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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반복 안에서 찾은 새로움, 김기덕 감독의 신작 <시간>
이 글을 쓰기 전에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이야기 혹은 하소연. 나는 김기덕 감독을 지난해 부산영화제에서 밤 11시 반에 파라다이스호텔 맞은편에 있는 작은 클럽에서 한 영화사가 연 미드 나이트 파티에서 스쳐 지나가듯이 만났다. 아직 열세 번째 영화를 찍기 전의 일이다. 그때 그에게 다음 영화를 빨리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는 슬프게 말했다. “
글: 정성일 │
2006-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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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중년의 신체를 내세운 영화의 정치성
<무인 곽원갑>의 이연걸과 <원초적 본능2>의 샤론 스톤을 비교해 생각해보려한다.
둘 다 영화에서 몸을 많이 써야 하는 사람들인데, 통상적인 의미로 젊은 몸을 가진 사람들은 아니다. 나이 들어가는 무술의 고수와 더이상 젊지 않은 원초적 본능의 상징, 이 두 사람은 대규모 제작비가 든 블록버스터에서 가장 스펙터클한 신체로 영화의 중앙에
글: 김소영 │
2006-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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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위장된 죄의식의 자학게임, <히든>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당신이 <히든>을 다 보고 나서도 누가 테이프를 보냈는지 알고 싶어한다면, 그것은 당신이 영화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는 의미다”라고 감독 미카엘 하네케는 말했다. 하지만 결국 그 테이프 때문에 한 가족 전체가 신경쇠약에 이르렀고, 한 불행하고 착한 사내는 자살했다. 그러니 감독에게 멍청하다는 핀잔을
글: 허문영 │
2006-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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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일본 청춘만화라는 소우주, <스윙걸즈>
나는 지금 카운트 베시가 1938년 데카 레이블을 위해서 했던 24곡의 녹음을 들으면서 이 글을 쓴다. 왠지 그렇게 해야만 할 것 같다. 물론 레스터 영이 테너 색소폰이다. 첫곡은 <조지아나>이다. 그런 다음 이 귀여운 영화를 떠올린다. 야구치 시노부의 <스윙걸즈>를 보았다. 야구치 시노부는 재즈를 향한 간절한 사랑을 바치는 중이다.
글: 정성일 │
2006-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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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옛 영화의 경이로운 발견, <미몽> <반도의 봄>
중국전영자료관에서 한국영상자료원에 도착한 세편의 일제강점기 영화, <미몽>(죽음의 자장가)(양주남, 1936), <반도의 봄>(이병일, 1941), <조선해협>(박기채, 1943)을 보았다. 지난 3월2일부터 5일까지 상영되었고 이중 <미몽>은 재상영할 것이라고 한다. 일제강점기 때 약 160편의 영화가 만들어진
글: 김소영 │
2006-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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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쓰레기 속에서 별을 볼 수 있네, <시티즌 독>
판타지와 뮤지컬과 호러와 멜로가 뒤섞인 <시티즌 독>은 더 판타스틱하고 더 그로테스크한 타이판 <아멜리에>다. 대도시를 배회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입을 모아 노래를 부르고, 정어리 통조림에 실려나간 손가락은 주인을 찾아온다. 죽은 오토바이 택시기사는 착한 좀비가 되어 다시 오토바이를 몰고 다니며, 초라한 곰 인형은 소녀에게 버림받아 운
글: 허문영 │
2006-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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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가족을 지키려는 카우보이의 다짐, <브로크백 마운틴>
1963년 여름 그들은 양치기로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간다. 에니스(히스 레저)와 잭(제이크 길렌홀)이다. 8월에도 산은 춥기만 하고, 먹을 것은 콩 통조림뿐이지만, 돌보아야 할 양들은 무수히 많다. 그러나 양치기인 이들은 피 끓는 젊은 시절을 보내는 중인지라 양치는 일보다 다른 데 관심이 많다. 과묵하다기보다는 말을 요령있게 못하는 에니스와 촉촉하고 정감어
글: 김소영 │
2006-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