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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백두산>의 재난 앞에서 무력한 소녀를 보며 슬픔에 빠지다
<백두산>은 슬픈 영화였다. 순옥이라는 인물이 아니었다면 슬플 일은 없었을 것이다. 어린 배우인 김시아가 순옥을 연기했다. 전에 그를 두번 보았음을 기억했다. 그는 부모의 존재가 아쉬운 역할을 내리 맡았다. <미쓰백>(2018)에서 친부로부터 폭력을 당하며, <우리집>(2019)에서는 부모의 존재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글: 이용철 │
2020-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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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백두산>의 우정을 의심하며 영화에 내재한 정치적 무의식을 숙고하다
최근 제작되는 남북 분단 소재의 영화 중 관객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한 유형은 현재의 남북 관계를 토대로 ‘만약에’라는 서사적 가정을 결합시키는 작품들이다. <강철비>와 <백두산>은 모두 현 남북 관계에서 가장 민감한 사안인 북핵 문제를 중심에 두고 쿠데타와 백두산 폭발이라는 서사적 가정을 결합하여 겨울 시즌 흥행작으로 자리매김하는
글: 안시환 │
2020-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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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포드 v 페라리>를 통해 드러낸 미국 영화산업의 본질
<포드 v 페라리>(2019)의 배경인 1960년대 중반은 레이싱 장르의 영화가 폭발했던 시기다. 1966년 존 프랑켄하이머가 <그랑프리>로 금자탑을 세운 뒤, 레이서로도 유명한 폴 뉴먼의 <위닝>(1969)이 나왔고, 그들에게 질세라 스티브 매퀸은 <르망>(1971)의 주인공을 고집했다. 만듦새에서 <위닝
글: 이용철 │
2020-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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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캣츠> 톰 후퍼 감독의 잘못된 선택에 관하여
1970, 80년대에 오페라영화를 만들려는 유행이 잠시 분 적 있었다. 잉마르 베리만, 조셉 로지, 프란체스코 로시, 프랑코 제피렐리와 같은 쟁쟁한 감독들이 이 유행에 참여했고 상당히 좋은 작품들을 냈다. 카라얀 역시 이 시도에 관심을 가졌고 직접 감독작을 내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 소련에서는 이미 나와 있는 녹음 위에 새 배우들이 립싱크하는 방법으로 오
글: 듀나 │
2020-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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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애틀랜틱스>가 선보이는 이미지의 힘
<애틀랜틱스>를 관람한 이들은 아마도 비슷한 이유로 이 영화를 보게 되었을 것이다.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영화를 기어이 찾아보고자 했다면, 거기엔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경력이 많은 부분 흥미를 끌었을 것이다. 그러나 마티 디옵은 그 이름이 익숙하지 않을 뿐, 이미 단편 작품들로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으며,
글: 홍은미 │
2020-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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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결혼 이야기>가 섬세하게 쌓아올린 시간의 힘에 대하여
<결혼 이야기>는 집요할 만큼 ‘대칭적인 하나의 짝’으로 구성된 영화다. 전반적으로 결혼과 이혼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은 물론이고, 니콜(스칼렛 요한슨)과 찰리(애덤 드라이버)라는 주인공들이 그러하며, LA와 뉴욕이라는 배경 또한 대립적으로 비친다. 가족드라마인 동시에 매력적인 법정 영화인 이 영화에서 찰리가 만나는 두명의 남자 변호사
글: 박정원 │
2020-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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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디에고> <세나: F1의 신화> <에이미>를 통해 본 아시프 카파디아의 작품 세계
나폴리팀의 크리스마스 파티, 디에고가 구석 테이블에 침묵을 지키며 앉아 있다. 항상 축제의 중심에서 좌중을 장악하던 이전과 상반된 모습이다. 사운드가 페이드아웃되고 디에고가 공허한 눈빛으로 바닥을 응시한다. 혼자만 다른 시공간에 존재하는 듯이. 1990년 월드컵에서 이탈리아가 아르헨티나에 패배한 이후 급변한 디에고의 상황이 단적으로 드러난 숏이다. 미디어
글: 조현나 │
2019-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