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씨네21 리뷰]
[리뷰] 그 시절, 그 공간의 공기를 오롯이, <겨울의 빛>
영화는 다빈(성유빈)이 어린 동생의 하굣길을 마중 나가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여동생의 손을 꼭 잡고 터벅터벅 걷는 걸음. 이 잔잔한 오프닝은 18살 다빈의 삶을 감지하게 한다. 다빈은 공부도 제법 잘하고 착실하지만, 집안 형편은 녹록지 않다. 엄마 경옥(이승연)은 청각장애를 앓는 은서(차준희)를 돌보기에 여념이 없다. 아빠는 안 계시고 형은 떠났으며,
글: 홍수정 │
2026-02-04
-
[씨네21 리뷰]
[리뷰] 죽은 자도 듣고 있다,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메아리를, <프레젠스>
창밖 도로에는 아무도 없다. 그 창이 달린 방, 그 방 너머의 거실에도. 모든 복도와 계단을 지나 현관에 도착하기까지, 카메라는 2분 넘게 어두운 공간을 헤맬 뿐이다. 그곳이 빈집인지, 모두가 잠든 곳인지는 금세 밝혀진다. 다음 장면에서 아침이 밝자 부동산중개인이 한 가족을 이끌고 그 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4인 가족은 부모와 남매로 이뤄져 있다. 이
글: 남선우 │
2026-02-04
-
[씨네21 리뷰]
[리뷰] 사적 복수물 자카르타 1호점에 온 기분, <판결>
법원 경위 라카(리오 드완토)와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그의 아내 니나는 특급 호텔에서 축하 만찬을 즐긴다. 사실 그 만찬은 호텔 주인이 자신이 연루된 부패한 재판에 관해 입막음하려고 라카에게 건넨 식사권으로 이뤄진 것이었다. 니나는 그 진실을 알고 난 후 라카와 싸운다. 그날 밤 니나는 화장실에서 상류층 자제 디카(엘랑 엘 기브란)에게 묻지마 살인을 당
글: 김경수 │
2026-01-28
-
[씨네21 리뷰]
[리뷰] <눈의 여왕> 레토르트를 먹는 기분, <얼음 여왕>
게르다(제니퍼 린 윌슨)와 카이(에이트론 잉글리시)는 아침마다 함께 등교할 만큼 사이가 각별하다. 일상에 만족하는 게르다와 달리 카이는 언제나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나기를 꿈꾼다. 어느 날 카이가 몰래 아버지의 썰매를 몰고 나갔다가 실종된다. 게르다는 카이를 납치한 범인이 얼음 여왕(레이나 아마야)이라고 생각하지만 누구도 그녀의 말을 진지하게 듣지 않는
글: 김경수 │
2026-01-28
-
[씨네21 리뷰]
[리뷰] 잔혹하고 묵직한 고자극 공포, 준비물은 흐린 눈, <프라이메이트>
방학을 맞아 친구들과 함께 하와이 집으로 돌아온 루시(조니 세쿼이아)는 오랫동안 가족과 살아온 침팬지 벤과 재회한다. 아버지가 출장을 떠나 집을 비운 사이 이들은 풀 파티를 열기로 하지만 즐거운 분위기는 오래가지 않는다. 가족의 일원이었던 벤이 돌변하면서 아름답고 평화로운 집이 죽음의 장소로 바뀐다. 이 영화의 공포감은 침입자나 초자연적 존재가 아닌,
글: 최선 │
2026-01-28
-
[씨네21 리뷰]
[리뷰] 파고를 넘어 화해로 향하는 자매의 선율, <두 피아노를 위한 콘체르토>
쌍둥이 자매 클레르(카미유 라자트)와 잔(멜라니 로베르)은 독일 최고의 피아노 학교에 나란히 입학한다. 중대한 학교 콘서트에 설 솔리스트를 선발하는 오디션이 열리면서 의좋던 자매 사이에 미묘한 긴장감이 감돈다. 클레르가 솔리스트로 발탁된 이후에도 견고해 보이던 자매애는 클레르가 원인 모를 손목 통증을 겪으며 그 자리가 잔에게 넘어가자 균열을 드러낸다.
글: 이유채 │
2026-01-28
-
[씨네21 리뷰]
[리뷰[] 익숙하고 효율적인 길을 섹시하고 기억에 남을 만한 길로, <대디오>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뉴욕 도심으로 들어가는 사람들.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대중교통의 불확실성과 싸우는 대신 맨해튼행 정찰제 택시를 타는 이유가 있다. 고향 오클라호마와 직장이 있는 뉴욕을 수없이 오갔을 프로그래머 주인공(다코타 존슨)에게 택시는 자연스럽게 체화해온 효율적인 선택이었을 터. 하지만 영화 <대디오>는 그녀에게 기사 클라크
글: 남지우 │
2026-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