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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인 클래식]
[이용철의 아주 사적인 클래식] 주목해야 할 아방가르드 시네아스트
식당에 들어서자 두 할머니가 눈에 띄었다. 어머니가 생각나 옆 테이블에 앉아 힐끔힐끔 곁눈질을 했다. 아이처럼 맑은 얼굴의 할머니는 맞은편 사람이 시누이라고 했다. 시누이가 혼자 사는 할머니를 방문한 거라고 추측했는데 착각이었다. 두 할머니가 식당에서 식사를 나눌 동안, 할아버지가 집을 본다고 했다. 이제 집에 있는 걸 더 편하게 여긴다는 할아버지가 재미있
글: 이용철 │
2012-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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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인 클래식]
[이용철의 아주 사적인 클래식] 마음의 영화 한편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영화를 만드는 감독에게 ‘지역영화’라는 말을 건네면 보통 거부의 의사를 표시한다. 처음에는 그런 반응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으나, 그들과 거듭 만나면서 이유를 알게 됐다. 지역영화를 지방영화로 취급하는 문화, 달갑지 않은 건 당연했다. 이런 일도 있다. 한국에서 열리는 수많은 영화제에는 단편영화 섹션이 있다. 출품작의 다수는 영화를 전공한
글: 이용철 │
2012-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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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인 클래식]
[이용철의 아주 사적인 클래식] 시간과 기억의 패러독스
마이크 올드필드의 <투 프랑스>는 기억의 패러독스에 관한 노래다. 프랑스인지 어딘지 모를 공간에 대한 아련한 기억들이 불려 나오지만, 화자는 당신이 결코 프랑스에 도착하지 못한다고 노래한다. <투 프랑스>는 기억을 판타지 혹은 꿈이라고 정의한다. 가보지 못한 곳, 그러나 머릿속에 남아 있는 기억의 정체는 무엇일까. <루퍼>의
글: 이용철 │
2012-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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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인 클래식]
[이용철의 아주 사적인 클래식] 네오리얼리즘 적자의 위대한 증명
2층에 올라가면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겠단다. 고속으로 달리고픈 치들은 직선으로 뚫린 길 정도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 하물며 지그재그로 난 길은 말해 뭐하랴. 그들은 그런 길일랑 거들떠보지도 않을 거다. 시간이 소중한 줄 알면서 정작 시간이 뭘 해줄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이탈리아 횡단밴드>에서 음악제에 나설 네 남자는 마차를 대동하고 길을
글: 이용철 │
2012-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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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인 클래식]
[이용철의 아주 사적인 클래식] 소소한 순간들에 대한 찬가
몇 개월 전, 서울아트시네마의 김보년씨가 “자막 작업용으로 <오루에 쪽으로>의 DVD를 빌려달라”고 했다. 시네바캉스영화제 상영작이라고 했다. 몇 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첫째, 자크 로지에의 영화를 드디어 필름으로 보게 돼 기뻤다. 둘째, 그런데 왜 더 유명한 <아듀 필리핀>이 아니고 <오루에 쪽으로>일까? 엉큼한 김성욱
글: 이용철 │
2012-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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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인 클래식]
[이용철의 아주 사적인 클래식] 1인칭 다큐멘터리의 <시민 케인>
2004년 ‘광주국제영화제’는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다. 임재철 선생이 참여한 마지막 광주국제영화제는 프로그램의 풍성함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와이드스크린 영화의 황금시대’ 섹션을 보며 감동을 받다, 스트라우브와 위예 회고전에 가서는 졸린 눈을 비비며 스크린을 응시한 끝에 실패하곤 했다. 이어 들어간 극장에선 안토니오니의 영화들이 상영되고 있었으며
글: 이용철 │
2012-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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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인 클래식]
[이용철의 아주 사적인 클래식] 남과 다르다고 울지 마라
<프로젝트 님>에서 침팬지 ‘님’은 태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인간 가정에서 양육된다. 연구진은 님을 사람처럼 키워 언어소통이 가능한지 알고 싶었다. 그러나 님은 후강구조상 인간의 언어를 말할 수 없으며, 마침내 터득하는 엄청난 수의 수화도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표현에 불과했다. 궁극적인 소통은 애초부터 불가능했다. 두 번째 비극은 실패
글: 이용철 │
2012-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