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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최선의 최선, 30주년을 여는 마음
아무것도 아니다. 그냥 달력 교체하는 날이다. 매년 새해가 오면 이렇게 되뇌어왔다. 지난 1년의 후회와 다가올 새해에 대한 부담감으로부터 달아나기 위한 주문. 한해의 끝자락에 설 때마다 매번 우울감에 취한다. 1년 동안 해놓은 일을 정리하다 보면 살짝 초라한 기분에 사로잡히기도 하고 내년엔 뭔가 해내야 한다는 압박감도 싫었다. 그래서 종종 냉소주의의 주문
글: 송경원 │
2025-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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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얼어붙은 극장가에 부치는 편지
2024년 극장가는 ‘기후 위기’다. 금방 지나갈 줄 알았던 겨울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2023년 말 <서울의 봄>에 이어 2024년 <파묘>와 <범죄도시4>가 연이어 천만 관객을 달성했을 때까지만 해도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란 희망이 싹텄다. 하지만 여름 시장의 침체 등 기존의 공식과 패턴을 벗어난 흐
글: 송경원 │
2024-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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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영화 헤아리는 밤, 이처럼 사소한 행복
“하루의 마지막엔 항상 감사할 일이 생겨.” 점점 잠들기 싫어하는 아이를 겨우 재운 뒤 식탁에 앉아 한숨 돌린다. 하루 중 가장 고요한 시간. 따뜻한 물 한잔과 함께 정적을 음미하던 아내가 입을 뗐다. “그래서, 요즘 좀 행복한 것 같아.” 잠든 아이들은 천사다. 꿈나라로 떠난 아이의 평화로운 얼굴을 지켜보다 절로 나온 감탄사겠거니 싶어 대수롭지 않게 받
글: 송경원 │
2024-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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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니가 앞으로 뭘 하든, 하지 마라”(영화 <넘버 3> 중)
다이내믹 코리아에서 주간지는 괴롭다. 대체로 실시간, 일간보단 사유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지만 때때로 극한 직업이 된다. 12월12일 목요일 아침 어느덧 네 번째 버전의 ‘편집장의 말’을 쓰고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글이 오늘 마감 끝날 때까지 온전히 유지될 거란 자신이 없다. 시시각각 바뀌는 상황에 맞춰 새로 글을 쓰는 중이다. 목요일 마감날 다
글: 송경원 │
2024-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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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서울의 밤과 해프닝
모든 일상이 멈췄다. 태어나서 처음 이 상황을 맞닥뜨린 이들부터 한국사의 계엄령을 모두 경험했다는 어르신까지, 45년 만의 계엄령 선포는 국민 모두에게 잊히지 않을 상처를 남겼다. 단 6시간 동안의 악몽으로 마무리됐지만 중요한 건 시간의 양이 아니다. 아니, 이제 시작이다. 우리는 더이상 2024년 12월4일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 정의나 민주주
글: 송경원 │
2024-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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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첫눈, 첫 문장, 겨울의 첫 장면
첫눈이 내린다. 눈 내리는 밤엔 왠지 좋은 글이 나올 것 같은 착각에 젖어든다. 아직 한 문장도 쓰지 않았건만 소리를 먹는 새하얀 고요 안에서 이미 명문이 완성된 양 취해 있다. 김훈 작가는 <칼의 노래>의 첫 문장,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를 쓸 때 ‘꽃은’과 ‘꽃이’를 두고 담배 한갑을 다 피우며 고심했다고 한다. 작가에 빙의하여 나도
글: 송경원 │
2024-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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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희망의 건너편
영화가 끝났다. 극장 밖을 나섰으나 여전히 깜깜하다. 마지막 회차였으니 당연하겠지만 문득 밤이라서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물리적으로나 시기적으로나 바야흐로 어두운 시간이 이어지는 중이다. 그럴 때 어떤 사람들은 희미한 희망의 빛을 찾아 다시 깜깜한 극장 한구석에 자리를 잡는다. 나 역시 그런 부류 중 하나다. 초조한 마음으로 몇편의 영
글: 송경원 │
2024-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