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로드리고 세희의 초소형 여행기]
[박 로드리고 세희의 초소형 여행기] 숲은 잊으려 하고 카메라는 기억하려 한다
산 밑자락에 가까워지자 멀리서부터 냄새가 달려나왔다. 탄내. 비 온 뒤라 잿더미 깊숙이 숨어 있던 매캐한 냄새가 흙 밑에서부터 피어오르는 모양이었다. 서울에서 새벽같이 출발해 제대로 쉬지 않고 달렸는데도 의성에 닿은 건 점심이 가까워서였다. 휴게소에서 라면 한 그릇으로 때운 속이 다시 허해져 있었다. 의성에 들어서자 멀리서부터 능선이 죄다 앙상하고 검었
글·사진: 박 로드리고 세희 │
2026-09-10
-
[박 로드리고 세희의 초소형 여행기]
[박 로드리고 세희의 초소형 여행기] 35일 비가 내리는 섬
아주 오래된 나무 한 그루가 있다. 7천년을 살았다는 삼나무. 사람의 셈으로는 가늠도 안되는 시간이다. 그런 나무가 야쿠시마에 있다고 했다. 일본 규슈 남쪽, 한달에 35일 비가 내린다는 섬. 달력에도 없는 그 닷새치의 비를 뚫고서라도 만나보고 싶은 나무였다. 가고시마에서 고속선을 타고 섬으로 들어갔다. 배가 파도를 가른 지 두어 시간 지났을까, 멀리서
글·사진: 박 로드리고 세희 │
2026-08-06
-
[박 로드리고 세희의 초소형 여행기]
[박 로드리고 세희의 초소형 여행기] 우리가 정말 고래와 함께 살 수 있을까
가이드는 당부하고 또 당부했다. 고래가 놀라지 않게, 마음 상하지 않게, 거슬리지 않게 행동해야 한다고. 바다에 뛰어들어서도 안되고, 쫓아가서도 안된다고. 그저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지나가는 고래를 수면에서 바라보기만 해야 한다고. 규칙을 어기면 선장이 그 자리에서 투어를 접는다고 했다. 고래와 함께 수영하는 배라고 해서 탔는데, 규칙이 이토록 엄격하다
글·사진: 박 로드리고 세희 │
2026-07-09
-
[박 로드리고 세희의 초소형 여행기]
[박 로드리고 세희의 초소형 여행기] 다큐멘터리 노동자의 시간
일요일에 비행기를 탔다. 두바이를 거쳐 30시간을 날아 상파울루에 내렸다. 그곳도 일요일이었다. 시간이 접혔다 펴진 자리에 일요일이 두번 놓여 있었다. 태어나서 처음 밟아보는 남미. 공항 바깥의 공기는 겨울을 향해 식어가는 가을의 결이었다. 한국은 지금 여름을 맞이할 준비에 한창인데. 시차에 더해 계절까지 반대라니, 뭔가 행성을 옮긴 것 같은 현기증이
글·사진: 박 로드리고 세희 │
2026-06-11
-
[박 로드리고 세희의 초소형 여행기]
[박 로드리고 세희의 초소형 여행기] 높고 오랜 길 위에서
‘샤모니’에서 처음 하늘을 올려다봤을 때, ‘몽블랑’이 구름 위로 솟아 있었다. 4807m. 유럽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 나는 그 산 아래에서 스키 부츠의 버클을 조이고 있었다. 목적지는 ‘마터호른’이 솟아 있는 스위스의 ‘체어마트’. 알프스산맥에 자리한 두 도시의 직선거리는 70km에 불과하지만, 우리가 건너야 할 설원은 훨씬 더 길고 험했다. 이 루
글·사진: 박 로드리고 세희 │
2026-04-16
-
[박 로드리고 세희의 초소형 여행기]
[박 로드리고 세희의 초소형 여행기] 함께하지 못하는 여행을 함께하기
사람들은 그를 ‘브라더 송’이라고 부른다. 브라더 송은 제주도 강정마을과 경기도 양평을 오가며 ‘개척자들’이라는 작은 평화 단체를 이끈다. 얼마 전, 반년 넘게 매진한 드라마 촬영이 끝나 비로소 마음에 여유가 생겨 그를 만나러 양평에 다녀왔다. 너무 존경하는 어른인데도 불구하고 꽤 오래 인사를 드리지 못한 터였다. 오랜만에 만나는 브라더 송은 여전했다.
글·사진: 박 로드리고 세희 │
2026-03-19
-
[박 로드리고 세희의 초소형 여행기]
[박 로드리고 세희의 초소형 여행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마을
재앙적 미래는 이미 당도해 있었다. 다큐멘터리 영화 촬영을 위해 방문한 인도네시아 자바의 ‘세마랑’. 해수면 상승으로 육지가 바다에 잠식되어가는 지역이었다. 미디어에서 호들갑을 떠는 건 줄로만 알았는데, 해수면 상승이 초래한 종말의 풍경은 이미 우리 가까이에 와 있었다. 빠듯한 일정 속에 다큐멘터리 촬영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지 얼마 안되어 나는 다시
글·사진: 박 로드리고 세희 │
2026-01-22
섹션명
- - 전체기사(79,832)
- - 국내뉴스(14,201)
- - 해외뉴스(5,918)
- - 소식(345)
- - culture highway(235)
- - 한국영화 블랙박스(194)
- - culture & life(53)
- - 씨네스코프(830)
- - 해외통신원(1,329)
- - 기획리포트(636)
- - 영화제(603)
- - obituary(34)
- - 경기도 다양성영화 G-시네마(34)
- - 현지보고(144)
- - 알고봅시다(131)
- - 메모리(33)
- - 씨네21리뷰(6,668)
- - coming soon(346)
- - 케이블 TV VOD(13)
- - 도서(2,564)
- - 정훈이 만화(854)
- - 스페셜1(8,558)
- - 스페셜2(1,620)
- - 커버스타(1,681)
- - 인터뷰(845)
- - 액터/액트리스(272)
- - 후아유(352)
- - staff 37.5(115)
- - trans x cross(137)
- - people(215)
- - 편집장이독자에게(783)
- -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219)
- - tiview(326)
- - 디스토피아로부터(288)
- - 곡사의 아수라장(37)
- - 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71)
- - 허지웅의 경사기도권(51)
- - 노순택의 사진의 털(42)
- - 이화정의 다른 나라에서(5)
- - 송경원의 덕통사고(5)
- - 김현수의 야간재생(5)
- - 정지혜의 숨은그림찾기(5)
- - 내 인생의 영화(88)
- - 윤웅원의 영화와 건축(21)
- - 황덕호의 시네마 애드리브(12)
- - 오승욱의 만화가 열전(32)
- - 한창호의 트립 투 유럽(33)
- - 박수민의 오독의 라이브러리(34)
- - 마감인간의 music(131)
- - 영화비평(271)
- - 대학탐방(147)
- - 입시가이드(147)
- - 학과별 가이드(27)
- - 합격 필승전략(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