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사유의 보석함을 채우며
충격은 점에서 멈추지 않고 시차를 둔 채 선으로 이어져, 결국 면의 형태까지 퍼져 나간다.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존 오브 인터레스트>를 처음 본 후 떨리는 손으로 메모장에 이런 기록을 남겼다. “간혹 굳이 언어로 옮겨 적는 것에 회의나 한계가 느껴지는 영화가 있는데 딱 그런 (기분 좋은) 무력감 혹은 도전정신을 안겨주는 작품. 오프닝에서 이미
글: 송경원 │
2024-06-07
-
[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 77회 칸영화제는 타임머신을 타고
영화는 타임머신이다. 인류 최초는 아니지만 (아마도 최초의 타임머신은 ‘이야기’가 아닐까) 가장 직관적인 방식의 타임머신임엔 틀림없다. 흔히 추억의 옛 노래를 들으면 순식간에 과거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고들 하는데, 영화가 시간을 다루는 방식은 좀더 직접적이면서도 복잡하다. 시간을 거꾸로 돌리거나 빨리 감는 건 평범한 축에 속한다. 관객을 영화 속으로 초대
글: 송경원 │
2024-05-31
-
[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 여전히 잘 모른다는 사실을, 이제는 안다
“기후변화는 현실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전 인류와 생명체를 위협하는 긴급한 사안에 대해 힘을 합쳐 방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거대 기업을 위한 지도자를 지지해선 안됩니다. 원주민 생태변화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 우리 자녀들과 아이들의 미래에 관심을 가진 사람, 탐욕스러운 정치인들에 의해 입막음당한 사람, 이
글: 송경원 │
2024-05-24
-
[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 적당해 지지 않는 마음
“힘 빼고, 편하게 해.” 때로(사실 거의 대부분) 말은 내용보다 발화자의 중력에 끌려간다. 같은 말이라도 누가, 어떤 위치에서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로 소화될 수밖에 없다. 목요일 마감, 이번주도 어김없이 영혼이 탈탈 털린 뒤 잠시 넋을 놓고 멍 때리는 중이다. 원래 한창 바쁠 때 맹렬하게 딴짓을 하고 싶어지는 법이라, 한마디 숨을 크게 내뱉으며
글: 송경원 │
2024-05-17
-
[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 여기 당신의 영화제가 도착했습니다.
여기저기서 심란한 소식만 들려온다. 개봉 13일 만에 800만 관객을 돌파한 <범죄도시4>는 80% 넘는 상영 점유율을 차지하며 (정말 오랜 만에) 독과점 논란에 불을 지폈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열린 ‘한국영화 생태계 복원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를 두고 신랄한 비판이 이어졌는데, 틀린 말 하나 없었지만 10년 넘게 똑같은 지적이 이어져도 바뀌
글: 송경원 │
2024-05-10
-
[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 개편을 하였습니다
“기차를 타고 갈 때 뒤를 돌아보면 굽이굽이져 있는데, 타고 갈 때는 직진이라고밖에 생각 안 하잖아요. 반듯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뒤돌아보면 굽이져 있고. 그게 인생인 거 같아요.” KBS2 <다큐멘터리 3일> ‘서민들의 인생 분기점–구로역’ 편에 나온 한 청년의 답변이 중요한 변화의 순간마다, 플래시백마냥 계속 떠오른다. 무심한 듯 조금은
글: 송경원 │
2024-05-03
-
[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 마동석을 아십니까
이번주엔 거의 한권 통째로 마동석 특별판을 준비했다. 세계가 인정하는 작가감독도, 몇십년을 활동한 국민배우도 아닌데 갑자기 왜 마동석이냐고 묻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솔직히 <범죄도시>로 대표되는 ‘마동석 영화’는 그동안 <씨네21>이 관심 갖고 깊게 다뤄왔던 영역과는 거리가 있다. 만듦새와 무관하게 딱히 다양한 해석이 필요한 종류의
글: 송경원 │
2024-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