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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 vs 건달]
괴물의 추억, <슈렉2>
아가씨, <슈렉2> 덕분에 그녀 안의 괴물과 화해하다멀쩡한 일상이 뒤뚱뒤뚱 굴러가던 어느 날 아침. 거울을 보니 익숙한 실루엣이 온데간데없다. 피부는 파충류처럼 초록빛으로 번들거리고, 눈코입은 방금 막 행성을 탈출한 듯 제각기 따로 논다. 몸은 거대한 애드벌룬처럼 옹골차게 부풀어 있다. 아무리 볼따구니를 꼬집어도 아픔은 소름끼치게 생생하다. 그렇
글: 정여울 │
2004-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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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
안경
최근 몇년 사이에 눈이 많이 나빠졌다. 학생들이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10포인트 크기로 출력해오는 리포트의 잔글씨들을 이제 맨눈으로는 읽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은행에서 예금청구서 같은 것을 적을 때 고객용으로 비치해둔 돋보기에 거리낌없이 손이 가고, 음식점에서 자잘한 글씨로 쓰여진 메뉴판이 나오면 안경을 꺼내기가 싫어서 다른 사람이 시키는 걸 그냥
글: 안규철 │
2004-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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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보다]
달팽이가 부러워
매리골드(marigold)를 키운 적이 있었다. 금잔화라고도 하던가. 크게 자라도 50cm 남짓 되는데 노란꽃, 주황꽃 등을 피운다. 매리골드가 가득 핀 꽃밭은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봄의 내음새가 코를 찌르던 어느 날 흙을 사다가 용기에 깔고서 씨앗을 간격 띄우고 살포시 앉혔다. 그 위에 다시 폭신하게 흙을 덮고 정원으로 향한 부엌 창가에서 날마다 물을 주
글: 素霞(소하) │
2004-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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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도감]
규제와 자율
오늘도, 문을 열고 거리로 나서면 우리는 엄청난 시각적 공해의 바다에 침몰하게 된다. 대도시 서울은 무분별한 간판들과 건축물들과 플래카드와 포스터와 각종 홍보물들이 태풍에 휩쓸려온 파괴된 도시의 잔해들처럼 우리의 시각을 괴롭힌다. 이제는 대도시뿐이 아니다. 이 시각적 난장판의 정글에서의 피곤함을 달래보려 교외로 탈출을 시도해도 서울보다 더 심한 시각공해의
글: 김형태 │
2004-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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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당신의 명복을 빈다
“나라가 너에게 무엇을 해줄까 묻지 말고, 네가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할까를 물으라.” 그러잖아도 우리는 늘 그렇게 살아왔으니, 케네디는 아마 대한민국이 부러울 게다. 당신은 미국의 대통령마저 부러워할 그 위대한 나라의 잘난 국민이다. 늘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물으며 살아온 애국적 당신에게 대한민국은 뭘 해줄 수 있을까?당신이 이라크에 돈을 벌러 간
글: 진중권 │
2004-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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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엄마, 빨간 마스크는 어디에서 왔어? 우메즈 가즈오의 <무서운 책> 시리즈
후텁지근한 여름밤이다. 온몸에 달라붙는 불쾌의 점막은 몇번씩 찬물을 끼얹어도 사라지지 않는다. 과 <나이트메어> DVD를 시리즈로 돌려보아도 모니터 속의 핏방울이 컵라면 국물마냥 끈적거릴 뿐이다. 셜록 홈스와 애거사 크리스티는 언제 다 읽었는지 까마득하기만 한데, 이토 준지는 신작을 내놓을 생각도 하지 않는다. 이런 고민 속에 괴로워하는 당신에게
글: 심은하 │
2004-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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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윈도우]
선수 얼굴로만 즐기는 축구, <못난이 축구선수> www.uglyfootballers.com
2년 만에 다시 축구가 왔다. 유로2004는 월드컵 때처럼 축구팬들의 잠을 쫓았다. 애국 축구의 부담이 없이 축구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어 월드컵보다 오히려 즐기기엔 더 좋다. 군대만큼 축구를 싫어하는 나도 수준 높은 경기에는 감탄을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축구를 좋아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많은 사람들이 축구는 경기장에 직접 나가서 봐야 한다고 말
글: 김성환 │
2004-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