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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영화읽기] 로맨스 판타지 vs 로맨틱 코미디
2003년 워킹타이틀이 제작한 <러브 액츄얼리> 바이러스는 엄청났다. 이듬해 <새드무비>,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등 연말연시를 겨냥한 옴니버스영화 붐을 일으키더니, 올해도 종합 ‘러브 스토리’ 선물세트 두편을 탄생시켰다. 평생 한번 보기도 힘든 개기일식을 계기로 사랑을 찾거나 떠나보내거나 인정받거나 뒤늦게 발
글: 김지미 │
2008-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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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영화읽기] 약삭빠른 트렌디 영화의 우둔함
트렌디 영화들은 변덕스러운 순간순간에 대처하는 유연성을 통해 현실에 약게 대응하는 양상을 보여준다. 기민하지 못한 영화들은 영화제로 가거나 아트영화전용관에서 그들의 더딘 언어를 이해해주는 관용 깊은 관객을 만나야 한다고 여겨진다. 그래서 아마도 기민한 상업영화들에 대한 평단의 일률적 무관심 혹은 냉대는 어쩌면 둔감 혹은 오만해 보일지도 모른다.
그럼에
글: 송효정 │
2008-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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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영화읽기] 이 변태적인 사랑 싸움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남의 집 부부싸움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만큼 한심한 게 그 싸움을 구경하는 일이다. 아무리 픽션일지라도 부부싸움의 스펙터클 앞에 서 있다보면 그런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도대체, 왜 내가 여기서 남의 부부싸움을 보고 있어야 하지? 말하자면 <싸움>은 그걸 보고 있는 이를 내내 한심하게 만드는 영화다. 인물의 내적 변화도
글: 남다은 │
2007-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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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영화읽기] 그들은 ‘우리 동네’에 사는 이웃이 아니다
(*스포일러가 많이 있습니다.)
<우리동네>는 연쇄살인의 범인이 누구인지 추적하거나 살인을 저지르는 범인의 행적을 따라가는 전형적인 스릴러물과는 애초에 다른 길을 택한다. 영화가 시작되면 이미 4건의 살인이 벌어졌고, 그 뒤에 경주의 우발적인 살인이 벌어진다. 경주는 살인을 은폐하기 위해 희생자를 연쇄살인과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게 된다. 연쇄살
글: 김봉석 │
2007-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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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영화읽기] 궁녀들의 억압된 핏빛 욕망
(스포일러 있습니다.)
영화의 중반까지는 시선을 뗄 수 없을 만큼 탄력적인 이야기가 전개됐다. 의문의 죽음, 내의원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과학수사와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단서들 그리고 죽음의 주위를 둘러싸고 모여드는 궁녀들의 비밀스러운 삶이 지닌 의문의 파편들. <궁녀>가 궁중 미스터리 스릴러를 표방하며 의욕적으로 그 베일을 벗었다. 최근 유행
글: 송효정 │
2007-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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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영화읽기] <원스> 일상의 조각들로 짠 기적의 퀼트
최근 어떤 자리에서 한 선배가 “나는 사람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도 공감했다. 내 자신의 내부를 골똘히 들여다보고 있자면, 사람에 대한 믿음을 버릴 수밖에 없다. 순간순간 일어나는 배신과 훼절과 변태의 충동들! 다른 사람들의 처지도 나와 크게 다르지 않다면, 정말 사람은 믿을 것이 못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하지만 또 다음 순간, 그
글: 조선희 │
2007-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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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영화읽기] 한국영화, 불길한 징조들
가을이다. 지난해 이맘때, 누군가는 영화가 연애를 걸어온다며 행복하게 하소연했지만, 나는 망설이고 있었다. 습한 무더위와 영화 한편이 불러일으킨 소란과 정치와 종교의 파노라마를 애써 견뎠을 뿐인데, 여름은 어느덧 가버렸다. 공포영화보다 끔찍하고 액션영화보다 자극적인 온갖 사건들 틈에서 이상하게도 눈은 점점 더 무뎌지고 있었다. 불길한 징조. 추석을 겨냥해
글: 남다은 │
2007-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