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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과잉으로 허술함을 가리다, <돌풍>
넷플릭스 정치드라마 <돌풍>에 대한 칼럼 제안을 받고 잠시 머뭇거렸다. 12화를 전부 보기 위해 들여야 할 시간이 아까운 것도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는, 긴 시간을 들이는 내내 마음이 불편할 것을 알았고, 그런 불쾌함을 표현한 글이 또 다른 이들을 불쾌하게 할까봐 미리 불편해지는 게 싫었다. 요즘의 비평 세태가 종종 그렇듯, 나와 비슷한 감상
글: 정준희 │
2024-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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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지극히 영화적 순간들, <퍼펙트 데이즈>
제목이 빚어내는 단언적 인상에 비해 빔 벤더스의 <퍼펙트 데이즈> 속 히라야마의 일상엔 순환의 피로감과 은근한 불화가 가득하다. 당초 공중화장실 개선 작업인 ‘도쿄 토일렛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출발한 영화는 공중화장실을 청소하는 히라야마의 일이 더러움에서 깨끗함이라는 일회적 전환이 아닌 그 두 상태의 지속적 순환임을 절감시킨다. 히라야마는 마치
글: 박정원 │
2024-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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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자본주의 리얼리즘의 우울한 초상, <더 에이트 쇼>
미리 결론부터 말한다면, <더 에이트 쇼>는 ‘자본주의적 리얼리즘’이 지금의 한국 사회를 장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각 시대에는 나름의 지배적 패러다임이 있다. 우리의 인식이나 생각이 만들어지는 틀로서의 패러다임 말이다. 우리는 그 틀 덕분에 특정한 생각이나 개념을, 심지어는 ‘나’라는 자아를 구성할 수 있지만, 또한 바로 그 틀
글: 안시환 │
2024-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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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근본적인 불안의 정체에 관하여, <인사이드 아웃2>
<인사이드 아웃2>는 몇몇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전편의 맥을 잇는 준수한 여운을 남겼다고 평가된다. 나도 이 평가에 동의하지만 지면의 한계상 아쉬움을 상쇄했다고 거론되는 종막에 관해서는 논하지 않을 계획이다. 여기서는 속편의 상상력이 전편보다 부족하게 느껴진 이유를 말하고자 한다. 그 아쉬움은 제작진의 역량 부족이라는 단순한 이유보다는, 이
글: 김신 │
202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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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지루함, 따분함, 무의미함, <존 오브 인터레스트>
20세기 유럽의 시각을 결정지은 두 가지 질서는 영화와 강제수용소에 있다. 영화가 눈에 보이는 것을 기록하는 필름 카메라를 매개로 삼는 특권적인 재현 체계라면, 절멸의 수용소는 눈에 보이는 모든 기록을 은폐하고 소각한 체계적 기관이다. 한쪽에선 이미지를 구현하고, 다른 한쪽에선 이미지를 말살한다. 영화가 역사를 창조한다면, 강제수용소는 역사에 구멍을 낸다
글: 김병규 │
202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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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부재하는 것을 어떻게 그릴 것인가, <프렌치 수프>와 <원더랜드>
유령은 볼 수 있어도 향기는 맡을 수 없다. 피부에 닿는 감촉과 존재의 무게 역시 느껴지지 않는다. 영화를 본다는 것은 시각으로 받아들인 정보를 뇌로 전달해 인지와 수용을 거쳐 감정과 사유를 불러일으키는 지각 과정이다. 움직이는 영상과 음향으로 이루어진 영화를 받아들일 때 그래서 가장 먼저 강조되는 감각 체계는 시각과 청각이다. 영화에서 타인의 꿈이 펼쳐
글: 유선아 │
2024-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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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고지라’의 타임 패러독스, <고질라 마이너스 원>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포함한 8개 부문을 수상했고, 오스카 시각효과상까지 거머쥔 <고질라 마이너스 원>은 결국 국내 극장에 걸리지 못했다. 물론 이는 괴수물이 꾸준히 국내 관객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결과이기도 하다. 몬스터버스의 다섯 번째 영화 <고질라X콩: 뉴 엠파이어>는 북미에서의 성공과 달리 국내에선 51만 관객을 모으
글: 박동수 │
2024-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