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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비극을 숨긴 병원의 죽음, <코마> 촬영현장
“또각또각” 숨소리도 들리지 않는 고요 속에 병원 복도를 걸어가는 구두굽 소리만 울린다. 양옆으로 늘어선 병실 문을 뒤로 하고 걸어가는 여주인공 윤영(이세은). 그 순간, 누군가를 찾는 어린 윤영이 그녀의 눈앞에 나타난다. 이곳은 OCN이 투자하고 시오필름이 제작하는 HD 5부작 미스터리스릴러 <코마>의 촬영현장인 남원의 호성병원이다. 몇 개
사진: 오계옥 │
글: 김수경 │
2005-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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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난 왜 맨날 이런 것만 시켜! <내 청춘에게 고함> 촬영현장
“워워, 어휴 저런 애들이 제일 싫어.” 자기가 한 연기를 모니터로 보면서 김태우가 말한다. 아닌 게 아니라, 어느 무료한 늦여름날 어설프게 슬리퍼를 신고 농구장에 들어와 잘 놀던 애들 사이를 헤집고 다니며 대장 노릇을 하는 김 병장의 모습이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태우씨가 몸을 부딪치면 저 친구가 기분 나빠지는 거고… 그러면….” 김영남 감독은
사진: 이혜정 │
글: 정한석 │
2005-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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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낯익은 이방인의 첫걸음, <러브토크> 촬영현장
지난 8월28일 일요일 이른 아침, 이윤기 감독의 두 번째 장편 <러브토크>의 엔딩신 촬영을 앞두고 짧은 비가 짧은 간격을 두고 스쳐 지나간다. 제작부가 뿌리는 인공 비는 아니다.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막 돌아온 써니(배종옥)가 여행가방에서 레인코트를 꺼내 입는다. 꼭 비 때문은 아니다. 사시사철 따뜻한 LA에서 짧은 여름옷을 입고 떠나온 그
글: 이성욱 │
사진: 서지형 │
2005-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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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사진이 우리를 데려다주리라,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사진전
환경영화제와 함께 열리고 있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사진전 <바람이 또 나를 데려가리>는 엄밀히 말하면, 시와 사진전이다. 사진들은 별도의 제목없이 키아로스타미가 쓴 짧은 시와 함께 전시되는 형태가 많다. 하이쿠를 연상시키는 그의 시는 사진처럼 간결하고 상징적이다. 1978년부터 15년 동안 키아로스타미가 찍은 흑백사진 84점을 모은 이번 전시
글: 김수경 │
2005-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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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섹시 커플, 다시 뭉치다, <레전드 오브 조로>
<마스크 오브 조로>가 세상에 나온 지 벌써 7년이 되었다. 캐서린 제타 존스의 여신 같은 미모가 처음으로 빛을 발했고, 안토니오 반데라스를 독보적인 라틴계 스타로 만들어주었던 영화. 그동안 제타 존스는 섹시하고 도발적인 캐릭터 이미지를 다양한 영화 속에서 변주해왔고, 반데라스는 <슈렉2>에서 ‘장화 신은 고양이’의 더빙을 맡아,
글: 박은영 │
2005-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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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벼랑 끝에서 만난 사랑, <로망스> 촬영현장
지난 8월14일 밤 8시께 시작된 촬영이 자정을 훌쩍 넘겼다. 정성껏 되풀이되고 있는 대사. “좋은 음식은 살로 안 가고 마음으로 가거든요.” 윤희(김지수)가 형준(조재현)에게 건네는 이 진심은 이날 촬영뿐 아니라 <로망스> 전체의 중요한 분기점이다. 강력반 형사 형준과 권세가의 며느리 윤희는 벼랑 끝까지 밀려난 터였다. 협잡과 폭력에 허덕이
2005-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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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에릭 봤어? 에릭 왔어? 꺄아~”, <6월의 일기> 촬영현장
‘분유, 유아식, 시리얼, 즉석식품’이라고 쓰여진 39번 코너의 표지판. 그러나, 진열대에는 생리대만 빼곡히 쌓여 있다. 남양주시 덕소의 어느 대형마트, 형사물 <6월의 일기>의 촬영현장이다. 구름처럼 모여든 아이들은 ‘문정혁’(에릭의 본명)이라고 새겨진 의자의 이름은 아랑곳하지 않고 “에릭 봤어? 에릭 왔어?”라며 쉴새없이 조잘거린다. 39
글: 김수경 │
사진: 서지형 │
2005-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