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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영화가 익어가는 동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며칠째 데일리 잡지를 제작 중이다. 매일 새벽 2시까지 마감하면서 몸도 마음도 지쳐갈 무렵, 영화제에서 일하는 분과 짧게 밥을 먹었다. 서로 초췌해진 얼굴을 마주보며 방금 본 영화 이야기로 운을 띄웠다. 이건 재미있더라. 그건 좀 아쉽더라. 저건 꼭 봐야 한다. 한참을 떠들던 그분이 문득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영화 이야기만
글: 송경원 │
202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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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우리는 서로 다르기 위해 같은 영화를 본다
추석 연휴를 보내고 돌아왔더니 세상이 시끄럽다. 아니, 늘 시끄러웠는데 며칠 몰랐을 따름이다. 태어나 처음으로 3일간 휴대폰을 끄고 디지털 디톡스라는 걸 해봤다. 문제는 돌아온 뒤였다. 고작 사흘 떠나 있었는데 읽어야 할 것, 알아야 할 것, 누군가 분노하고 누군가는 반박한 말들이 폭포처럼 쏟아졌다. 세상에는 이렇게나 많은 말이 필요했던가. 말은 넘쳐나
글: 송경원 │
202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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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우리는 영화로 연결되어 있다
올해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적들을 위하여>의 GV를 진행했다. 극영화와 다큐멘터리의 경계에 걸쳐 있는 이 작품을 보고 처음에는 다큐멘터리를 찍는 과정에서 극적인 연출을 덧붙인 영화라고 생각했다. 내한한 페데리코 루이스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오히려 반대에 가까웠다. 감독은 연출 상황을 먼저 구상하되, 결과가 정해지지 않은 실제 상황
글: 송경원 │
202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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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강은 지류가 많을수록 멀리 간다
베니스에서 날아온 소식에 잠시 8년 전으로 다녀왔다. 이창동 감독의 <가능한 사랑>의 베니스국제영화제 기자회견장은 팬 사인회를 방불케 했다고 한다. 질문보다 고백에 가까운 얼굴로 마이크 앞에 줄을 서는 외신기자들을 보다가 문득 2018년 칸에서 <버닝>을 취재하던 밤이 떠올랐다. 그날 상영이 끝난 극장 앞, 방금 본 것을 사랑하기로
글: 송경원 │
202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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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발 디딜 틈 없는 극장과 사라지는 극장
요즘 업계 바깥의 사람을 만날 때마다 “영화가 잘돼서 좋겠다”는 축하 인사를 받는다. 얼버무리면서도 기분이 묘하다. 왜 나한테 이러지 싶은 것도 있지만 호황을 한 꺼풀 벗긴 실상을 모르지 않기 때문이다. 수치만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올해 상반기 극장 매출은 4할 넘게 뛰었고 연일 매진 소식이 들려온다. 하지만 들여다보면 그 성적표의 대부분은 손에 꼽
글: 송경원 │
2026-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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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꿈과 낭만의 여정
1990년대에 <신세기 에반게리온> <천공의 에스카플로네>와 함께 학창 시절을 보냈다. 둘 중 하나만 고르라면 지금도 망설여지는데 메카닉 전투 신만큼은 에스카플로네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갑주형 로봇 가이멜레프의 검을 맞부딪칠 때의 무게감은 물론이고 검격의 각도와 장갑이 구겨지는 질감까지 일일이 손으로 그려낸, 가히 변태적인 작화
글: 송경원 │
2026-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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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여름의 극장, 극장의 여름
제작자 에이미 파스칼은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새로 출발할 때마다 두 주연배우를 따로 불러 신신당부했다고 한다. 제발 사귀지는 말라고. 소용없었다. 토비 맥과이어와 커스틴 던스트도, 앤드루 가필드와 에마 스톤도, 그리고 톰 홀랜드와 젠데이아도 보기 좋게 그 당부를 어겼다. 3세대의 피터 파커가 하나같이 자신의 MJ와 사랑에 빠졌으니 저주라면
글: 송경원 │
2026-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