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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What happens next?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행동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격언이지만 최근엔 동의하기 어려운 일만 잔뜩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너무 많은 생각들이 흙탕물처럼 피어나 덮쳐온다. 가만히 보면 딱히 크게 문제가 생긴 건 없는데,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밤에는 수시로 깬다. 이 상태를 설명할 길이 없어 며칠 끙끙
글: 송경원 │
2026-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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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봄이 오면
봄이네. 늦은 저녁 도시락 사러 가는 길, 내리는 비를 보며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말이 입 밖으로 나왔는지, 혼자 속으로 삼켰는진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냥 봄을 맞이하는 소리가 어디선가 들린 것 같다. 개인적으로 언제부터가 봄인지에 대한 분명한 기준선이 있다. 입춘의 절기도, 따뜻해진 기온도, 달력의 날짜도 아니다. 비가 내릴 때 땅에서 알싸한 봄
글: 송경원 │
2026-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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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왕과 사는 남자>와 <휴민트>, 어둠 속에 성냥불을 켜는 질문
<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와 함께 극장가에 훈풍이 불었다. 관객 700만명을 눈앞에 둔, 약간의 과장을 보태 1천만명도 가시권에 들어온 <왕사남>의 흥행을 두고 여러 평가와 분석이 쏟아진다. 대체로 끄덕여지지만 한번 짚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이 있다. ‘그동안 극장이 한산했던 이유가 볼만한 영화가 없어서였다는 걸
글: 송경원 │
2026-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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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너의 이름은.
“근데, 편집장님. 제 이름이 뭔지 아세요?” 마침내 두려워하던 그 질문이 당도했다. 사람 만나는 일을 업으로 삼은 입장에서 늘 외면하고 도망쳤던 질문. 8개월가량 함께 작업하던 이들과 처음으로 회식을 가진 날, 불쑥 질문이 나왔다. 아마 좀처럼 직접 호명을 하지 않는 말투가 이상해 보였던 모양이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긴 시간 함께하면서도 이런저런 핑계
글: 송경원 │
2026-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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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트렌드와 클래식, 흐름 읽기의 기술
“가인이한테 ‘나 너 때문에 고생깨나 했지만 사실 너 아니었으면 내 인생 공허했다’, 요렇게 좀 전해주세요.” <헤어질 결심>의 해준과 서래만큼이나 임팩트를 남긴 건 해준이 수사하는 살인사건의 용의자 홍산오의 사연이다. 사랑의 한 속성을 관통하는 듯한 이 문어체의 러브레터는 배우 박정민의 핏발 선 눈빛과 충돌하며 형용하기 어려운 애절의 골짜기
글: 송경원 │
2026-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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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듣는 존재
“워낙 조곤조곤 말씀하셔서 저도 덩달아 목소리가 낮아졌네요.” <왕과 사는 남자>에서 유배지를 자처한 마을의 촌장 엄흥도 역할을 맡은 유해진 배우를 인터뷰했다. 끝나자마자 마치 조용한 도서관에서 나서는 사람처럼 목소리가 커진 그를 보며 뒤늦게 깨달았다. 숨 쉬듯 너무 자연스러워 눈치채지 못했지만 인터뷰 내내 나의 페이스와 톤에 맞춰주고 있었다
글: 송경원 │
2026-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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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안녕, 양소룡, 로저 앨러스 그리고 벨러 터르
극장가에 멜로 로맨스의 불꽃을 지피고 있는 <만약에 우리>의 원작 영화 <먼 훗날 우리>에는 작품을 관통하는 한줄의 대사가 있다. 오랜 우여곡절 끝에 재회한 린젠칭(정백연)에게 샤오샤오(주동우)가 말한다. “I miss you.” 린젠칭이 자신도 보고 싶었다고 답하니 샤오샤오는 울먹이며 내뱉는다. “내 말뜻은, 내가 널 놓쳤다고.”
글: 송경원 │
2026-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