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VD]
평범함을 살짝 벗어난 일상의 맛, <녹차의 맛>
<상어 가죽 남자와 복숭아 소녀>와 <킬 빌>의 애니메이션 시퀀스를 연출한 감독의 영화제목에서 오즈 야스지로가 연상된다면 이상한 일이다. 역시 이시이 가쓰히토답게 영화는 소년의 머리에서 열차가 쑥 나오며 시작하고, 음차 없이는 못 사는 할아버지부터 커다란 분신으로 괴로워하는 손녀까지 모두 조금씩 괴상한 하루노가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
글: ibuti │
2007-01-12
-
[DVD]
란포가 들여주는 음울하고 기괴한 이야기, <란포지옥>
에도가와 란포의 소설 <거울지옥>은 ‘이상한 얘기를 해달라는 말씀이군요. 그렇다면 이런 얘기는 어떨까요?’라는 말로 시작한다. 바로 <란포지옥>의 초대장에 써놓음직한 인사말이다. 다케우치 스구루의 <화성의 운하>, 짓소지 아키오의 <거울지옥>, 사토 히사야스의 <우충>, 가네코 아쓰시의 <벌레>
글: ibuti │
2006-12-29
-
[DVD]
발아래 땅, 안식할 집과 가족을 찾아서, <뮌헨>
1972년, 뮌헨올림픽의 비극에 대해 보복을 결정한 이스라엘은 암살 작전을 수행할 다섯 요원을 뽑는다. 다섯 유대인은 선조 디아스포라들처럼 타향을 전전하지만, 그건 생존이 아닌 살인을 위해서다. 죽음의 여정에서 거치는 곳은 어디도 안전하지 않으며 불안한 감정이 소용돌이친다. 뮌헨에서 시작한 영화는 저 멀리 뉴욕의 무역센터빌딩을 보여주며 끝난다. 두 장소는
글: ibuti │
2006-12-29
-
[DVD]
‘죽음의 천사’가 데려간 알트먼의 유작, <프레리 홈 컴패니언>
아무도 <프레리 홈 컴패니언>이 로버트 알트먼의 유작이 되길 원하지 않았고, 그의 죽음 전에 도착한 DVD에 흔한 추도사 한마디 있을 리 없다. 그러나 <프레리 홈 컴패니언>이 분명 스완송이 맞기는 맞나보다. 극장에서 그랬던 것처럼 <나른한 여름날> <안녕, 엄마>가 나오자 바로 눈물이 흐른다. 개리슨 케일러와 메
글: ibuti │
2006-12-22
-
[DVD]
조금은 심각해진 프랑수아 오종의 근작들, <5X2> <타임 투 리브>
두 영화는 해가 지는 바닷가에서 끝난다. 갓 사랑을 시작한 <5x2>의 남녀는 바다 멀리 헤엄쳐가고, 막 생명을 다한 <타임 투 리브>의 남자는 해변에서 한 발짝도 나서지 못한다. 사뭇 다른 두 결말의 정서는 같다. 그 사랑의 종말이 어떠했는지, 그 남자가 어떻게 죽음을 준비했는지 아는 우리는 상실의 아픔을 느낀다. 프랑수아 오종의 영
글: ibuti │
2006-12-22
-
[DVD]
가벼운 희극과 따뜻한 드라마의 조화, <약 서른개의 거짓말: 특별판>
3년 전에 갈라선 동료들이 다시 모인다. 싸구려 물건을 판매해 수익을 거두기로 의기투합한 여섯 사기꾼은 목표를 달성하지만, 돌아오는 열차에서 돈이 사라진 것을 발견하게 된다. <약 서른개의 거짓말>은 판매 현장을 과감히 생략한 채 왕복열차에 탄 여섯 주인공만으로 진행되는 구성부터 특이한데, 바로 쓰치다 히데오의 원작 희곡을 따른 결과다(쓰치다는
글: ibuti │
2006-12-15
-
[DVD]
<프렌즈>와 <섹스 & 시티>의 친구들, <돈많은 친구들>
<돈많은 친구들>을 상영한 극장 관계자는 “이렇게 여성 관객이 몰리기는 처음”이라고 알려줬다. <프렌즈>와 <섹스 & 시티>에 한번쯤은 중독됐을 20, 30대 여성들이 그들의 애정 대상 1호일 돈과 친구와 수다를 어떻게 거부할 수 있었겠나. LA의 부유한 세 여자와 가난한 여자 올리비아가 친구로 나온다. 독신에 대마초
글: ibuti │
2006-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