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비평]
[비평] 얼굴 없는 반쪽짜리 승리, 이우빈 기자의 <군체>
<군체>를 보고 나오며 마음이 쓰렸다. <군체>가 훌륭하지 않아서는 아니다. 항간에 떠도는 비판에도 찬동하지 않는다. 왜 속이 쓰라렸는지 더 면밀히 복기하기 위해, 통상적 비판들의 엇나간 영점부터 바로잡을 필요가 있겠다. 비판 여론은 크게 두 종류다. 첫째, 연상호 감독이 게을리 자가복제를 한다는 이야기다. <부산행> &
글: 이우빈 │
2026-06-10
-
[영화비평]
[비평] 정의와 속도, 김철홍 평론가의 <군체>
<군체>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영철(구교환)의 웃음이다. 영화 후반부 고도화된 인공지능과 같은 능력을 얻은 영철의 웃음이, 진짜 웃음이 나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짓는 웃음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영화의 오프닝에서 본인의 테러 행위를 ‘실험’으로 규정하며 경찰에 예고하는 것부터 의심스럽다. 빌런 영철은
글: 김철홍 │
2026-06-10
-
[영화비평]
[비평] 세룰리안블루 스웨터를 다시 꺼내 입고서, 최선 평론가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20년 만에 돌아온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속편은 개봉 전부터 하나의 사건처럼 소비됐다. 흥행도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레거시 시퀄(Legacy Sequel)이라는 형식에서 보자면 이 작품은 흥미로운 실패 사례다. 관객이 영화관을 찾은 것은 미란다 프리슬리(메릴 스트리프)와 앤디 삭스(앤 해서웨이)를 다시 만나고 싶어서지만, 더 정확히 말
글: 최선 │
2026-06-03
-
[영화비평]
[비평] 말과 말과 말 그리고 이미지들, 오진우 평론가의 <그녀가 돌아온 날>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정수(송선미)는 밤인데 왜 커튼을 쳤을까? 눈이 안 좋다면 연기 연습실의 내부 조명을 꺼야 했다. 암흑 속에서 이들의 목소리만 들었다면 어땠을까? 그래서 실제 영화관에서 <그녀가 돌아온 날>의 5장에서 나는 눈을 잠시 감아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정수의 얼굴이었다. 그녀의 표정, 몸짓, 시선 등 다양한 비언어적 표현들이 흐
글: 오진우 │
2026-05-27
-
[영화비평]
[비평] 천개의 마음에 관하여, 김선영 평론가의 ‘박해영 휴먼드라마 삼부작’
한국 휴먼드라마의 대가를 꼽으라면 흔히 먼저 떠오르는 이름은 노희경 작가일 것이다. 노희경 작가는 감각적 영상 중심의 트렌디드라마 전성기이던 1990년대에 등장, 인간의 깊은 내면으로 극의 초점을 돌려놓으면서 일찌감치 한국 휴먼드라마 거장의 지위를 획득했다. 최근에 그 계보를 잇는 존재로 각인된 이름은 박해영 작가다. <올드미스 다이어리>(KBS
글: 김선영 │
2026-05-27
-
[영화비평]
[비평] 거시적 정(靜)에서 미시적 동(動)으로, 유선아 평론가의 <침묵의 친구>
한 그루의 은행나무는 각기 다른 세 시대를 사는 인물의 삶을 지켜보는 말 없는 목격자다. 일디코 에네디 감독의 <침묵의 친구>는 삶의 주변부를 풍성하게 감싸고 있는 식물이라는 실제를 뇌신경학과 식물학, 식물 실험이라는 다큐멘터리적 사실과 엮어 서사에 뒤섞는다. 비인간 피사체가 카메라 프레임 안에 지속적으로 유의미한 자리에 놓일 때 나무는 하나의
글: 유선아 │
2026-05-06
-
[영화비평]
[비평] 견뎌야 하는 절망, 김성찬 평론가의 <두 검사>
비슷한 영화를 길지 않은 시기에 자주 접한다. 2024년 <노 베어스>, 2025년 <신성한 나무의 씨앗>과 <그저 사고였을 뿐>에 이어 이번 <두 검사>까지. 인권을 중시하고 예술은 응당 핍박받는 쪽에 서서 헌신해야 한다는 기치를 내세운 여러 유명 영화제가 특별히 주목한 일도 닮았다. 물론 앞선 세 작품은 이란의
글: 김성찬 │
2026-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