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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누가 생부를 무시하는가? <우주전쟁>
<우주전쟁>은 꽤 현실적인 재난영화다. 우선 <인디펜던스 데이>나 <딥 임팩트>에서 보이는 ‘재난상황에서도 일사불란하게 유지되는 공권력과 사회질서’가 없다. “만인은 만인에 대한 늑대”라는 말처럼, 재난이 터지면 2차적인 약탈과 무질서로 더 많은 사람이 죽을 것이다. 따라서 차를 뺏기는 위치에 섰던 주인공이 곧 배를 타기
글: 황진미 │
2005-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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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이명석의 씨네콜라주] 노땡큐 탈출
“사람 살려. 사람 살려요.” 고립무원 무인도에서 외롭지만 꿋꿋이 살아온 팀 로빈슨 크루소. 무인도 생활 7주년을 기념한 자축 파티를 벌이던 중, 모닥불의 불티가 야자수에 옮겨 붙으면서 섬 전체를 태워버릴 만큼의 엄청난 화재를 일으키고 만다. 불을 피해 바닷가로 도망 나온 로빈슨은 때마침 이 불기둥을 보고 찾아온 선박에 의해 구조를 받게 된다. 허겁지겁 배
글: 이명석 │
2000-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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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아줌마, 극장가다] 진짜는 따로 있어, <슬리피 할로우>
“사실 난 죽은 놈들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통통하고 싱싱한 뺨을 가진 놈을 가장 좋아하지요. 송장이 찾아올라치면 난 대문을 걸어버리지요. 고양이가 죽은 쥐를 싫어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슬리피 할로우>를 보던 중에 메피스토펠레스가 파우스트를 놓고 주님하고 내기를 하면서 했던 말이 뜬금없이 떠올랐는데, 악마조차 이런 실정인 걸 사람들은 왜
글: 최보은 │
2000-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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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고운 그 자태, 놀 줄은 모르는구나, <춘향뎐>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은 도입부가 매우 겸손하다.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는 명창 조상현의 <사랑가> 대목이 깔리는 크레딧 시퀀스가 끝난 뒤 화면은 조상현의 판소리 완창 공연이 열리는 어느 극장을 찾아 들어가고 조상현이 소리 공연을 시작하면 영화 <춘향뎐>의 이야기도 펼쳐진다. 조상현의 소리 가락에 따라 판소리 리듬을 온
글: 김영진 │
2000-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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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이명석의 씨네콜라주] 인어 공주
“꺄아악, 꺄아악, 너무 멋져.” “정말이야, 언니. 나 미칠 것 같아. 어쩜 그렇게 잘 생겼을까? 마치 진주로 빚어놓은 것 같았어.” “아, 비극이야. 비극. 왜 이 바다 밑에는 해삼이나 말미잘 같은 것들밖에 없을까? 바다 위는 저렇게 눈부신데. 아, 나의 왕자님.” 인어 공주 에어리얼은 귀를 쫑긋 세우고 언니 인어들이 떠드는 소리를 들었다. “언니 또
글: 이명석 │
2000-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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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디즈니랜드에 들어선 공포 극장, <슬리피 할로우>
팀 버튼이 아직 ‘어른스러운’ 주제는 다뤄본 일이 없지만, 돈 되는 할리우드 감독치고 미학적 완결성을 그보다 더 엄격하게 추구하는 이 또한 없다. 데이비드 린치보다는 좀더 폼잡는 대중적 감독이고 스티븐 스필버그보다는 대중적 성공에 신경을 덜 쓰는 편인 버튼은, 스튜디오 영화의 소잿감을 특유의 음습하고 수다스러운 표현주의적 목표를 위해 끈질기게 뒤집고 뒤틀
글: 짐호버먼 │
2000-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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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모든 사라지는 것들의 이름을 부른다, <철도원> <러브레터>
문화란 옷이 공기와 같아서 입고도 입은 줄 모른다면, 결국 문화를 잡는 방법은 그릇과 종지, 촛대와 장신구 같은 사소한 것들이 들려주는 작은 이야기에 귀기울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오늘은 좀 멀리 돌아가야겠다.
와리바시- 일회용이 주는 비장함
<러브레터>와 <철도원>을 이야기하는 마당에 웬 난데없는 젓가락 장단
글: 심영섭 │
2000-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