎아 계곡처럼 세워졌다. 겨울이면 산자락을 타고 흘러내리는 음기가 으슬으슬 모여든다. 김조광수 감독의 첫 번째 장편영화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의 실내 세트에도 음기가 가득하다. 한국 퀴어시네마 진
글: 김도훈 │
사진: 최성열 │
2012-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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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현장리스트 04. 미치도록 갖고 싶었다, 타인의 삶을
8년 만에 카메라 뒤에 돌아와 선 변영주 감독과 다시 만난 <화차>의 현장은 인파로 술렁이는 서울 용산역사. ‘재회’라는 단어의 고즈넉한 느낌과는 이보다 멀 수 없는 장소다. 도착해보니 손수레에 실린 카메라가 달리는 이선균을 놓칠세라 뒤쫓고 있다. 숨차게 따라 뛰던 변영주 감독이 기자에게 날린 첫인사는 “여기 서서 어쩌겠다는 거야? 다 찍혀!”
글: 김혜리 │
사진: 최성열 │
2012-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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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현장리스트 03. 건물이 3단계로 진화한다고?
‘그림 같은 집’이라는 표현은 이럴 때 쓰라고 아껴두는 말이다. 바다쪽으로 낸 유리창을 병풍삼아 쨍한 햇살과 구멍 송송 뚫린 현무암 바위, 넘실대는 파도가 기막힌 삼위일체를 이룬다. 지역의 특색을 반영한 듯 소박하게 키를 낮춘 목재 대문과 현관까지 이어지는 돌담길이 아기자기하니 귀엽다. 이곳은 <불신지옥>을 연출한 이용주 감독의 두 번째 작품,
글: 장영엽 │
사진: 조석환 │
2012-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