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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조심(操心)
네덜란드 헤이그의 라우만 박물관에는 유럽 최대 자동차 수입업자이자 자동차 애호가인 라우만가가 2대에 걸쳐 수집한 역사적인 자동차 230여대가 있다. <007 골드핑거>에서 Q가 제임스 본드에게 선사한 오리지널 애스턴 마틴 DB5도 컬렉션의 일부. 차체에 은닉된 비밀병기도 병기지만, 고고하면서도 은은하게 한 단계 숨죽인 광채가 잘난 비밀첩보원과
글·사진: 김혜리 │
2015-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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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새해 소망
<와일드>는 배낭 멘 여자의 이미지가 종단하는 영화다. 건조 식량과 간이 정수기, 몇벌의 옷가지와 텐트, 반복해 읽을 책과 노트. 셰릴 스트레이드(리즈 위더스푼)의 파란 배낭에는 그녀의 의식주와 정신이 몽땅 들어 있다. 한명의 인간이 최소한의 생존에 필요한 모든 물건을 자신의 등에 짊어질 수 있다는 사실, 나아가 짊어질 수 있는 부피를 넘어선
글: 김혜리 │
2015-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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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미래로의 회귀
올해는 <백 투 더 퓨처>(1985)의 개봉 30주년이자 <백 투 더 퓨처2>(1989)에서 마티(마이클 J. 폭스)가 타임머신을 타고 착륙한 미래다. 작가 봅 게일과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가 그린 2015년 상상도 속 화상통화, 안경형 개인용 정보통신기는 현실화됐지만, 공중부양 스케이트보드는 아직 개발 중이라 한다. 영화 속에서 홀로
글: 김혜리 │
2015-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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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형제여, 그 물을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매년 12월이면 이삭줍기에 바쁘다. 게을러서 제때를 놓친 주요 영화를 해 바뀌기 전에 보려는 노력인데 말하나마나 중과부적이다. 올해의 가장 굵은 이삭은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였다. 스웨덴판 <렛미인> 이후 가장 아름다운 뱀파이어 영화, 올해의 제일 개성적인
글: 김혜리 │
2015-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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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얼굴들
*<액트 오브 킬링>과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배우는 알겠는데 캐릭터 이름은 기억나지 않을 수도 있고, 영화제목만 기억날 수도 있다. 관객에게 분량을 아쉬워하게 만들었던, 때로는 배우의 이름을 확인하려고 엔딩 크레딧을 기다리도록 붙잡았던 조연들의 졸업앨범이다. 어느 영화 속 누구인지 열여섯 캐릭터를 빠짐없이
글: 김혜리 │
201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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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내가 그릴 구름 그림은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는 순간순간 예측하기 어렵지만 크게 보면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소녀와 중년 여성의 러브 스토리에서 어린 유혹자 역할로 스타덤에 올랐던 배우 마리아(줄리엣 비노쉬)는, 20년이 흐른 이제 버림받은 상대 여성을 연기하게 됐다. 연습 중인 마리아는 구름의 움직임을 바라보기 위해 거듭 언덕에 오른다. 거기 해답이라도 있는 것
글: 김혜리 │
2014-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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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행복의 사보타지
*<인셉션>과 <다크 나이트> 시리즈, <인터스텔라>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을 본 관객이 후련하지 않은 이유는, 리들리 스콧 감독이 얄미우리만큼 중도를 고집하기 때문이다. 스콧은 신이 있다고도 없다고도 잘라 말하지 않는다. 히브리 편도 이집트 편도 들지 않으며, 모세(크리스천 베일)의
글: 김혜리 │
2014-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