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읽기]
[영화읽기] 거대하고 거대한 우리의 작은 일상
국세청에서 세무조사를 담당하는 해롤드 크릭(윌 패럴)의 삶은 오직 ‘숫자’로만 이루어져 있다. 지난 12년간 그는 정확히 11시13분에 잠자리에 들고, 좌우상하 38번씩 76번 칫솔질을 하며, 집에서 버스정류장까지의 여섯 블록을 57걸음씩 걸어 8시17분에 버스를 타고 직장에 갔다. 이런 해롤드에게 어느 날 아침 갑자기 자신의 행동을 3인칭 전지적 작가시
글: 문강형준 │
2007-09-20
-
[영화읽기]
[영화읽기] 불륜영화? 아니, 노동영화!
이 두 영화는 유사점이 많다. 첫째, 결혼한 남녀의 맞바람을 소재로 했으며, 둘째, 비밀을 아는 친구모임이 존재하고, 셋째, 심각한 노동문제를 매설하고 있다. 기실 ‘친구집단도 다 아는 맞바람’은 TV드라마에도 곧잘 나오는 소재로 특별히 잘 다루어지지도 않았기 때문에 언급할 만한 게 없다. 오히려 흥미로운 지점은 세 번째이다. <지금 사랑하는 사람
글: 황진미 │
2007-09-13
-
[영화읽기]
[영화읽기] 장르의 껍질을 벗기고 살인을 쫓다
*이 글에는 <조디악>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스릴러 장르는 응축되었던 긴장감을 범인(혹은 진실)의 실체가 밝혀지는 순간 일시에 폭발시키며 쾌락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성적 오르가슴과 유사성을 지닌다. <조디악>은 얼핏 스릴러 장르처럼 보이기도 하고 그렇게 홍보되고 있기는 하지만, 이 작품이 구사하는 기본 전략은 이러한 오르가
글: 안시환 │
2007-09-06
-
[영화읽기]
[영화읽기] 블록버스터 괴물의 역습
<디 워>에 관한 말은 이미 넘칠 만큼 많이 쏟아졌다. 네티즌의 댓글은 홍수를 이루었다. <디 워>의 흥행 질주가 가시화됐고 그전에 이미 이른바 ‘심빠’라 불리는 추종자들이 생겨났으며 저널은 그 현상을 퍼나르고 분석하느라 부산하다. 그런데 <디 워> 현상을 일으킨 몇 가지 논점과 그에 반박하는 논리들을 보면서 거기서 정작
글: 정한석 │
2007-08-30
-
[영화읽기]
[영화읽기] 서정적이고 슬픈 스릴러
<리턴>은 결코 완벽한 스릴러영화가 아니다. 주제가 심오하다거나, 한계를 뛰어넘는 기발한 무엇인가를 선보였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다. <리턴>은 아주 재미있는 상업영화, 스릴러영화일 뿐이다. 나는 <리턴>을 즐겁게 보았고, 누군가에게 기꺼이 권할 생각도 있다. 하지만 이 영화를 가지고 논쟁할 생각은 없다. 당연하지 않은가.
글: 김봉석 │
2007-08-23
-
[영화읽기]
[영화읽기] 미숙한 설정과 트릭에 갇히다
<리턴>은 수술 중 각성이라는 희귀 현상을 다루고 있는 의학 소재 추리스릴러다. 그렇다면 이 영화를 평가하는 건 비교적 쉽다. 소재와 주제를 제대로 잘 살렸는지, 스릴러와 추리물의 형태를 온전하게 갖추었는지를 먼저 보고 그 다음에 이 기초를 넘어선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지 보면 된다.
우선 영화가 수술 중 각성이라는 소재를 어떻게 다루었는지
글: 듀나 │
2007-08-23
-
[영화읽기]
<스틸 라이프> 부끄러움을 가르쳐준 영화
“<동>과 <스틸 라이프>에서 똑같은 화면, 동일한 프레임으로 리우샤오동이 있던 그 장소, 그 자세, 그 각도, 그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 그것은 비판입니다. 그때 둘은 같은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싼샤를 보는 사람은 예술가 리우샤오동이 아니라 노동자 한산밍입니다. 세상 안에서 노동을 하는 사람이 세상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글: 남다은 │
2007-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