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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호의 트립 투 유럽]
[한창호의 트립 투 이탈리아] 히치콕의 스릴러에서 코먼의 호러까지 <쾌락의 정원> <007 카지노 로얄> <로코와 그의 형제들>
앨프리드 히치콕의 감독 데뷔작은 <쾌락의 정원>(1925)이다. 영화의 주 배경은 런던이지만, 데뷔작부터 히치콕은 이국정서를 자극하는 지리적 호기심을 숨기지 않는다. 알다시피 낯선 곳에 대한 열망은 히치콕 영화의 중요한 서사적 동기다. 데뷔작에서 강조된 장소가 이탈리아 북부의 코모 호수(Lago di Como)다. 밀라노에서 북쪽으로 약 50k
글: 한창호 │
2016-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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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호의 트립 투 유럽]
[한창호의 트립 투 이탈리아] 사막에서 낙원까지 - <밤> <로코와 그의 형제들> <아이 엠 러브>
나에게 밀라노는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와 함께 왔다. 밀라노에서의 하룻밤을 그린 <밤>(1961)을 통해서다. 패션의 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그런지 밀라노는 보통 세련되고 화려한 공간으로 각인돼 있다. 도시를 대표하는 밀라노의 너무나도 눈부신 대성당을 떠올려보라. 그렇게 휘황찬란한 곳이 진정 신을 위한 성전(聖殿)일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다
글: 한창호 │
2016-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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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호의 트립 투 유럽]
[한창호의 트립 투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피사와 그 인근
피사는 피렌체에서 서쪽으로 약 80km 떨어진 지점에 있다. 이탈리아반도 왼쪽의 티레니아 바다에 거의 붙어 있다. 그래서 중세 때는 패권도시 피렌체와의 경쟁은 물론, 해상권 통제를 두고 북쪽 제노바와 경쟁까지 벌여야 했다. 말하자면 피사는 이탈리아의 최상위 패권도시였다. 그런데 13세기에 제노바와의 전투에서 패하면서 피사는 지금과 같은 인구 9만명 정도
글: 한창호 │
2016-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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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호의 트립 투 유럽]
[한창호의 트립 투 이탈리아] ‘영국인 환자’가 죽어 누워 있을 때
토스카나는 르네상스의 발원지다. 그 중심은 물론 피렌체다. 다른 도시들은 한때 피렌체와 패권을 다투다 그 세(勢)를 잃었거나, 또는 약화된 채 지금에 이른다. 토스카나의 대표적인 다른 도시들은 피사, 시에나, 루카, 그리고 아레초 등인데, 이곳은 지금도 피렌체에 강한 라이벌 의식을 갖고 있다. 특히 대학의 도시 피사와 예술의 도시 시에나의 경쟁의식이 대단
글: 한창호 │
2016-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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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호의 트립 투 유럽]
[한창호의 트립 투 이탈리아] 단테의 고향, 예술의 성지
피렌체는 ‘단테의 고향’이다. 조반니 보카치오에 따르면,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피렌체는 축복받은 땅이다. 호메로스에 의해 그리스가, 베르길리우스에 의해 로마가 불멸의 땅이 됐다면, 이탈리아는 바로 단테 덕분에 영원에 이를 것인데, 피렌체는 ‘계관시인’을 낳은 ‘엄마의 땅’이라는 이유에서다. 신화와 사실 사이의 이야기이겠지만, 실제로 시인의 모친은 월계수
글: 한창호 │
2016-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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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호의 트립 투 유럽]
[한창호의 트립 투 이탈리아] ‘추상적인 분노’를 찾아가는 여행
“나는 추상적인 분노에 사로잡혀 있었다.” 이탈리아 모더니즘 문학의 대표 작가인 엘리오 비토리니는 자전적 소설 <시칠리아에서의 대화>를 이렇게 시작했다. 네오리얼리즘의 정치와 초현실주의의 환상을 섞은 이 작품에서 비토리니는 어느 인쇄공 남자의 입을 통해 파시즘 시대를 살아가는 고통을 털어놓았는데, 그는 그것을 ‘추상적인 분노’라고 압축했다. 명
글: 한창호 │
2016-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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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호의 트립 투 유럽]
[한창호의 트립 투 이탈리아] 고대 그리스의 목가적 이상향을 꿈꾸며
이탈리아 사람이 아니라면, 시칠리아는 약간 비현실적인 공간으로 비칠 것 같다. 양떼들이 거니는 아름다운 자연과 순수한 얼굴들에 대한 인상 같은 거다. 시칠리아의 ‘신화’가 전세계로 확산된 데는 <대부>(1972)의 역할이 컸다. 주로 유럽인들에게만 알려져 있던 시칠리아는 <대부>가 발표된 뒤, ‘지중해의 낭만’을 자극하는 데 있어서는
글: 한창호 │
2015-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