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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의 바디무비]
[김중혁의 바디무비] 먹는 것이 곧 나라면, 나는 누구인가?
※ 소설 <언더 더 스킨>과 영화 <언더 더 스킨>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전국 방방곡곡의 달인을 소개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수십년간 산속에서 혼자 살며 생활하는 사람이 나온 적이 있다. 마당에 솥을 걸어놓고 밥을 지은 다음, 텃밭에서 갓 뽑아낸 오이와 고추와 방울토마토 등을 함께 먹는 게 주식이었다. 다른 반찬은 아무것
글: 김중혁 │
일러스트레이션: 이민혜 │
2014-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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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의 바디무비]
[김중혁의 바디무비] 머리카락에 숨은 거시기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아서 공감을 못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반려견에게 옷을 입히는 마음을 이해하기가 힘들다. 산책길에서 반려견을 만나는 사람들이 혹시나 놀랄까봐, 반려견이 사람들에게 온몸을 노출하는 걸 민망해할까봐, 혹시 추울까봐, 또는 또 다른 여러 가지 이유로 옷을 입힌다고, 반려인들은 주장하지만 내 눈엔 그렇게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옷 입은
글: 김중혁 │
일러스트레이션: 이민혜 │
2014-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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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의 바디무비]
[김중혁의 바디무비] 강하고 아름다운
영화 <그녀>(Her)에서 스칼렛 요한슨이라는 섹시 배우의 목소리만을 캐스팅한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몰인정함과 경우 없음에 항의하는 심정으로 스칼렛 요한슨의 섹시함이 온전히 발휘된 영화 <돈 존>을 본격적으로 다룰 예정이었으나 지난주 여자의 알몸과 모피 부츠 영상의 실험 얘기를 하다 보니 발에 대한 페티시 얘기를 좀더 하고 싶어졌다.
글: 김중혁 │
일러스트레이션: 이민혜 │
201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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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의 바디무비]
[김중혁의 바디무비] 끝까지 자기중심적이잖아?
소설가 친구에게서 문자메시지가 왔다. 극장에서 방금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그녀>(Her)를 보고 나왔는데, ‘바디무비’ 꼭지에 쓰면 좋을 영화라는 것이었다(이런 식의 제보 및 추천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나는 이미 <그녀>를 보았고, 나 역시 어떤 방식으로든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글: 김중혁 │
일러스트레이션: 이민혜 │
2014-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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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의 바디무비]
[김중혁의 바디무비] 이제 소설은 내 손을 떠났소
이 칼럼의 편집자이자 뛰어난 서평가이기도 한 (친애하는) <씨네21>의 이다혜 기자는, 나와 함께 책 관련 팟캐스트에 출연한 자리에서 “어째서 김중혁 작가님은 책의 작가 사진을 찍을 때마다 매번 팔짱을 끼는 건가요?”라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그 얘기를 듣는 중에도 나는 팔짱을 끼고 있었으므로 이다혜씨의 눈을 보는 순간 뜨끔했다. 내가 그랬
글: 김중혁 │
일러스트레이션: 이민혜 │
2014-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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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의 바디무비]
[김중혁의 바디무비] 예술은 진통제가 아니다
(영화 <러스트 앤 본>의 결말 부분에 대한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인간은 후각 자극보다 시각 자극에 10배 이상 예민하다. 눈으로 보이는 것이 무엇인지는 물어볼 수 있지만, 냄새의 정체를 질문하기란 쉽지 않다. “저게 뭐야?”라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물어볼 수 있지만 “이 미묘한 냄새의 정체가 뭐야?”라고 묻기 힘들다. “무슨 냄새 말하는
글: 김중혁 │
일러스트레이션: 이민혜 │
2014-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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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의 바디무비]
[김중혁의 바디무비] 주인공의 몸에 빙의하기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게 점점 힘들어진다. 2시간 넘게 영화를 보고 밖으로 나오면 몸과 마음이 쓰레기통의 종이 뭉치처럼 꾸깃꾸깃 뭉쳐져 있다. 다림질을 해서 빳빳하게 펴면 좋겠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오랜 시간 다림질을 해야 겨우 주름이 없어진다. 아무리 다려도 완전히 펴지지 않는 부분도 있다. 전에는 이렇지 않았다. 이 정도로 몸이 힘들진 않았다. 이유
글: 김중혁 │
일러스트레이션: 이민혜 │
2014-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