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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죽음 위에 핀 버섯에 자비를, 안시환 평론가의 <미세리코르디아>
<미세리코르디아>라는 제목이 자비를 의미한다고 해서 자비를 영화의 최종 종착지로 여겨서는 안된다. 제목에는 ‘자비’라는 단어를 내걸었지만 영화에서 이와 비슷하게 사용되는 단어는 ‘무상의 사랑’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정지된 구조가 아니라 그 구조를 넘어서는 에너지”라던 질 들뢰즈의 지적처럼, <미세리코르디아>가 이야기하는 자비는 선규
글: 안시환 │
2025-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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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어려운 척 쉬운 길로, 이병현 평론가의 <슈퍼맨>
슈퍼히어로의 대명사인 ‘슈퍼맨’을 주인공으로 삼은 이 작품은 새로운 DC 유니버스를 알리는 공식 작품이다. 그러나 <슈퍼맨> (2025)이 남긴 첫인상은 어쩐지 뜨뜻미지근하다. 히어로물 패러디를 연상케 하는 특유의 톤 때문이다. 이를테면 <인크레더블> <메가마인드> <슈퍼배드> 같은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있던
글: 이병현 │
2025-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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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이유 찾기 위한 달리기, 김철홍 평론가의 <28년 후> < F1 더 무비 >
비슷한 시기에 월드 와이드로 개봉하여 관객몰이를 하고 있는 <28년 후>와 <F1 더 무비>에는 개봉 시점 외에 묘한 공통점이 있다. 첫째로 두 영화의 서사에 30년에 달하는 긴 시간의 역사가 암시되어 있다는 것, 이를 바탕으로 베테랑과 루키간의 구도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그들이 베테랑이건 루키건 간에 반드시 적들보다 빠른
글: 김철홍 │
2025-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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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환상은 이토록, 홍수정 평론가의 <퀴어>
“자꾸 나랑 자려고 하잖아. 하여간 이래서 퀴어들이 싫어. 그냥 친구로 만나는 게 불가능하다니까.”
영화의 초반, 리(대니얼 크레이그)와 함께 놀던 남자는 그가 자리를 뜨자마자 뒷담화를 한다. 폭력적인 말을 뒤로한 채 리는 걷는다(이때 스산하던 사운드가 너바나의 <Come as You Are>로 이어지는 순간의 쾌감이 상당하다). 중절모를 눌러
글: 홍수정 │
2025-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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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불온함과의 대화, 장병원 평론가의 <풀>
다큐멘터리영화 <풀>(2024)에 대한 나의 호감은 하나의 기원을 가지고 있다. 다큐멘터리스트가 대상에 대해 취하는 입장 혹은 그것에 대한 헌신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다. 거기에 왕도가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연출자 이수정(<시 읽는 시간>(2016), <재춘언니>(2020))은 다큐멘터리스트가 현실에 개입하고, 또 그것을
글: 장병원 │
2025-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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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추락하는 영광: 믿음의 역량에 관하여, 이보라 평론가의 <페니키안 스킴>
“첨탑은 여전히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었는데 누구도 그 위로 뛰어내리진 못했고.” -황유원, <잘린 목들의 합창>
“세상이 우리 앞에 주어졌다는 원초적 사실을 우리는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아닐까?”-테리 이글턴, <신을 옹호하다>
몇해 전 <프렌치 디스패치>에 대한 글(<씨 네21> 1332호)
글: 이보라 │
2025-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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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픽션을 흔드는 현실, 김성찬 평론가의 <신성한 나무의 씨앗>
몇년 전 이 영화를 접했다면 감회가 달랐겠다. 작품 속 불법 체포된 2022년 이란 히잡 반대 시위자에게 사형을 선고하도록 사법부를 압박하는 검사, 여기에 독립적이기는커녕 순응하는 사법부, 현실과 다른 보도를 일삼는 매스미디어와 거기에 부화뇌동하는 세속적인 군중의 모습을 우리의 삶과 동떨어진 저 멀리서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스펙터클로 즐겼을지 모른다. 그러니
글: 김성찬 │
2025-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