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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귀여운 모녀의 알콩달콩 수다현장, <허브> 촬영현장
“어휴, 내가 안 쳐다보고 있으면 만날 다치냐?” 다부진 말투와 함께 반창고를 붙이는 손놀림이 능숙하다. 영락없이 말썽쟁이 아이를 앞에 둔 엄마의 모습. 그런데 이곳 <허브> 촬영현장에선 무언가가 뒤바뀌어도 단단히 뒤바뀌었다. 꾸지람에 고개를 숙이는 것은 엄마요, 쉴새없이 호통을 치는 것은 딸, 그것도 조금 ‘모자란’ 듯 보이는 딸이다. 이상
글: 최하나 │
사진: 서지형 │
2006-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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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고향에서 청하는 청춘과의 화해, <귀향>
“<귀향>은 나 자신의 근본으로 회귀하는 영화다. 이 영화는 어떤 의미에서 나 자신과의 화해를 구하는 것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내 청춘과의 화해였다. 나의 젊은 시절을 정리한 것이다. 또한, 이 영화는 죽음에 대한 시선을 그리고 있기도 하다”고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올해 칸영화제에서 밝혔다. <나쁜 교육> 이후 만들어진 알모도바르의
글: 정한석 │
2006-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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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조폭도 통역이 되나요? <조폭 마누라3> 촬영현장
“그건 재미없지.” 식탁에 둘러앉은 채 수저를 든 이범수, 오지호, 조희봉을 향해 백동현 촬영감독이 한마디 던졌다. 그럼에도 오지호와 조희봉의 시선이 계속 어긋나자 이번엔 무전기를 통해 조진규 감독의 조언이 날아들었다. 비교적 여유가 있는 이범수는 그 틈을 타 접근해온 방송사의 카메라를 향해 “여름엔 밥이죠”, 너스레를 떨었다. 멍을 그린 분장으로 얼굴
글: 장미 │
사진: 이원우 │
2006-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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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시각장애 소녀와 호스트의 사랑, <사랑따윈 필요없어> 촬영현장
강원도 원주 치악산 중턱. 가파른 숲길을 헤치고 올라가면 울창한 여름 숲 가운데 운행이 끊긴 터널이 모습을 드러낸다. 터널 끝은 아찔한 절벽으로 이어지고, 절벽 바로 앞의 좁다란 공간에서 <사랑따윈 필요없어>의 두 주인공 김주혁과 문근영이 살수차가 뿜어내는 거센 빗줄기 아래서 말다툼하는 장면을 찍고 있다. 문근영은 재벌가의 상속녀인 시각장애인
글: 이다혜 │
사진: 오계옥 │
2006-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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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사실적 카메라로 중계하는 9·11의 비극, <플라이트 93>
2001년 9월11일에 어떤 식으로든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은 정치적이고 윤리적이며, 미학적인 논쟁의 한가운데로 뛰어드는 일이었다. 게다가 할리우드가 9·11을 다루기 위해 버려야 할 것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맹목적인 영웅주의와 성급한 흑백논리, 무책임한 호기심…. 할리우드 재난영화의 단골메뉴를 배제하고 진실만을 담아낸다는, 이른바 ‘미션 임파서블’에
글: 오정연 │
2006-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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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구하라, 마법이 사라져가는 세상을! <게드전기>
<게드전기>의 시작은 25년 전인 198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장편 데뷔작으로 어슐러 르 귄의 판타지 소설 <어스시의 마법사>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르 귄은 강경한 태도로 거절을 거듭했고, 미야자키는 이후 자신이 만든 모든 작품들에 <어스시의 마법사>를 연상시키는 자그마한 각주들을 심어놓는
글: 김도훈 │
2006-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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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전설의 고향-쌍둥이 자매 비사> 촬영현장
서늘한 공기가 팔뚝에 오스스 소름을 돋운다. 후텁지근한 초여름 날씨가 감쪽같이 자취를 감춘 이곳은 파주 헤이리에 자리한 아트서비스 스튜디오. <전설의 고향-쌍둥이 자매 비사>(이하 <전설의 고향>)의 촬영이 한창 진행 중이다. 세트를 내려다보고 있는 조명만이 유일한 불빛인 가운데, 어둠에 일제히 얼굴을 묻은 스탭들은 얼어붙은 듯 말이
사진: 손홍주 │
글: 최하나 │
2006-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