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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진짜 광기와 도파민 폭탄, 위태로워 찬란한 선택에 관하여
가능하면 일어난 일에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 애쓴다.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하면 신경이 쓰이고, 계속 눈에 밟히고, 결국 징크스가 되기 때문이다. 2년 전 편집장을 맡을 무렵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결승이 열렸고 페이커가 왕의 길 위로 귀환했다. 전설의 현재 증명에 덩달아 취해 영화잡지 지면에 프로게이머를 향한 존경과 헌사의 말들을
글: 송경원 │
2025-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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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영화가 사랑한 우리들: 극장의 기억
극장은 만남의 장소다. 그저 사람을 만난다는 의미가 아니다. 요즘은 영화를 ‘본다’라기보다는 차라리 ‘만난다’는 표현을 쓰고 싶다. 영화를 만날 때 극장의 분위기와 상황, 이른바 극장의 ‘공기’까지 포함하여 유일한 형태로 기억되기 때문이다. 나의 첫 영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떠올릴 때 이 영화를 만났던 부영극장의 추억을 이야기하지 않을
글: 송경원 │
2025-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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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영화로 혁명하기 1탄
“자, 다시 한번 정리할게요. 거대한 혜성이 지구로 오고 있어요. 에베레스트만 한 혜성이 지구로 오는 일이 좋은 일은 아니잖아요? 우리끼리 최소한 합의도 못하고 있으면 대체 정신이 어떻게 된 거예요? 아니, 지금 서로 대화가 되기는 해요? 어디가 망가진 거예요? 어떻게 고치죠?… (중략) 저도 여러분과 똑같이 두렵고, 똑같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저도 제
글: 송경원 │
2025-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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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영화의 일기
<비포 선라이즈>(1995)를 다시 봤다. 제시와 셀린이 나눈 수많은 말들, 아름다운 단어들이 마치 별처럼 흩어져 스크린에 박힌다. 하지만 결국 제시와 셀린의 욕망은 하나로 귀결된다. 너를 온전히 알고 싶다는 것. 두 사람은 그 실현 불가능한 기적을 위해 빈에서 꿈결같은 시간을 함께 보낸다. 제시는 말한다. “사람들은 항상 이렇게 말하지. 너
글: 송경원 │
2025-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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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파도에 몸을 맡긴 채. 조용히. 고요히.
영화는 인연이다. 요즘 입에 달고 사는 말 중 하나다. 수많은 영화 중에 어떤 영화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만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영화기자의 업이라는 건 그 인연을 기다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만들어가는 쪽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간지의 타이밍을 빗나가는 영화들이 있다. 부산국제영화제와 미쟝센단편영화제, 추석 합본 특대호 연휴 등 예정된 경로
글: 송경원 │
2025-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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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자잘한 행복의 총량
아이가 자란다. 매일매일 그 성장의 궤적을 지켜보는 일은 마치 잊어버린 어린 시절의 소중한 순간들을 다시 마주하는, 이미 잘 알고 있다고 믿었지만 볼 때마다 새로운 영화를 재관람하는 기분이다. 이제 4살이 된 아이는 본인이 너무 기분이 좋을 때 예상치 못했던 말을 마치 감탄사처럼 내뱉는다. “엄마, 행복해? 주하가 웃으니까 좋아? 주하는 엄마가 많이 행
글: 송경원 │
2025-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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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영화는 경험이고, 극장은 습관이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문자 그대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올해가 마지막인 거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역대급 게스트가 부산에 모여 다채로운 행사를 치렀고, 이에 호응하듯 많은 관객들이 영화의 바다에 흠뻑 빠졌다. 흥하면 흥하는 대로 우려의 목소리가 섞여 나오기 마련이다. ‘극장에는 사람이 없는데 영화제에는 사람이 넘쳐난다’는 자조 섞인 지적은
글: 송경원 │
2025-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