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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사라져가는 제지 공장의 장인과 영화 공장의 작가 감독, 김소영 평론가의 <어쩔수가없다>
유만수(이병헌)와 그의 잠재적 경쟁자들은 장인에 근접한 숙련 노동자들이며 관리직이다. 특수 제지 생산 라인을 관리한다. 그들이 제지 생산 마지막 단계에서 막대기로 종이를 두들기는 행위는 종이의 밀도, 결, 수분 함량을 확인하는 기술이다. 손과 귀, 막대기의 반향만으로 그들은 종이의 상태를 진단한다. 종이는 두드림 속에서, 악기가 연주자에 따라 다른 소리
글: 김소영 │
2025-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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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레제는 시네마다, 이우빈 기자의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이하 <레제편>) 은 시네마다. 단순히 <레제편>이 서사의 완결성이나 매력적인 캐릭터의 구성으로 획득한 감흥을 두고 영화적이란 수사를 표하는 것은 아니다. 으레 ‘영화’로 불리는 실사영화와 애니메이션의 차이야 명백하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카메라를 통해 현실의 풍경을 오려낸
글: 이우빈 │
2025-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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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프레임의 죽음을 희망하며, 최선 평론가의 <얼굴>
“그런 게 일종의 오해야, 오해.” 연상호의 <얼굴>은 눈이 보이지 않는 전각 명인 임영규(권해효)의 이 첫마디로 시작한다. 사건의 핵심을 직접 드러내는 대사는 아니지만, 작품 전체의 운명을 짧게 예고한다. 오해라는 말은 잘못 인식했다는 뜻을 넘어 인간이 서로를 바라보는 방식 자체가 얼마나 불완전한지를 의미한다. 얼굴로 사람을 온전히 이해하기
글: 최선 │
202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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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기록되지 않는 것을 기록하기, 문주화 평론가의 <3학년 2학기>
이란희 감독의 첫 번째 장편 <휴가>에서 재복(이봉하)은 끝이 보이지 않는 농성을 잠시 멈추고 스스로에게 휴가를 내어준다. 그의 휴가는 밀린 집안일, 딸들의 대학 등록 예치금과 패딩 점퍼를 마련하기 위한 노동으로 부지런히 채워진다. <3학년 2학기>는 중소기업 실습생으로 이른 취직을 하면서, 학생으로서의 마지막 학기를 누리지 못하는 창
글: 문주화 │
2025-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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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심리적인 쾌감의 부재 - 이지현 평론가의 <어글리 시스터>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몸속에서 무엇인가 꿈틀거렸다. 바로 약국을 찾았고, 소화제 한알을 삼키고서야 안도할 수 있었다. 이상하게도 <어글리 시스터>(2025)를 보고 극장을 나서면서 영화 <기생충>(2019)의 타이틀이 떠올랐다. 알레고리로서가 아니라 문자 그대로 ‘기생충’이라는 세 글자가 머릿속을 떠다녔다. 하얗고 기다
글: 이지현 │
2025-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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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경계의 연결, 균열의 응시, 김연우 평론가의 <너는 나를 불태워> <다른 것으로 알려질 뿐이지>
마티아스 피녜이로 감독의 <너는 나를 불태워>는 일단 극영화다. 고대 그리스 시인 사포와 신화 속 님프 브리토마르티스의 대화로 이루어진 체사레 파베세의 희곡 <바다 거품(파도 거품)>의 각색이지만, 두 배우가 마주보고 연기하는 형식을 취하지는 않는다. 원작의 대화가 영화 전체에 걸쳐 재생되는 가운데 여러 인용과 서술, 책 페이지를 비롯
글: 김연우 │
2025-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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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한판 신나게 놀아젖히는 영화, 홍은미 평론가의 < THE 자연인 >
작정하고 웃기는데 난데없어 더 웃긴 <THE 자연인> 앞에서 냉정해지기란 쉽지 않다. 아니, 개인의 취향에 따라 이 영화에 대한 관객의 호불호가 나뉘리라 짐작하면서도 <THE 자연인>이 아주 제대로 노는 코미디영화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이 영화와 함께 놀려면 조건이 필요하다. 허들이 높진 않다. 얼마간 비위가 강해야 하고 망
글: 홍은미 │
2025-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