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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알츠하이머’에 대한 원초적 두려움 <기억속에 퍼즐>
자신의 기억을 신뢰할 수 없다는 건 정말 끔찍한 일이다. 가벼운 건망증이나 자기편의적인 기억 왜곡이야 누구든 겪는 일이지만 “내가 누구인가, 여긴 어디인가?” 하는 수준이면 삶 전체가 혼란스러워진다. 연약한 육체를 지니고 태어났지만 이성을 가진 존재라서 특별한, 인간이기에 더욱 그렇다. 주로 ‘알츠하이머’를 다룬 영화들은 <아무르>나 <어
글: 김지미 │
2014-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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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마피아 가족의 근질거리는 본능 <위험한 패밀리>
자신이 몸담았던 조직을 경찰에 밀고한 마피아 보스 프레드(로버트 드 니로)는 가족과 함께 쫓기는 신세다. 프레드 가족은 증인보호제도에 따라, CIA 요원 스탠스필드(토미 리 존스)의 도움으로 프랑스의 한 시골 마을에 잠입한다. 프레드는 작가로 위장해 매일 총을 쏘는 대신 타자기를 두드리며 지난 시간을 들여다본다. 아내 매기(미셸 파이퍼)는 성당에서, 딸
글: 김소희 │
2014-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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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봉건적 이데올로기와 그에 대한 저항 <베일을 쓴 소녀>
18세기 프랑스, 딸만 셋인 집안의 막내딸로 태어난 수잔(폴린 에티엔)은 두 언니의 결혼 뒤 더이상 결혼 지참금을 마련할 수 없다는 이유로 수녀원에 들어가길 강요받는다. 그녀는 완강히 거부해보지만 달리 탈출구가 없다. 1년의 수련기간이 끝나면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실낱같은 희망도 잠시, 자신이 어머니(마르티나 게덱)가 외도해 낳은 딸이란 사
글: 송경원 │
2014-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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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가 어려운 남자 <남자가 사랑할 때>
“눈앞에 아른거리고, 자꾸 생각나면 그게 사랑 아니냐?” 시장통을 전전하며 빚을 수금하는 사채업자 태일(황정민)은 고민에 빠졌다. 빚을 받으러 나간 자리에서 채무자의 딸인 호정(한혜진)을 만났는데, 자꾸만 그녀가 생각나는 이 감정의 정체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호정과 더 가까워지고 싶은 태일은 자신을 만날 때마다 빚을 삭감해주겠다는 말로 그녀를 설득한다
글: 장영엽 │
2014-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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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혈기왕성한 청춘의 연애와 싸움 <피끓는 청춘>
추억은 늘 ‘방울방울’하다.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만든다. 당시에는 숨쉬기조차 힘들었다고 생각되는 일마저 지나고 나면 다 재밌는 얘깃거리가 된다. 요즘 스크린 위에 1980, 90년대가 자주 소환되는 것도 아마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한편에서는 숨통을 조였던 1980년대의 정치 현실을 이야기하지만 누군가는 아기자기하고 소박했던 지극히 사적인 향수에 열광한
글: 김지미 │
2014-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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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잊고 살았던 청춘 <수상한 그녀>
칠순 할머니 오말순(나문희)은 입에 욕을 달고 다니며 남 타박하는 게 몸에 뱄다. 하나뿐인 아들 현철(성동일)을 대학교수로 키웠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남들한테 아들 자랑하는 게 그의 유일한 낙이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우리 아들은”으로 시작되는 말을 즐겨한다. 어느 날 며느리 애자(황정민)가 살림살이에 대한 시어머니 말순의 참견과 잔소리를 참
글: 김성훈 │
2014-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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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인간과 비슷한 좀비 <미스 좀비>
미스 좀비라는 제목에서 <웜바디스>의 꽃미남 좀비에 대항하는 미녀 좀비를 기대할 수도 있겠다. 물론 그라비아 아이돌 출신의 고마쓰 아야카는 이를 능히 해냈겠지만, 감독은 그녀에게 오직 바닥 닦는 일만 시킨다. 사부 감독이 5회차 촬영 만에 완성한 저예산영화다. 사부는 좀비물이 줄 수 있는 장르적 쾌감을 포기하고 인간과 비슷한 좀비를 통해 자신의
글: 김소희 │
2014-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