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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인간의 기억과 믿음은 진실일까? <유레루>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가끔 학교나 길에서 믿음 없이는 건널 수 없는 어떤 절벽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들을 만날 때가 있다. 그들이 건네는 작은 수첩 크기의 그 팸플릿에는 우리의 인생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그림이 있는데, 맨 끝부분엔 인간의 힘으로 절대 건널 수 없는 절벽이 있다. 인간이 그것을 건너려면 자만심을 버리고 신(그들이 말하는 신은 기독교적 유일
글: 김지미 │
2006-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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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모호함의 공간 시학, <빅 리버>
<빅 리버>는 무엇보다 먼저 <천국보다 낯선>과 <파리, 텍사스>를 떠올리게 하는 로드무비이다. 후나하시 아쓰시 감독은 짐 자무시 감독을 가장 좋아한다고 공언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연상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게다가 짐 자무시는 빔 벤더스가 <사물의 상태>를 찍고 남은 필름 일부를 얻어 <천국보다 낯선>을
글: 이현경 │
2006-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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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천둥이는 정말 뛰고 싶었을까? <각설탕>
* 스포일러가 있으니 유의해서 읽으십시오.
<각설탕>의 장르는 뭘까? 우선 스포츠영화는 아니다. 마칠인삼(馬七人三)의 경마에서 천둥의 경주역량이 ‘고무줄’ 처리되고, 기수의 기승술이나 조교사의 전략구상이 전무한 영화를 스포츠영화로 보긴 힘들다. 여성영화로 보기도 어렵다. 직업세계에서 벌어지는 성차별이 노골적으로 나오지만, 시은에게 쏟아지는 성차
글: 황진미 │
2006-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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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한강의 재해석, <괴물>
건축가로서, 그것도 한국의 건축가로서 나는 동시대의 예술가 및 창작인 중에서 봉준호 감독에게 상대적으로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였다. 첫 번째 이유는 그의 영화적 고향이 바로 ‘지금의 여기’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영화감독이건, 건축가건, 화가 혹은 조각가, 작곡가건, 창작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그 창작 세계의 근간을 이루
글: 황두진 │
2006-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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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머니&시티, 돈과 사람에 대한 보고서 <돈많은 친구들>
니콜 홀로페너가 쓰고 감독한 세번째 , 명색만 독립영화인 " 돈 많은 친구들" 은 앙상블 코메디라기 보다 관계를 다룬 영화로 모든 주요 인물들( 특히 주요 여성 인물들) 이 자신들의 배우자들을 통해 정의되고 있다. 이들은 웨스트 로스엔젤리스에 사는 세쌍의 커플과 한 처녀다. 패션 디자이너 제인( 프랜시스 맥도먼드) 과 아론( 사이몬 맥버니) 부부,
글: 짐호버먼 │
2006-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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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괴물>을 보는 시선 [2] - 할리우드 재난영화와의 차이
<괴물>에는 할리우드 재난영화에선 볼 수 없는 ‘한국적 특수성’이 있다. 첫째는 ‘주변부성에 대한 인식’이요, 두 번째는 친부와 정부와 미국으로 겹쳐진 아버지성의 층위이다.
한국사회의 ‘주변부성’에 대한 인식
<괴물>은 할리우드 재난영화가 아닌, <살인의 추억>의 골격을 따른다. <우주전쟁>을 제외하고 할리우
글: 황진미 │
2006-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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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괴물>을 보는 시선 [1] - 봉준호 감독의 전작을 통해 돌아보기
‘봉준호가 돌아왔다.’ <괴물>을 보자마자 들었던 생각이고, 처음으로 내뱉게 된 말이다. <괴물>은 그 큰 스케일과 ‘장르적’인 출발점에도 불구하고, 그의 전작인 <살인의 추억>보다는,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와 그 이전의 초기 단편들을 떠올리게 한다. <괴물>을 본 뒤 <살인의 추억>은 다시
글: 변성찬 │
2006-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