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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어느 육신의 죽음, <룸 넥스트 도어>와 <클로즈 유어 아이즈>
모든 알레고리를 걷어내고 나면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룸 넥스트 도어>는 곧 죽음을 맞이할 육신과 그 죽음 앞에 놓여 있던 삶을 정직하게 바라보는 영화로 보인다. 여기에는 전장을 누비고 사랑을 나누며 펜을 쥐고 글을 쓰던 몸의 확실한 죽음이 있다. 마사(틸다 스윈턴)가 사후 세계의 유령처럼 보이는 순간이 몇초간 있다고 하더라도 <룸 넥스트 도
글: 유선아 │
2025-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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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휘갈겨 쓴 작가 노트, 이병현 평론가의 <잇츠 낫 미>
황제가 물었다. “지금 나와 마주하고 있는 그대는 누구요?”
달마 대사가 답했다. “알지 못합니다(不識).”(<벽암록> 제1칙)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알지 못하느냐?”(<요한복음> 14:9)
<알레고리>가 레오스 카락스를 ‘동굴의 비유’ 속 철인을 가리키는 상징으로 내세워 짐
글: 이병현 │
2025-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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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규격과 파격, <서브스턴스>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마음에 안정을 주는 짤”이라는 제목으로 게시된 이미지를 자주 본다. 종류, 색상, 크기별로 잘 진열된 판매대나 오와 열을 맞춰 정돈된 서랍장 등이 그렇다. 또 같은 제목임에도 반어적으로 다른 이미지를 노출하기도 한다. 음료수 캔이 배출구 앞에서 막혀버린 자판기라거나 바닥에 빽빽하게 들어찬 타일 중 하나가 색깔이나 모양이 다르거
글: 김성찬 │
202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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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역사의 흐름은 되돌릴 수 없다, <한 채>
영화 <한 채>에 대한 소개는 ‘집 한채를 얻기 위해 위장결혼에 나선 가난한 이웃을 건조하게 그린 영화’로 요약된다. <한 채>는 부동산 문제를 소재로 삼은 다큐멘터리 시선의 영화로 호평받으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2관왕에 올랐다. 영화에 대한 일반적인 평에 동의하지 않는다. <한 채>는 부동산 문제는 맥거핀으로 활용했
글: 황진미 │
2024-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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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레디 플레이어 모아나: 게임 시네마틱을 닮아가는 어드벤처 애니메이션, <모아나2>
Quick Resume: 이전 플레이 지점에서 계속 진행하시겠습니까?
8년 전, 모아나와 마우이가 작별할 때 “빠이~ 안녕~” 대신 “또 만나”라고 인사를 건넨 건 이들의 여정이 거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암시를 흘렸다. 기실 그대로 영영 작별하고 이야기를 끝내기에는 모아나와 마우이의 합이 꽤 근사했다. 낭만적인 사랑이 빠진 자리에는 끈끈한 전우애가
글: 나호원 │
2024-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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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미움과 사랑은 어떻게 나열되는가, <위키드>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이후 21년 만에 영화 <위키드>(2024)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고전영화의 명작 반열에 오른 <오즈의 마법사>(1939)에 등장하는 바로 그 마녀들로, 도로시의 집이 깔아뭉개버린 서쪽 마녀 엘파바의 이야기가 서사의 중심에 놓인다. 착한 마녀 글린다의 관점에서 ‘엘파바가 왜 나빠졌을까’에 대한
글: 이지현 │
2024-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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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자신의 최고 영화를 건 위험한 검투, <글래디에이터 Ⅱ>
막시무스(러셀 크로)가 목숨을 바쳐 폭군 콤모두스의 시대를 종식시켰음에도 폭력이 또다시 로마를 지배한다. 24년 만에 돌아온 <글래디에이터Ⅱ>는 이 비정한 소식을 알리는 자막으로 시작된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로마인들은 막시무스의 희생으로 모두 감화된 게 아니었던가. 모든 게 리셋됐다면 <글래디에이터>는 무엇을 위한 설화인
글: 김철홍 │
2024-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