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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리뷰] ‘그 여름’, 서로를 기대어 자라나는 여름날 담쟁이 넝쿨같이
갑자기 날아온 축구공만큼 수아와 이경의 만남은 갑작스럽다. 선명한 갈색 눈동자가 눈에 띄는 이경은 어느 날 운동장 한복판에서 고교 축구선수 수이를 만나게 된다. “왜가리.” 이경은 강가에서 발견한 새 이름을 외는 수이의 발음을 한 음절씩 따라하면서 무의식적으로 그를 되새긴다. <그 여름>은 사랑이야말로 인간에게 가장 진입 장벽이 낮은 일일지 모
글: 이자연 │
2023-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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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리뷰] ‘자우림, 더 원더랜드’, 밴드 자우림의 25년 역사를 간추린 일종의 소책자
2022년 5월, 밴드 자우림이 종일 남들이 노래하는 걸 듣고 있다. 가창 영상을 보낸 660명의 정체는 팬들이다. 자우림은 데뷔 25년을 맞아 떼창 오디션을 진행했고 합격자들은 새 앨범의 코러스 작업에 참여한다. 또 다른 기념 프로젝트는 단독 콘서트다. 멤버들의 하루는 두달 뒤 3일간 치러질 공연에서 쓸 음악을 편곡하고 자잘한 이벤트를 준비하는 일을 중
글: 이유채 │
2023-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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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리뷰] ‘쿠툴룬: 전쟁의 여신’, 흰소리에 끄떡없는 전사 쿠툴룬의 위엄
몽골 공주 쿠툴룬(체렌돌고르 문흐바트)은 활쏘기보다 바느질을 잘하라는 어른들의 말을 납득하지 못한 채 성인이 되었다. 원한 적 없는 타국 왕자와의 약혼식 날, 아버지가 가짜 사절단에 피습되고 제국을 보호하는 황금 경전을 도둑맞는다. 쿠툴룬의 마음은 복수와 조국애로 들끓지만 가족들은 그에게 예정대로 남편을 따라가거나 남아서 아버지 간호나 하라고 말한다. 이
글: 이유채 │
2023-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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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리뷰] ‘안나푸르나’, 성급하고 성찰없는 과거의 연애담
강현(김강현)은 얼마 전 전역한 후배 선우(차선우)에게 전화를 걸어 함께 등산길에 오르자고 제안한다. 선우는 몇 차례에 걸쳐 거절하지만, 강현의 고집에 결국 산행에 나선다. 수년 만에 만난 강현과 선우는 태풍이 불기 직전의 한양도성 순성길을 따라 걸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주된 화제는 연애사다.
선우는 자신을 짝사랑했던 여자를 떠올리며 그녀로부
글: 정예인 │
2023-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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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리뷰] ‘익스트림 페스티벌’, 엉망진창이지만 사랑스러운
행사 대행사 주식회사 ‘질투는나의힘’의 사장 혜수(김재화)는 충청남도 가상의 지방자치단체 망진군청이 주최하는 정종문화제 준비에 한창이다. 참, 축제는 개최 하루를 앞두고 연산군문화제로 바뀌었다! 태조의 이름이 이성계인 것은 알아도 정종의 이름은 단박에 떠올리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옛날 연산군이 망진군 근처까지 사냥하러 왔다는 설이 더 중요했는지도 모
글: 김성찬 │
2023-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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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리뷰] ‘이윽고 바다에 닿다’, 남겨진 이들이 저장해둔 각자의 그리움을 꺼내다
의도치 않게 죽음을 맞이한 사람과 스스로 생을 마감한 사람을 향한 그리움의 무게는 다를까. 어쩌면 남겨진 이들에게 지금 곁에 없는 사람이 부재한 원인은 그리 중요하지 않을 테다. 그보다 부재한 이가 남긴 빈자리를 어떻게 용해야 하는지가 더 큰 문제가 된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홀 서빙을 담당하는 마나(기시이 유키노)는 점장의 갑작스러운 자살 소식을 듣는
글: 김성찬 │
2023-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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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리뷰] ‘타임 이즈 업2’, 눈부시게 아름다운 시칠리아 앞에 거칠게 모난 욕망들
비비안(벨라 손)에게 로이(벤자민 마스콜로)는 가장 힘든 시기를 함께 이겨낸 연인이다. 더 먼 미래를 함께 약속한 둘은 로이가 상속받은 오래된 저택을 정리하기 위해 이탈리아 시칠리아로 향한다. 로이의 바쁜 일정으로 홀로 외로운 시간을 보내야했던 비비안은 우연히 안나(알마 노체)를 만나게 된다. 바이크 사고로 다친 그를 고쳐주며 시칠리아의 이곳저곳을 함께
글: 이자연 │
2023-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