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영화는 해가 지는 바닷가에서 끝난다. 갓 사랑을 시작한 <5x2>의 남녀는 바다 멀리 헤엄쳐가고, 막 생명을 다한 <타임 투 리브>의 남자는 해변에서 한 발짝도 나서지 못한다. 사뭇 다른 두 결말의 정서는 같다. 그 사랑의 종말이 어떠했는지, 그 남자가 어떻게 죽음을 준비했는지 아는 우리는 상실의 아픔을 느낀다. 프랑수아 오종의 영화에서 죽음과 상실은 매번 등장하는 것이지만, 그것이 타인이 아닌 주인공 자신의 것이란 점에서 두 근작은 이전 작품들과 다르다. 외부의 악질에 대한 건조한 도전으로부터 자신의 상처 껴안기로의 주인공의 변화를 두고 오종의 성숙을 예측할 수도 있겠으나, 그게 혹시 정체기를 의미하는 건 아닐지. 그의 이름을 알린 단편 <섬머 드레스>에서 청년이 입었던 원피스는 이후 오랫동안 오종 영화의 상징처럼 자리했기에 사뭇 심각한 요즘 옷가지들은 어쩐지 그에게 안 어울린다. 거의 언제나 여름 바닷가에 머물렀던 사람이 다른 계절로 훌쩍 떠나기란 쉽지 않다. <5x2> DVD에선 <2x5>가 먼저 눈에 띈다. 시간의 역순으로 진행되는 영화를 시간순으로 배치한 것 외에 시작부, 음악과 크레딧 등에 미세한 차이를 준 편집본으로서 서비스 영화로 보면 되겠다. 두 DVD의 부록은 유사하다. <5x2> DVD는 결혼식 장면 메이킹 필름(17분), 6개의 삭제장면(17분, 음성해설이 지원된다), 베니스영화제 인터뷰 현장(12분) 등을, <타임 투 리브> DVD는 구성과 편집이 좋은 메이킹 필름(76분)과 8개의 삭제장면(18분) 등을 제공한다. 메이킹 필름 속의 활기차고 들뜬 현장이 영화의 분위기와 너무 딴판이라 누군가는 어색함을 느낄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