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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사의 아수라장]
[곡사의 아수라장]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
클리셰, 판에 박힌 표현이란 뜻이다. 누가 먼저 썼냐 할 거 없이, 너도나도 써먹어서 닳고 닳았기도 하거니와, 얼마나 닳고 닳았는고 하니 안 써주면 그 누군가에겐 예의가 아닐 수도 있다는 막연한 죄책감마저 유발하는 그런 식상한 아이템. 어떤 장르에도 클리셰가 있다. 과감히 바꿔 말해보면 그 장르를 대표하는, 그래서 이게 빠지면 장르 자체의 정체성을 잃을
글: 김곡 │
2015-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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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사의 아수라장]
[곡사의 아수라장] 서민의 피가 달다?
트위터를 보다가 빵 터지고 말았다. 그 트윗에는 이런 문장이 있었다. ‘우리나라에 뱀파이어가 못 사는 이유.’ 뭐지? 낚여서 클릭해보니, 헉! 사진이 한장 올라와 있었는데, ‘우리나라의 교회 숫자’라는 제목으로 남한 지도 위에 수천개의 점들이 빼곡히 찍혀 있었다. 물론 그 점은 교회를 가리키는 것이었다. 교회가 하도 많아서 뱀파이어가 우리나라에 서식할 수
글: 김선 │
2015-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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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사의 아수라장]
[곡사의 아수라장] 카운트다운은 없다
폭발은 연소와 다르다. 폭발은 존나 급격한 연소다. 대비할 틈을 허용하는 연소와 달리, 폭발은 대비할 틈을 주지 않는다. 불이 나면 도망갈 시간이라도 있지만, 가스 폭발은 그마저도 허용하지 않는다. 폭발은 순간의 미학이고, 순간의 한방을 위해서 몇날 며칠이고 숨어 기다리는 미학이다. 마치 당신의 퇴근시간을 끈질기게 기다리고, 도망칠 겨를도 주지 않은 채
글: 김선 │
2015-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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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사의 아수라장]
[곡사의 아수라장] 꿈은 소중하잖아요
명절이다. 하지만 명절만큼 영화인들에게 절망스러운 시간이 또 있을까. 오랜만에 친척들끼리 모인 자리에서 오가는 덕담들은 악담에 가깝다. “넌 감독 공부한다더니 영화는 언제 만들 거냐?” “<국제시장> 같은 심금을 울리는 시나리오 한번 써봐라.” “이순신 영화가 나왔으니 다음엔 유관순 영화가 나와야 할 차례다.” 차라리 이런 식상한 덕담은 참아줄
글: 김선 │
2015-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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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사의 아수라장]
[곡사의 아수라장] 첫사랑과 첫사랑 타령
만약 언어에도 감촉이 있다면, 이 단어가 단군이시다. 첫사랑! 단지 듣는 것만으로도 심금이 오케스트라 연주되어 설렘과 애틋함으로 영혼에게도 떨리는 살결을 부여하는 바로 그 단어, 첫사랑! 기억 속에 언제나 아스라이 남아, 정화수를 떠놓고 오체투지 백일기도 드려도 꿈속에서나마 몇년에 한번 다시 볼까 말까 한 첫사랑! 이루어질 수 없는 운명을 알면서도, 신에
글: 김곡 │
2015-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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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사의 아수라장]
[곡사의 아수라장] 모순, 부조리, 불일치의 세계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란 제목의 회화 작품이 있다. 뭐가 그려져 있냐고? 작품엔 버젓이 파이프가 그려져 있다. 악취미가 아니다. 제목과 제목이 지시하는 대상의 불일치, 그 역설이 주는 당혹감이 작품의 주제다. <샘물>이라는 설치 작품도 있다. 싱그럽고 아름다운 옹달샘을 퍼와서 설치해놨냐고? 아니올시다. 떡하니 변기가 하나 놓여 있
글: 김선 │
2015-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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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사의 아수라장]
[곡사의 아수라장] 666
일도 잘 안 풀리고(얼마 전엔 드디어 영화가 하나 더 고꾸라졌다, 도합 5연타인가… 싸블알), 눈은 추적추적 내리고, 또 비행기는 돌았고 헌법재판소도 돌았으니, 내가 도통 뭐하는 짓인가, 영화 그대는 도대체 누구인가 고민이 많아지는 저녁이다. 물론 정답은 언제나 하나다. 영화는 정서, 느낌, 휠링, 이모션, 눈물이 주르륵주르륵. 그대가 사랑하는 영화를 아
글: 김곡 │
2015-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