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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방언의 충돌을 통해 정치와 풍자를 이루다,<황산벌>의 언어
모든 영화에는 언어가 있다. 그러나 정작 언어가 중요한 주제가 되는 영화들은 별로 많지 않다. 1964년의 영화 <마이 페어 레이디>(My Fair Lady)는 예외적인 경우이다. 이 영화는 언어학자 히긴스 교수가 꽃파는 아가씨 일라이자의 언어를 수개월에 걸쳐 고쳐줌으로써 그녀를 상류사회로 진입시킨다는 내용으로, 음성학적 지식과 활동이 영화의
2003-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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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독일,진정한 첫번째 통일을 이루다,<굿바이 레닌>
수많은 은유와 장르의 모자이크 <굿바이 레닌>
대한민국에 <친구>가 있다면, 독일에는 <굿바이 레닌>이 있다. <친구>처럼 자국 흥행에 별천지 신기록을 세우면서 바야흐로 <친구>처럼 통일독일에 복고 바람을 불러 일으키는 <굿바이 레닌>은 독일사회에 그 옛날 못 먹고 못 살아도 정 많은 동
글: 남완석 │
글: 심영섭 │
2003-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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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역사의 전복적 독해,<황산벌>
고전적 ‘사극관’을 깨며 서사공간을 확장한 <황산벌>
2003년 10월, 이미 오래전에 그 패권을 TV로 넘겨준 채 변방에 머물던 한국의 ‘사극’(史劇)영화가 중원 회복을 꿈꾼다.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와 <황산벌>. 한발 앞섰던 <청풍명월>이 그 영화적 기동성과 볼거리마저 자신의 것으로 흡수해버린 <
글: 변성찬 │
2003-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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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모방과 위장,<다운 위드 러브>가 복사한 60년대
페이튼 리드의 <다운 위드 러브>는 1962년을 무대로 한 발랄한 코미디다. 이 영화의 여자주인공 바바라 노박은 <다운 위드 러브>라는 현대여성을 위한 지침서를 쓴 신인작가이고 남자주인공 캐처 블록은 그녀가 결혼과 사랑에 매달리는 구식 여자라는 걸 증명하려고 위장해 접근하는 남성지 기자다. 둘은 당연히 사랑에 빠지지만 그 과정은 뻔
글: 듀나 │
2003-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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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아카시아>와 한국 가족호러영화들
공포를 매개로 가족을 생각하다
2003년, 한국영화는 유난히 많은 공포영화를 낳았다. 공포영화가 계절 상품처럼 여름의 극장가에 밀려들어오는 것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2000년 여름에도 한국영화는 공포물(이른바 ‘슬래셔무비’)의 범람을 겪었다. 3년 만에 한국의 여름을 다시 찾아온 공포영화의 홍수. 하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그것이
글: 변성찬 │
2003-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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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현실적으로 확실히 무책임한,<도플갱어>
지독한 묵시록과 달뜬 희망을 함축하는 구로사와 기요시의 <도플갱어>
<도플갱어>라는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떠올렸던 것은 검은 선글라스와 물방울 문양 스카프를 한 여인의 얼굴이었다. 사실은 그 여인의 이름조차 알고 있다- 드루 배리모어. 착해서 거미 한 마리 때려죽일 수 없는 청순가련형 여자가 있는가 하면 그와 똑같이 생겼지만 엽
글: 김종연 │
2003-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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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탐미적 에로티시즘에서 피어난 조화,<스캔들‥>
“모두들 하고 있고, 모두들 알고 있으면서도 입 밖에 내지 않는 게 있지.” 차가운 냉소를 감추며 이제 갓 소실로 입적할 한 풋내기 처녀에게 게임의 규칙을 한수 가르쳐주는 여주인공 조씨 부인의 말대로, 한때 대한민국에서는 ‘모두들 보고 있고, 모두들 만들면서도 모두들 못 본 척한’ 장르가 하나 있었다. 바로 토속 에로물. 1980년대 대표적인 인기를 누
글: 심영섭 │
2003-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