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침체를 부술 스펙터클에 시동을 걸어라!
오늘, 집 근처 자주 가던 극장이 문을 닫았다. 지난해부터 퇴근 후 아이를 재우고 마지막 상영 회차를 챙겨보는 게 하루의 소소한 행복이었지만 이젠 어렵게 됐다. 심야영화는 사람이 적을수록 특별해진다. 아무도 없는 극장, 혼자 스크린을 독차지하는 날엔 전세를 낸 기분마저 들었다. 관객이 한명도 없는 날에도 꼭 제일 뒷줄에 앉아서 영화를 봤는데, 내 자리에
글: 송경원 │
2025-06-20
-
[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희망찬 비관주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작품 중 뭘 제일 좋아하나요. 직업적으로 ‘당신의 올 타임 베스트가 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 편이다. 솔직히 묻는 사람도 진짜 궁금하진 않을, 자기소개서의 취미와 특기란 같은 질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이 예정된 테스트는 익숙해지긴커녕 매번 곤혹스럽다. 왜 그럴까 고민하며 작품들을 복기하다가 문득 깨달았다. 아, 나 이 작품들
글: 송경원 │
2025-06-13
-
[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새날이 왔습니다. 개편을 하였습니다
<씨네21>은 1년에 한번 개편을 한다. 시기는 보통 창간기념일에 맞춘 4월을 목표로 하는데, <씨네21>을 오래 구독한 독자들도 매년 개편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한해도 거르지 않고 개편을 하는 건 가장 효과적인 중간 점검과 평가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1년, 12달, 50권 정도의 잡지를 만들다보면
글: 송경원 │
2025-06-06
-
[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나무를 심는 사람들
“모든 기적은 작은 흔적을 끊임없이 축적할 때, 그리고 뚜렷한 목적을 갖고 부단히 흔적을 축적할 때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앞에 나타난다.” 꽤 오랫동안 이걸 <나무를 심은 사람>에 나온 명문장이라 착각하고 있었다. 장 지오노의 단편소설 <나무를 심은 사람>을 처음 알게 된 건 1987년 프레데리크 바크의 동명 단편애니메이션을 통해서
글: 송경원 │
2025-05-30
-
[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칸에서 한국까지, 영화의 시차가 빚어낸 상상의 시간
아는 책방이 문을 닫았다. 카페를 겸한 작은 공간 한곳에 사장님이 직접 고른 책 몇권을 비치해둔 곳이었는데, 책 사러 일부러 간 적은 없었 지만 우연히라도 들르면 뭐에 홀린 것처럼 꼭책 한권을 사서 나섰던 기억이 생생하다. 엄밀히 말해 문을 닫은 건 아니고 카페 영업만 하는 걸로 방침이 바뀌었다고 한다. 그렇게 오랜만에 들러 아쉬운 마음에 차 한잔을 마
글: 송경원 │
2025-05-23
-
[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버스터 키턴을 향해 날아오른 사나이, 21세기에 불시착하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에서 보통 2편은 존재감 없는 영화 취급을 당하지만 나는 <미션 임파서블2>(2000)도 나름 재미있게 봤다. 고백하자면 2편을 먼저 보고 나중에 화제가 됐던 1편을 찾아본 터라 나쁘지 않았던 건지도 모르겠다. 오우삼 감독의 <미션 임파서블2>는 성공한 후속편이 범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지뢰를 성실
글: 송경원 │
2025-05-16
-
[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Not Super, Not Giving Up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을 보며 21세기 초반을 지배한 이 위력적인 히어로 프랜차이즈를 떠나보낼 때가 됐음을 직감했다. 마블 영화와 작별을 고하는 마음으로 ‘나의 <보이후드>를 떠나보내며’라는 거창한 제목을 달아 글도 썼다. 물론 그 후로도 마블 영화가 나오는 대로 직업적 의무감에 체크는 했지만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실망의
글: 송경원 │
2025-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