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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cine scope] 놓쳐버린 인연과 함께 찾아온 아이
털이 숭숭 빠진 노란 개 한 마리가 곁을 맴돈다. “줄 게 없는데 어떡하냐.” 사진기자의 말을 알아들은 것일까. 꼬리를 몇번 흔들던 황구는 재빨리 녹색 대문 집으로 뛰어들어간다. 제작진이 모두 점심을 먹으러 간 사이, 황구의 급습은 촬영용 소품을 지키던 스탭에겐 비상 상황. 얼마 지나지 않아 이름 모를 황구는 촬영현장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됐다. 인적 드문
사진: 손홍주 │
글: 이영진 │
2010-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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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cine scope] 윤태호의 <이끼>는 잊어라
강우석 감독의 <이끼> 무주 세트는 그간 꽁꽁 감추어두었던 현장이었다. 만화 작가 윤태호의 동명 원작을 영화화한다고 했을 때 사실 격려보다 우려가 큰 작품이었으니, 아무래도 섣부르게 오픈하기보다는 완성된 작품으로 원작 팬들의 불만을 잠재우려는 자신감이 컸으리라 싶다. 그러던 중 강우석 감독의 호출이 떨어졌다. 전라북도 무주, 2만평 부지에 15억
사진: 손홍주 │
글: 이화정 │
2010-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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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cine scope] 이상한 나라의 소녀에게 생긴 일
“소리지르지 마 순영아. 가라면 갈게.” 한 소녀(이민지)의 자취방, 검은 사내(박해일)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낯선 사람의 출현에 소녀는 비명을 질러보려고도, 누군가에게 연락을 시도해보려고도 하지만 도움은 남자보다 멀리 있다. 그런데 이 남자, 단순한 범죄자라기엔 좀 이상하다. TV를 보며 첼시와 바르셀로나 축구팀에 대해 중얼거리다가, 소녀에게 불현듯 자
글: 장영엽 │
사진: 최성열 │
2010-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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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cine scope] 감히 내 동생을 눈물 나게 해?
40라운드는 뛴 것 같다. 땀에 젖은 온몸은 소금내로, 바짝 말라붙은 입안은 단내로 진동한다. 이쯤 되면 때리는 편이나 맞는 편이나 당장 글러브를 벗어던지고 싶으리라. 6라운드 복싱시합에서 마지막 라운드보다 더 힘들다는 4라운드를 5일째 찍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12월7일 경기도 오산 시민회관에서 진행된 <호야>의 복싱 신인왕전 웰터급 결승
사진: 이혜정 │
글: 김성훈 │
2009-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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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cine scope] 그리스 신화 속 괴물이 나타났다
“바꿀게요. 그냥 슬픈 눈으로 소머리눈을 볼게요.”
숨차게 뛰어들어와 소머리인간을 바라보는 아리아드네의 등장신을 찍다가 한지혜 감독이 연기를 조금 수정하겠다며 던진 말이다. 이어지는 말이 재밌다. “아, 최악의 디렉션인데. 슬픈 눈이 뭐야, 슬픈 눈이.” “좋은데”, “좋아요”, “좋습니다”라며 2~3테이크 만에 오케이 사인을 내던 한지혜 감독은 이번
글: 이주현 │
사진: 이혜정 │
2009-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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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cine scope] 높은 하늘 위로 날아올라볼까
“우유빛깔 이상미. 핸섬가이 황찬빈. 문지르, 아비가일 잘한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무대 위에서 ‘에일리언 밴드’가 연주할 때마다 스탭들은 아이돌그룹 팬클럽이 울고 떠나갈 정도로 환호를 보낸다. 이뿐만이 아니다. 카메라가 멈췄다 싶으면 스탭들은 너나할 것 없이 배우들에게 달려가 함께 셀카를 찍고 잡담을 나눈다. 평소 같으면 욕 서너 바가지 먹어도
사진: 이혜정 │
글: 김성훈 │
2009-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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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cine scope] 교도소 그녀들의 반란
“나마에! 나마에!” 오케이 사인이 떨어지자 무대 위 합창단원들은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에 빗대 나마에를 외친다. 합창단 지휘에 푹 빠져 촉촉하게 물기까지 머금었던 문옥(나문희)의 눈가에 수줍은 웃음이 번진다. 죄수복을 벗고 진주색 드레스를 곱게 입은 청주여자교도소 5호방 사람들, 정혜(김윤진), 연실(박준면), 화자(정수영), 유미
사진: 최성열 │
글: 이주현 │
2009-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