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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메모리] 세기말적 차도남의 초상 – 차승원
지금은 묵은지 고등어조림, 어묵 김치찌개, 어향 가지볶음 등 못하는 요리가 없는 ‘차줌마’로 불리지만 데뷔 시절 차승원은 앞치마와 거리가 먼 ‘차도남’이었다. <세기말>(감독 송능한, 1999)에서 그가 연기했던 대학 강사 문상우는 세기말의 불안감이 반영된 캐릭터였다. 모순으로 가득한 한국 사회를 거침없이 비판하고, 교수 자리를 얻지 못해 조바
글: 김성훈 │
사진: 손홍주 │
201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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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메모리] 적당히 우울하고 수줍고 솔직한 - 박해일
“가짜 같지 않은 무엇, 진정성이라고 표현하면 맞으려나.” <덕혜옹주>의 허진호 감독은 박해일을 두고 진정성을 이야기했다. 허진호 감독의 영화 속 남자들, <8월의 크리스마스>(1998)의 정원(한석규), <봄날은 간다>(2001)의 상우(유지태), <외출>(2005)의 인수(배용준) 등을 떠올리면 두 사람의 이
글: 윤혜지 │
사진: 씨네21 사진팀 │
201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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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메모리] 생기와 애틋함 사이 첫사랑의 미소 - 손예진
“알면 알수록 모르겠다는 말을 듣고 싶다.” 스무살의 손예진이 말했다(<씨네21> 313호). 복사꽃처럼 고왔던 스무살의 손예진은 <취화선>(2002)에서 화가 장승업(최민식)의 첫사랑 소운을 연기하며 스크린에 데뷔했다. 상사병으로 앓다 일찍 세상을 뜨고 마는 소운은 장승업의 기억에, 관객의 기억에 잊지 못할 여인으로 오래 남았다.
글: 윤혜지 │
사진: 씨네21 사진팀 │
2016-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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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메모리] 옷을 빛내는 몸짓 연기 - 김민희
늘 그놈의 옷이 문제였다. 잡지 모델 출신에 옷을 너무 잘 소화해서 붙은 패셔니스타라는 수식이 김민희라는 배우를 향한 정당한 평가를 짓누르고 있었다. 드라마 <연애결혼>(2008)에서 재혼 커플 매니저 이강현은 옷을 잘 입어도 너무 잘 입었고, 나는 행여나 그녀의 화려한 연기가 옷에 묻힐까 안타까웠다. 하지만 늘 앞서나간 김민희의 의상은 캐릭터
글: 이화정 │
사진: 씨네21 사진팀 │
2016-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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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메모리] 기억하라, 영원히 - <꽃잎> 촬영현장
고작 36년이 지났을 뿐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불가 방침에 수많은 시민이 모욕감을 삼켜야 하는 2016년 5월18일은 역사의 한 페이지에 어떻게 기록될까. 한강 작가가 소설 <소년이 온다>에서 “고립된 것, 힘으로 짓밟힌 것, 훼손된 것, 훼손되지 말아야 했던 것”이라 표현했던 광주. 유시민 작가가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사
글: 송경원 │
사진: 오계옥 │
2016-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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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메모리] 생생한 자유로움
길들여지지 않을 것만 같은 소녀. 까치발로 사뿐히 걸음을 옮기고, 흔들의자에 기대 낮잠 자며 얕은 숨을 내쉬던 아이. <은교>의 은교다. 노시인 이적요(박해일)의 집으로 뛰어든 생글거리는 미지의 그 무엇이었다. 이 소녀의 싱그러움은 그대로 <은교>로 장편 데뷔를 한 김고은에 대한 또렷한 인상으로 남아 있다. 해사함이라고 해도 좋을 김
글: 정지혜 │
사진: 최성열 │
2016-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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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메모리] 끝까지 간다
신인감독 나홍진의 단편 <완벽한 도미요리>(2005)는 무시무시한 집요함이 인상적인 영화였다. 손님으로부터 ‘완벽한 도미요리’를 주문받은 요리사는 온갖 방법을 동원해 요리를 완성하려 하지만, 결국 무엇 때문에 요리를 만드는 것인지도 잊은 채 완벽에만 몰두한다. 그때부터였을까. <완벽한 도미요리>로부터 출발해 <추격자>와 &
글: 장영엽 │
사진: 손홍주 │
2016-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