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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삶을 마치 삶과 같이 살아낸다는 것, <카페 뤼미에르>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영화를 제작했던 일본 영화사 쇼치쿠에서 대만 감독 허우 샤오시엔은 오즈 탄생 100주년 기념이 될 만한 영화를 만든다. 이렇게 해서 2003년 <카페 뤼미에르>가 탄생했다. 오즈는 1903년 12월12일 동경에서 태어나 60년 뒤인 1963년 12월12일 동경에서 세상을 떠났다. 1927년부터 감독으로 활동했던 오즈의 초
글: 김소영 │
2005-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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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하필이면 가장 기묘한 일주일,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민규동의 두 번째(이자 그 자신이 혼자 연출한 첫 번째) 영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이하 <내 생애…>)을 본 다음 가장 먼저 난감하게 생각된 것은 도대체 이 영화의 줄거리를 어떻게 요약하는 것이 요령 있는 것일까, 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걸 박은영은 기적처럼 12줄로 요약했다. (<씨네21> 522호, 리
글: 정성일 │
2005-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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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불안정한 사랑의 까다로운 매혹, <사랑니>
수학 선생님, 다같이 만날까요?
주인공이 수학 선생님이라는 사실은 영화 <사랑니>에서 두말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영화의 실제 오프닝이 시작하기도 전 사운드트랙에서는 수학문제를 풀어주고 있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문제를 풀고 있는 여자 선생님과 그녀에게 시선을 주고 있는 남학생. 이후 이중의 서사 구조라는 복합성을 띠게 되지만 &
글: 김소영 │
2005-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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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정성일의 사적 부산영화제 견문방문록
한 가지 잘 알려진 이야기.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는 영화를 만들기 전에 영화평을 썼고, 기자로 취재를 했다.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결정적인 체험은 책이나 영화를 통해서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는 1940년 베니스영화제를 취재하기 위해 상 마르코 광장에 갔다(나도 가본 적이 있다). 그때 그는 거기서 쇼크를 받았다. 저 웅장한 단상, 휘황찬란한 깃발들, 질서정
글: 정성일 │
2005-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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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사랑 그리고 일상의 리듬이 흐른다, <사랑니>
30살의 학원강사 인영은 아침에 입원해 있는 엄마의 침대에서 잠을 깬다. 전날 아침 인영은 17살짜리 수강생 이석을 껴안고 학원 소파에서 잠들어 있다가 학생들에게 발견돼 학원을 발칵 뒤집어놓았고 그날 밤 친구와 술을 많이 마셨다. 아침 햇살이 스며드는 병실에서 카메라는 인영의 등과 잠든 인영을 2인용 의자에 앉아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어머니의 상
글: 허문영 │
2005-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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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그들은 정말 사랑했을까, 허진호의 <외출>
이미 허진호의 세 번째 영화 <외출>에 관한 아름다운 글은 김혜리가 썼다(“허진호의 멈추어선 느린 발걸음”, <씨네21> 제518호). 그 문장 가운데 “인수와 서영은 같은 흙탕물을 뒤집어쓴다. (중략) 둘은 극히 서먹하고 불편한 거리에 있는 동시에, 졸지에 서로에게 세상에서 유일무이하게 정직할 수 있는 대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게
글: 정성일 │
2005-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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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그들이 외출해야 했던 이유, <외출>
상당히 심각한 교통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몇개의 물건들이 있다. 그 물건들을 찾으러 두 남녀가 경찰서를 찾는다. 서영(손예진)과 인수(배용준)다. 이 물건은 그들의 소유가 아니다. 교통사고를 당해 의식을 잃고 병원에 누워 있는 그들의 배우자들에게 속한 물건들이다. 플라스틱 바구니에서 투명 비닐 봉투로 휴대폰과 립스틱, 자잘한 소지품 등이 옮겨진다. 서영과
글: 김소영 │
2005-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