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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다정의 종류
종종 한장의 이미지, 한 소절의 음악이 영화 전체보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때가 있다. 윤가은 감독의 <세계의 주인>을 본 뒤 계속 떠오른 이미지는 태권도장 벽의 그을음이다. 관장님(이대연)은 미도(고민시)가 태권도장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다가 사고 친 흔적을 지우지 않는다. 얼핏 상처와 흔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도식적인 상징으로 설명할
글: 송경원 │
2025-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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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록의 정화의 순간들]
[김신록의 정화의 순간들] 레디, 액션, 컷, 오케이!
레디!
새벽 2시, 비 오는 홍콩 거리를 레커차에 실린 자동차 운전석에 앉아 달린다. 예상에 없던 비가 부슬부슬 내린 탓에 제작부 스태프 한명이 레커차에 올라타서 몸을 낮추고 숨어 있다가, 컷 소리가 나면 일어나 손걸레로 부리나케 차창을 닦는다. 잠시라도 비가 잦아드는 틈을 타 바로 슛을 가기 위해, 적당한 타이밍을 노리는 수완 없이 그냥 컷과 다음
글: 김신록 │
2025-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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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미의 편애의 말들]
[김소미의 편애의 말들] 끝으로 향하는 긴 시간, <하우스 오브 다이너마이트>
같은 사건을 3번 반복하여 3개의 다른 시점을 소환한다. 성실한 영화 관객이라면 진실의 다면성을 탐구한 <라쇼몽>식 서사를 언뜻 상상할 것이다. 이때 형식이 믿는 것은 관점이다. 관점은 곧 가능성이 되어, 복잡한 이야기의 실체가 의외의 윤곽을 조금씩 드러낼 수 있게 한다. 그런데 같은 양태를 취하는 캐스린 비글로 감독의 신작 <하우스 오
글: 김소미 │
2025-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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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
[남다은 평론가의 RECORDER] 세계의 주인, 세계의 역동성, <세계의 주인>
주인(서수빈)은 동급생 수호(김정식)가 아동 성범죄자 출소를 반대하는 서명문을 들이밀자 책상에 엎드린 채 심드렁하기만 하다. 수호의 거듭된 다그침에 그는 서명문 속 한 문장이 사실과 다르다며 사인을 거부한다. “피해자의 삶을 완전히 파괴한다. 이게 맞아?” 수호는 주인의 반문에 담긴 의미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주인이 더는 참지 못하고 일어나 외친다.
글: 남다은 │
2025-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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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케이팝 파티]
[복길의 슬픔의 케이팝 파티] 네가 있는 시간에서 죽어갈 거야, < OHAYO MY NIGHT >
절망 속에서도 품위를 지킬 수 있을까? 임진왜란에서 팔을 다친 왕실 화가가 검은 비단에 금으로 그린 댓잎들을 보며 생각했다. 앞서 걷던 남자는 “이게 군자의 기개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하며 감탄했지만, 달빛 같은 조명과 서늘한 댓바람 소리에 둘러싸인 이정의 <묵죽도>엔 형용할 수 없는 비참함이 서려 있었다. 미술관 로비의 탁 트인
글: 복길 │
2025-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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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유동하는 날숨의 감각, 김연우 평론가의 <베이비걸>
여기 로미(니콜 키드먼)와 그의 섹슈얼리티가 있다. 그는 명문대를 나온 백인 여성 CEO이며, 남편과의 성관계 후엔 몰래 포르노를 보며 자위한다. <베이비걸>은 로미의 전사를 서술하되 정신분석에 사용하지는 않는다. 컬트 공동체에서 보낸 성장기의 잔상은 로미가 자신의 욕망을 비정상이라 여겨 그 실마리를 과거에서 찾으려 했기에 삽입된 것으로 보인다.
글: 김연우 │
2025-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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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 라인]
[비평] 본성을 잃은 존재여, 미련 없이 폭파, 프런트 라인 연속 기획<부고니아> ③ - 김소희 평론가
질베르토 페레스는 폭력 이미지로서 미국영화를 다룬 글에서 리처드 슬롯킨의 견해를 소개한다. 그에 따르면 서부극이 지배계급에 속한 선한 영웅을 그린다면, 갱스터영화는 악을 행하는 하층계급 영웅의 이야기다. 이러한 요약은 인간의 폭력에 관한 유구한 장르인 서부극과 갱스터영화의 관계를 직관적으로 파악하게 한다. 이러한 분석을 토대로 돌아보면, 오늘날은 서부극과
글: 김소희 │
2025-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