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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가 만난 사람]
[김혜리가 만난 사람] 번역가 정영목
영화 <존 말코비치 되기>에는 7과 1/2층에 자리잡은 사무실이 등장한다. 천장이 유독 낮은 이 방은 알고 보면, 타인의 몸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비밀 통로다. 번역가의 작업실을 상상하는데 퍼뜩 그 괴상한 방이 떠올랐다. 출판 번역가의 작업실이란 말하자면 독자의 방과 저자의 서재 사이 층계참에 포복한 셈이어서, 유심히 살펴보지 않으면 지나치기
글: 김혜리 │
사진: 손홍주 │
2008-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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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가 만난 사람]
[김혜리가 만난 사람] 배우 하정우
<용서받지 못한 자> <비스티 보이즈> <멋진 하루>에서 그가 연기한 적응 잘하고 유들유들한 남자의 초상은 배우 하정우의 특색이기도 하다. 영화 안에 들어간 그는 무색무취하고 탄력있다. 그의 얼굴은 그림처럼 아름답지는 않으나 긴 눈꼬리와 붉은 입술은 스크린에 표정을 뚜렷이 새기고 유연한 장신은 자세의 작은 변화로 풍부한 표현
글: 김혜리 │
사진: 이혜정 │
2008-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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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가 만난 사람]
[김혜리가 만난 사람] 배우 고현정
햇살은 도도하고 바다로부터 오는 바람은 의기양양했다. 버릇대로 찌푸려 있을 고현정의 미간이 절로 그려졌다. 그녀가 출연하는 영화 <잘 알지도 못하면서>(가제)의 오늘 첫 촬영지는 북제주군 한림읍 귀덕리에 자리한 강요배 화백의 작업실이다. 지도를 보니 조금만 더 해안을 따라가면 드라마 <봄날>의 촬영지였던 비양도도 멀지 않다. 애월항과
글: 김혜리 │
사진: 손홍주 │
2008-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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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가 만난 사람]
[김혜리가 만난 사람] 무술감독 정두홍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시사회에서 정두홍 무술감독을 보았다. 5시 방향 뒤쪽에서 비스듬히. 나의 자리는 극장의 맨 뒷줄, 그는 바로 앞줄 왼쪽이었다. 속눈썹이 참 길다고 생각했다. 김지운 감독과 세 배우가 입장하자 정두홍 감독은 열렬히 박수를 쳤다. 마이크를 잡은 김지운 감독은 무대인사를 하고 정두홍 무술감독이 이 자리에 있다고 알렸
글: 김혜리 │
사진: 오계옥 │
2008-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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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가 만난 사람]
[김혜리가 만난 사람] 물리학자 정재승
물리학자 정재승은 맹렬한 독서가다. 서평을 통해 정재승 교수가 권한 책의 목록을 더듬어 가다 <사람은 어떻게 죽는가>라는 책 제목에 혹했다. 의사로서 40년 동안 지켜본 임종의 풍경을 기록한 이 책의 첫장에서 저자 셔윈 B. 뉴랜드는 다음과 같이 썼다.“시인, 수필가, 역사가, 소설가, 현인들은 죽음에 대해 글을 자주 쓰지만 그들이 죽음을 직접
글: 김혜리 │
사진: 손홍주 │
2008-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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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가 만난 사람]
[김혜리가 만난 사람] 배우 문근영
아이콘이란 신성하다고 여겨지는 도상을 뜻한다. 자기 아닌 무엇을 상징하는 사람도 그 이름으로 불린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길게 보면 아이콘 따위는 되지 않는 편이 여러모로 속 편하다. 물론 아이콘의 발치에는 그가 하지도 않은 일을 찬미하는 꽃이 쌓이고 ‘신탁’을 구하는 이들이 모여든다. 그러나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 역시 자기가 저지르지 않은 일로 말미암아
글: 김혜리 │
사진: 손홍주 │
2008-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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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가 만난 사람]
[김혜리가 만난 사람] 만화가 최규석
뿔도 없는 사슴이나 그리는 만화가. 어디선가 최규석이 스스로를 일컬은 표현이다. <경향신문>에 연재됐던 그의 히트작 <습지생태보고서>(2005)에는 만화과 대학생들의 궁색한 자취방에 뻔뻔하게 얹혀사는 닳고 닳은 사슴 ‘녹용이’가 등장한다. 뿔 없는 사슴만 그린 게 아니다. 최규석의 상업지면 데뷔작인 <공룡 둘리>(2003년
글: 김혜리 │
사진: 서지형 │
2008-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