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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는 시나리오]
[뒤집는 시나리오] <워낭소리>
송아지 누렁이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1967년, 송아지 누렁이는 마흔살로 태어났다. 그때, 박정희 정권의 산업화 정책은 이제 막 탄력을 받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도시로 도시로 몰려들었다. 시골은 텅 비었고, 늙고 핍진한 얼굴의 주인은 누렁이를 감당하지 못했다. 늙은 누렁이는 곧 버려졌다. 누렁이의 어미는 떠나는 누렁이의 뒷모습을 바
글: 길윤형 │
2009-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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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는 시나리오]
[뒤집는 시나리오] <적벽대전2: 최후의 결전>
두구둥!
때는 서기 200하고도 8년. 바야흐로 강호의 패권을 다투던 달인들의 시대입니다.
청코너! 지난 18년 동안 숱한 전투에서 한번도 패한 적이 없는 ‘호구’ 조조! 정치력 96, 무력 93의 압도적인 스펙으로 북쪽 지방의 공손찬, 여포, 원소 등 호적수들을 모두 쓰러뜨린 희대의 기린아입니다. 역대 전적 18승무패. 이제 적벽에서의 세기의 대결
글: 길윤형 │
2009-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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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는 시나리오]
[뒤집는 시나리오] <과속스캔들>
“아씨, 안되는데….”
그러니까 모든 일은 그 남자의 ‘립싱크’에서부터 시작됐던 것이었다. 한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아이돌이었던 그 남자 남현수. 그에게는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이 하나 있었으니, 어떤 상황에서도 본인의 ‘절대음감’을 놓치지 않는 최고의 ‘음치’였던 것. 아이돌 시절에는 노래 잘하는 멤버들 사이에서 살짝 묻어가는 게 가능했지만, 솔
글: 길윤형 │
200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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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는 시나리오]
[뒤집는 시나리오] <쌍화점>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그리하여 때는 지금으로부터 600하고도 35년 전. 한때 세운상가를 발정난 수캐마냥 워워거렸던 그 남자, 유하 감독이 최신작을 들고 우리 곁에 돌아오게 된 것이었다. 이름하여 <쌍화점>. 당대 최고의 톱스타 조인성의 화끈한 살신성인에 힘입어 흥행은 순풍에 돛단 듯 이어지고 있지만, 시나리오 자체의 힘만으로 놓고
글: 길윤형 │
2009-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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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는 시나리오]
[뒤집는 시나리오] <1724 기방난동사건>
때는 1724년. 조선 20대 왕 경종의 치세는 4년째로 접어들고 있었다. 그해 7월 <조선왕조실록> 기사는 “천재지변이 겹쳐서 나타나고 장마와 지진이 계속되고 있다”는 흉흉한 분위기를 전한다.
천둥(이정재)은 <조선왕조실록>이 전하는 궁중의 복잡한 암투와는 전혀 관계없는 마포의 삼류 ‘양아치’다. 자질구레한 동네 패싸움으로 소일하
글: 길윤형 │
2009-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