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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D.P.'가 너무 많이 보여주는 것과 끝내 드러내지 못한 것
<D.P.>가 재미있게 잘 만들어진 드라마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군 내부에 고착화된 부조리를 성공적으로 환기시키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소 이의를 제기하고 싶다. <D.P.>의 장점은 명확하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군 내부폭력에 대한 신랄한 고발을 통해 공감과 호응을 일으킨다는 것. 여기에 버디물과 형사물을 섞어놓은
글: 송경원 │
2021-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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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바쿠라우'가 브라질의 현실을 투영한 방식
※영화의 결말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종종 감춰진 진실을 찾아 끝내 드러내곤 하지만, 누군가 감춘 적이 없는데도 알려지지 않은 현실을 성실히 전하기도 한다.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2019년 칸국제영화제에서 <바쿠라우>는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기생충>이 한국의 반지하 문화를 모르더라도 세계 관객이 각자의 방
글: 송형국 │
2021-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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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자마'가 소환해 일깨우려는 감각에 대하여
솔직히 고백하자면 <자마>를 처음 보았을 때 약간은 당혹스러웠다. 영화가 끝날 무렵 자마(다니엘 지메네스 카초)에게 가해지는 비쿠냐(마데우스 나츠테르가엘레) 무리의 느닷없는 처형. 이 장면의 서사도, 정서적인 흐름도 갑작스럽다는 생각이 들어 납득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영화를 거듭 보며 깨달았다. <자마>를 완전히 오해하고 있었음을. 이
글: 홍수정 │
2021-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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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20년 만에 개봉한 대만 청춘영화 '남색대문'이 감정을 보여주는 방식
이치엔 감독의 <남색대문>(2002)은 정서적으로 한창 예민한 17살 세 청춘들이,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 그것이 첫사랑이든 짝사랑이 됐든, 그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과정을 잘 담아낸 청춘영화다. 이 영화를 보면서 요즘 제철인 아오리 사과가 떠올랐다. 초록색을 띠고 있어 시각적으로 여름과 잘 어울리는 과일이지만 사각거리는
글: 홍은애 │
2021-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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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우리, 둘'이 이동의 감각을 주요하게 다루는 이유
필리포 메네게티 감독의 <우리, 둘>은 니나(바르바라 수코바)와 마도(마틴 슈발리에)라는 두 인물을 단일한 존재로 상정한다. 이들이 함께일 때 비로소 성립된다면, 한쪽이 허물어질 때 다른 한쪽은 어떤 영향을 받는가. 영화는 이를 질문하는 과정에서 공간을 중요한 기제로 설정한다. 이는 기본적으로 두 인물이 한 아파트에서 좁은 복도를 사이로 맞은편에
글: 이보라 │
2021-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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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류승완 감독이 선택한 '모가디슈' 엔딩에 대하여
이대로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쯤, 남측 차량에 탄 한신성(김윤석)의 표정을 창밖에서 건조하게 비추는 장면을 마지막으로 화면이 어두워지더니 크레딧이 오른다. 여기서 끝났으면 하는 생각을 한 것은, '여기서 끝내지 못하는 영화'를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그 영화들은 이야기를 여기가 아닌 다른 곳까지 이어가고자 하는 욕망을 참지 못한다. 그리고 이야기
글: 김철홍 │
2021-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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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올해 칸 황금종려상 수상작 '티탄'을 기다리며 '로우'를 말하다
단 두 번째 장편영화로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일을 성장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2016년 첫 번째 장편 <로우>로 관객에게 자기 이름만큼은 확연히 각인시켰을 감독 줄리아 뒤쿠르노의 얘기다. 현재까지 언론을 통해 얼마간 알려진 수상작 <티탄>에 관한 정보는 어린 시절 사고로 머리에 티타늄을 심은 알레시아가 괴기한 욕망에 따른
글: 김성찬 │
2021-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