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즐겨 먹던 간식 중에 ‘칸쵸’란 과자가 있었다. 종이상자를 뜯으면 과자가 든 봉지가 나왔고 봉지를 들어내면 아래엔 숨은그림찾기가 인쇄돼 있었다. 지금이야 1분 안에 끝내고도 남겠지만 그때는 마지막 칸쵸 알맹이를 입에 넣을 때까지 그림을 살피고 또 살폈던 기억이 난다. 그러면 나무와 집과 바위 사이로 숟가락, 냄비뚜껑, 연필 같은 것들이 천천히 윤곽을 드러냈다. 어쩌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영화란 그 과자상자 안의 숨은그림찾기 코너 같은 것이 아닐까. 어떤 장면에서 우리는 과자나 사탕을 입에 넣고 오래도록 오물거리는 아이가 된 듯 한참 화면을 들여다보게 되고 만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하나도 없다는 말처럼, 그러다 보면 그와 비슷한 다른 영화가 또 떠오르게 마련이다. 최근작을 중심으로 하긴 했지만 여기에 포함된 열쌍의 영화도 그런 연상작용의 일부를 수집한 것이다. 군것질거리를 옆에 두고 심심풀이 삼아 읽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