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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영화]
아! 너무 일찍 져버린 꽃이여, <로빙화>
아무도 믿어줄 사람이 없을지 모르지만, 난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축구선수였다. 건빵과 우유를 간식으로 먹을 수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중학교 축구선수 생활은 그런 이유로 시작되었다. 그랬다, 중학교 때 ‘축구선수였다’는 사실은, 실은 가난하고 먹을 것이 부족했던, 남의 집에 고구마라도 몇개 들고 가 마당에서 텔레비전을 훔쳐보아야 했던 내 어린 시절의
2002-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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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영화]
그녀는 가고, 사랑은 남아‥, <8월의 크리스마스>
독자여러분, 안녕하세요. ‘내 인생의 영화’의 씨네 박입니다. 이번 주는 특별히 어느 한적한 마을의 김모 사진사를 모시고 이 코너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씨네 박: 안녕하세요?
김모 사진사(이하 김모): 아…. 예 반갑습니다..
씨네 박: <씨네21>에 대해선 많이 알고 계신가요?
김모: 그럼요. 제가 즐겨 보는 잡지 중 하나죠. 특
2002-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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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영화]
당신의 존엄, 지켜가고 있나요? <글루미 선데이>
1.일요일 오후입니다.
느지막이 일어나 이불 속에서 꼼지락대며 박찬호 야구중계 보다가 엊그제 먹다 남은 피자 몇 조각으로 점심을 대충 때우고…. 지금은 세탁기 돌아가는 윙윙거림을 뒤로 한 채,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되도록 베란다 창문을 크게 열고 세탁과 탈수가 반복되는 소리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깜박 잊고 있다보면, 빨래는 엉켜 있는 그대로 세
2002-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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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영화]
영화, 몽상을 배설하는 통로, <트로미오와 줄리엣>
과거 고시원에서 숙식을 하며 지내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만 해도 글을 쓰는 재미에 푹 빠져 하루종일 글을 쓰거나, 일기를 쓰거나, 책을 읽거나 하는 것이 하루의 소일거리였다. 영감이 안 떠올라 답답하게 되면 가끔 가다 친구랑 제대로 공연 한번 못해보고 밴드를 하겠다고 다녔던 시절이 떠올라 홍대 록카페 스핑글이나 롤링 스톤즈, 프리버드 등에 들러 밴드 공
2002-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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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영화]
늦은 밤, 숨어 보던 AFKN, <이지 라이더>
엄마라고 부르는 게 낫겠다. 당시를 초등학교라고 하기보다는 국민학교라고 해야 하는 것처럼. 대한극장이었는데(그것 역시 대한극장이라고 기억하는데… 가 옳다, 아니다. 단성사였나?) 영화광이었던 엄마 손에 이끌려 유치원 이전부터 영화관을 들락거리던 그런 즈음 국민학교 저학년 어느 날, 숀 코너리의 굵고 섹시한 음성을 만났다. 그리고 그게 극장에서 만난 첫
2002-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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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영화]
그래, 그때 우린 그랬지, <접속>
108신. 카페
수현 : 당신을 본 적은 없지만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일지 다 알 것 같았는데…. 그걸 느끼지 못하고 가는군요. 이제 나는… 다시 혼자가 되겠죠. 당신처럼.
109신. 카페 밤거리(밤)
수현을 향해 달려가는 동현. 수현을 잡아 세운다. 돌아보는 수현. 슬픈 표정을 하고 있었다.
눈이 마주치고 서로를 향해 마주서며 얼굴을 자세히 보
2002-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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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영화]
나는 날마다 지구를 떠난다,
‘고양이 빌딩’으로 유명한, 왕성한 독서가 다치바나 다카시의 <우주로부터의 귀환>이란 책을 요즘 열심히 읽고 있다. 이 책은 우주 왕복선을 타고 달착륙 계획에 참여했던 나사의 우주비행사들이 우주여행을 체험한 뒤 변화된 삶을 취재하고 쓴 글이다. 어떤 사람은 우주에서 신을 만났다며 전도사가 되었고, 어떤 사람은 우주비행 때 지구환경이 크게 오염
2002-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