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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cine scope] 철조망 너머로, 영화야 날아라
판문점을 지나 통일대교를 건넜다. 촘촘했던 건물 대신 넓은 들판이 펼쳐졌다. 흐르는 물도 빛난다. 대성동의 영화관을 찾아가는 길은 낯선 풍경의 연속이었다. 남한 최북단 마을이자 비무장지대 내 유일한 거주촌. 전쟁과 아픔의 역사를 그대로 간직한 곳인 대성동은 말로 담기 어려운 적막을 품은 마을이었다. 무표정의 군인들과 소박한 초등학교. 그리고 이 풍경을 거칠
사진: 최성열 │
글: 정재혁 │
2009-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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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cine scope] 살인현장에 형사의 아내 흔적이?
악명 높은 조직의 2인자가 살해됐다. 핑크 바이올렛 립스틱이 묻은 유리잔, 벨벳 단추, 귀걸이 한쪽이 살인 현장에서 발견된다. 강력반 형사 성열(차승원)은 그것이 아내 지연(송윤아)의 흔적임을 알아차리고 동료 최 형사 몰래 현장의 증거를 지운다.
지난 2월10일 용인의 한 세트장에서 진행된 윤재구 감독의 <시크릿> 촬영현장. “슛 들어갑니다.
사진: 오계옥 │
글: 이주현 │
2009-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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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캔버스 안의 비너스 여신
“어, 이거 괜찮은데. 오, 그것도 좋은 것 같다.”
9월23일 자정,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구혜선이 갸우뚱거린다. 촬영에 대한 설명을 듣지 않았더라면, 이 풍경을 커피 CF의 한 장면으로 착각했을지도. 그러나 이날만큼은 배우가 아닌 ‘감독 구혜선’이다. 제7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의 공식 트레일러를 그녀가 연출하기로 한 것. 올해 몇몇 영화제에서 상
사진: 최성열 │
글: 김성훈 │
2009-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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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태풍보다 강렬하게 축제 시작!
태풍 멜로르가 개막식의 열기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전날까지 해운대 길가의 나무들, 상인들이 깔아놓은 좌판들을 단숨에 집어삼킬 기세였던 강풍이 언제 그랬냐는 듯 모습을 쏙 감춘 것. 덕분에 쾌청한 날씨 속에서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10월8일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상영장에서 열렸다. 행사 시작 2시간 전부터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의 열렬한 반응과
글: 김성훈 │
2009-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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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언니들의 수상한 파티
물 밖으로 흠뻑 젖은 미인이 걸어나온다… 까지 들으면,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이 떠오를 법도 하다. 안타깝게도 그런 우아하고 경건한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다. 영화 <걸프렌즈>의 송이(강혜정), 진(한채영), 보라(허이재)는 화려한 파티장에서 뒤엉켜 치고박고 쥐어뜯고 할퀴다가 결국 수영장에 빠지는 망신을 겪고 난 직후다.
지난
사진: 이혜정 │
글: 김용언 │
2009-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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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홍길동이 옆집에 산다면…
왕복 6차선 도로 위에서 싸움이 벌어졌다. 6 대 2. 한명이서 세명을 마크해야 하는 상황이다. 수적으로도 밀리고 얼핏 외형을 봐서도 한쪽의 일방적 승리가 점쳐진다. 상식적으론 이럴 때 도망치는 게 맞다. 그러나 패랭이를 쓰고 짚신을 신지 않았다 뿐이지 이들은 홍길동 가문의 후예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설움은 자신이 홍길동의 후손이라고 밝히지
글: 이주현 │
사진: 최성열 │
2009-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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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이번엔 주유소 사수궐기?
“대체 뭐야. 여기가 전쟁터야? 아프가니스탄이야?”
9월6일 부산 센텀시티의 한 주유소. 하얗게 질린 망치(박상면)가 외마디 비명을 지른다. 그럴 만도 하다. 주유소 4인방부터 고삐리, 탈옥한 망치파 일당, 짱돌(백종민)이 이끄는 스쿠터 일당까지. 모두 합쳐 30여명의 사람들이 엉망이 된 얼굴로 뒤엉켜 있으니 말이다. 그러고 보니 기름 넣는 주유소에서
사진: 오계옥 │
글: 김성훈 │
2009-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