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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김수민의 클로징] 두 세계 사이에서
“오타인가?” 기사에 적힌 그의 나이가 낯설다. 금속노조 아사히글라스지회 차헌호 지회장. 2015년 아사히글라스에서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하자 원청은 하청 기업과의 계약을 해지했다. 서울에 직장이 잡히면서 내가 구미를 떠나던 무렵이다. 이후 그는 내 머릿속에서 옛날 그 나이로 남아 있었던 것 같다. 최근 대법원은 원청이 해고 노동자들의 실질적 사
글: 김수민 │
2024-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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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홍기빈의 클로징] 아나키즘의 유혹
아나키즘. 한때 ‘무정부주의’로 번역되었던 이 말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파괴, 테러, 방화, 무질서 등 부정적인 의미를 떠올리게 한다. 아나키즘은 19세기 이래로 폭넓은 의미의 사회주의운동의 한 조류로서 장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아는 이들도 이를 공산주의 이상으로 과거의 유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자유주의, 사회주의, 파시즘, 민족주의
글: 홍기빈 │
2024-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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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정준희의 클로징] 기적의 시작, 파멸의 기원
독립운동과 대한민국의 건국이 오로지 이승만의 업적이라고 주장하는 영화 <기적의 시작>이 공영방송 KBS에, 그것도 광복절에 편성된다고 한다. 이 글이 나갈 시점엔 이미 전파를 타고 난 뒷일이 될 듯하지만, 본래 일정표로는 금요일인 <독립영화관>을 하루 앞당겨 추가 편성하면서까지, 제작진이 방송권 구매를 거부하자 담당 국장이 기안하여
글: 정준희 │
2024-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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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임소연의 클로징] 언캐니 밸리에 빠진 개미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갔다가 우연한 기회에 들른 박물관에서 봤던 개미들을 잊을 수 없다. 한구석에 얕게 물이 채워진 수조가 있고 그 안에 큰 잎사귀가 여럿 달린 나뭇가지가 꽂힌 유리병이 두어개가 놓여 있었다. 그 사이를 다리처럼 연결하고 있는 베이지색 굵은 로프와 함께 거의 모든 잎의 가장자리가 톱니바퀴처럼 뜯겨져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도대체 이
글: 임소연 │
2024-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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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김수민의 클로징] 돌아오지 않는 해병
“지원병 제도는 전쟁과 군대로 인한 제반 논의가 특정 소수집단의 문제로 축소되는 체제다. 이에 반해 보편적 의무로 운영되는 징병제는 어쩔 수 없이 전 사회적인 관심사가 된다.”(‘징병제는 최선의 선택’, 정희진, <한겨레> 2013년 10월11일) 한때 징병제는 국민을 상명하복 질서에 총동원하고 전 사회를 병영화했다. 하지만 군에 대한 문민
글: 김수민 │
2024-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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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홍기빈의 클로징] '과시적 소비'가 아니라 '모방적 소비'가 문제다
애덤 스미스 하면 ‘보이지 않는 손’이다. 카를 마르크스 하면 ‘자본주의의 붕괴’다. 소스타인 베블런 하면 ‘과시적 소비’다. 하지만 <국부론>에는 ‘보이지 않는 손’ 이야기가 거의 나오지 않으며, <자본론>에는 ‘자본주의의 붕괴’ 이야기가 암시되어 있을 뿐이다. 마찬가지로 <유한계급론>에서 정말로 중요한 개념은 ‘과시적
글: 홍기빈 │
2024-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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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정준희의 클로징] 논평은 넘쳐나지만 평론이 어려워진 세상
요즘 영화평론가들은 어떻게 살까 궁금해하곤 한다. 극장 영화만 있는 게 아니다 보니, 그리고 영상물에 대한 접근의 지리적·시간적 경계가 사라지다 보니, 관련 평론가들이 다루어야 할 물량이 엄청나게 증가했다. 그렇다면 그만큼 일자리와 수입이 늘어나야 할 것 같은데 실상은 그렇지 못할 게 거의 확실하다. 평론이란 결국 (책, 잡지, 신문, 방송 및 금전적
글: 정준희 │
2024-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