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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더 글로리’ 속 뭉뚱그려진 피해자들과 해결되지 않은 폭력의 잔재들
<더 글로리>가 끝난 시점에 되묻고 싶다. <더 글로리>는 학교 폭력에 어떤 화두를 던졌나. 동은(송혜교)을 괴롭힌 가해자들은 저마다 저주의 신탁이라도 받은 양 과시적인 형벌을 보여주지만 나는 냉동된 소희(이소이)의 시신이, 재준의 옷가게에서 숙식하다가 간신히 고시원으로 도망친 경란(안소요)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예상할 수 없었다.
글: 김소미 │
2023-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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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더 글로리’, 그 복수는 진짜 통쾌한가
적절한 복수란 존재하지 않는다. 애초에 측정 불가능한 광기의 감정이기 때문이다. ‘복수를 할 땐 두개의 무덤을 파라’는 말처럼 복수는 근본적으로 자기 파괴적이고 소모적이다. 그만큼 제대로 된 복수를 달성하기 쉽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상 복수를 통해 보상되거나 회복되는 건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최소한 두 가지 효용에 눈이 멀어 복수를 갈망한다. 하나
글: 송경원 │
2023-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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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와 ‘서치2’, 카메라를 맡겼을 뿐인데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나미(천우희)는 사건에 휘말린다.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이하 <스마트폰>)의 후반부에서 자신을 괴롭히던 범죄자 준영(임시완)을 대면한 나미는 준영에게 묻는다. “나한테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뭐야? 내가 뭘 잘못했는데?” 억울하게 피해자가 된 나미의 입장에선 생략할 수 없는 질문일 테지만
글: 김철홍 │
2023-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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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TAR 타르’, 불편해야 했던 질문들
예술가와 예술을 구분하여 생각할 수 있는가? 세계적인 지휘자 리디아 타르(케이트 블란쳇)에게 물어보자.
<뉴요커>의 애덤 고프닉과 함께하는 대담에서 리디아는 두 사상을 소개한다. 첫째는 음악을 연구하다 만난 시피보 코나보 부족의 가르침이다. 그들은 노래를 만든 영혼과 같은 편에 있는 사람만이 노래를 받을 수 있다고 믿는다. 둘째는 스승 번스타
글: 김도헌 │
2023-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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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바빌론’, 결국, 구원은 없다
<바빌론>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여러 요인 중 하나는 영화의 말미에 등장하는 몽타주다. 데이미언 셔젤 감독이 이질적인 이미지들을 모아 몽타주한 것은 의외였다. 그의 영화의 특징은 연속성에 있었다. 원테이크로 찍은 듯한 <라라랜드>의 오프닝 신이 그 예다. 그에게 편집술은 숏과 숏의 경계를 지우고 하나의 연속적인 시공간을 만들
글: 오진우 │
2023-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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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애프터썬’, 액체적 슬픔
어른이 된 소피가 스크린에 불쑥 모습을 드러내기 전까지, 영화는 넘실대는 기억의 주인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는다. <애프터썬>은 기억에 대한 메타포로 가득 차 있지만 회상을 드러내는 가장 쉽고 효과적인 방식인 플래시백의 관습적 표기만큼은 숨긴다. 물론 곳곳에 힌트가 산재해 있다. 영화는 서사의 주도적 인물이 11살 소피(프랭키 코리오)이며, 또
글: 김예솔비 │
2023-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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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더 글로리’와 ‘사랑의 이해’가 그리는 격차 사회의 상처
한국의 복수극과 로맨스에는 흥미로운 공통점이 있다. 서사의 주요 동력이 대개는 불평등한 계급 관계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가장 사랑받는 복수극 유형은 가진 것 없는 약자가 부패한 거대 자본 권력을 응징하는 이야기이고, 제일 흔한 로맨스 서사는 가난한 여성이 부유한 남성과의 연애로 신분 상승을 실현하는 신데렐라 이야기다. 요컨대 두 장르에는 사회적 약자의 계
글: 김선영 │
2023-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