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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시어처럼 함축적인
류성희 미술감독/<박쥐> <마더> <괴물>
인상 깊은 오브제들이 많지만 ‘사물’이라고 말하는 순간 두 가지가 떠올랐다. 첫 번째는 <양들의 침묵>(1991)에 나오는 스킨 슈트다. 살인마 버팔로 빌은 납치한 여성들의 피부를 벗겨 옷을 만드는데 살아 있는 사람을 옷으로 만든다는 행위가 무척 충격적이었다. 일차적으
글: 송경원 │
2014-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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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호모 루덴스
안다고 피해갈 수 있는 게 아니다. J. J. 에이브럼스가 떡밥의 제왕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음에도 매번 그가 쳐놓은 덫에 걸려들고 마는 건 어찌된 노릇일까.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그는 떡밥으로 관객을 속이려는 게 아니라 그 자체를 즐길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떡밥이 (어떨 땐 메인 요리보다) 너무 맛있다. 카메라를 대할 때 J. J.
글: 송경원 │
2014-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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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I like Soju
인간은 동물이며 정신적인 존재이다. 가끔 동물성이 과잉될 때도 있고, 이성이 감정을 이길 때도 있다. 홍상수의 영화는 이 간극을 파헤치며 이야기를 발전시킨다. 그의 영화에서 인간 내면은 ‘소주’를 통해서 드러난다. 맥주나 막걸리도 등장하지만, 비율 면에서 소주가 월등히 높다.
2002년작 <생활의 발견>은 아예 소주를 상기시키는 초록 빛깔로
글: 이지현 │
2014-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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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개성을 빌리다
할리우드의 코미디가 세계의 관객을 기쁘게 한 데는 세명의 발군의 배우, 곧 찰리 채플린, 해럴드 로이드, 버스터 키튼의 역할이 컸다. 이들은 전부 영화 초창기에 한롤(roll)짜리 짧은 영화에 출연하며 경력을 쌓은 뒤, 1920년대 장편영화를 통해 스타가 됐다. 거의 동시대에 활약했기 때문에 서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고, 자신의 개성을 계발하는 노력도
글: 한창호 │
2014-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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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꿈으로 가는 문
데이비드 린치는 말한다.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영화관에 들어가 불빛이 꺼지는 순간은 마술적인 느낌이 든다. 순간 사방이 조용해지고 커튼이 올라가기 시작한다. 아마 커튼은 붉은색이리라. 그러면 당신은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다.” 린치의 영화는 꿈이다. 흔히 몽환적, 환상적이라고 표현되는 모호한 분위가 그렇고 최면을 걸듯 당신을 이끌고 들어가는 과
글: 송경원 │
2014-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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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움직이는 감정의 밀실
<사랑에 빠진 것처럼>에서 세번 놀랐던 순간이 있다. 그 첫째는 영화의 초반부 장면에서 역 앞에서 손녀를 기다리는(듯한) 할머니 주변을 회전하는 택시의 운동을 지켜보는 것이었다. 고다르는 남자와 여자와 자동차가 있으면 영화가 성립한다, 고 말했는데 마찬가지로 압바스 키아로스타미는 젊은 여자와 할아버지(할머니)와 자동차만으로 영화를 성립시켰다.
글: 김성욱 │
2014-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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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헐렁한 듯 끈끈한 유대의 상징
전부 나열하면 지루해질 것 같다. 몇편만 꼽아보자. <바틀 로켓>의 귀여운 삼인조 멍청이들,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생활>의 지소와 그의 심심한 부하들, <로얄 테넌바움>의 정서 불안증 아버지(벤 스틸러)와 그의 어린 두 아들, <문라이즈 킹덤>의 씩씩한 주인공 소년과 그의 카키 스카우트 단원 동료들, 공통점이 별
글: 정한석 │
2014-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