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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오진우 평론가의 '봉명주공'
재개발 다큐멘터리 장르에서 나무라는 빈틈을 찾아낸 것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한국의 재개발 다큐멘터리는 그동안 무엇을 담아왔을까? 재개발 지역으로 선포되고 자신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의 상실감과 주거권을 위한 투쟁의 장을 먼저 담아내왔다. 그런데도 그곳에 가장 먼저 지워지는 존재는 사람이었다. 재개발 지역은 건물 벽면에 스프레이로 적힌 단어대로 ‘공
글: 오진우 │
2022-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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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이지현 평론가의 '파리, 13구'
편집 리듬이 좋고, 대사가 좋은 영화다. 짧고 일상적인 문장이 리듬을 형성한다. 영화 전체가 마치 하나의 음악 같다.
누군가 ‘러브 게임’이라 불러도 상관없을 정도로 <파리, 13구>의 인물들은 소란스럽다. 에밀리(루시 장), 카미유(마키타 삼바), 노라(노에미 메를랑), 세 사람의 모습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삼각관계’와는 거리가 멀
글: 이지현 │
2022-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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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듀나 평론가의 '앵커', 우린 아직 이 이야기에 지칠 권리가 없다
중요한 건 도식성이 아니라 그를 통해 표현되는 삶의 무게와 다양성이다.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생방송 5분 전, 방송국 간판 앵커 세라(천우희)는 누군가가 자신을 죽이려 하고 있다는 제보 전화를 받는다. 장난전화로 여기고 무시하려 했지만 찜찜함을 거둘 수 없었던 세라는 이것이 너에겐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엄마 소정의 말을 듣고 제보자의 집으로
글: 듀나 │
2022-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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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쓰리: 아직 끝나지 않았다'에 담긴 공포의 실체
이 영화가 포착하는 진정한 공포의 실체에 가까워지기 위해 글을 썼다.
<쓰리: 아직 끝나지 않았다>에서 가장 강렬한 순간은 오프닝부터 이어지는 일련의 장면들이다. 참혹한 살인이 벌어지는 현장. 한 소녀가 겁에 질린 채 그 광경을 훔쳐보고 있다. 살인을 마친 살인마는 유유히 희생자의 집 밖으로 빠져나와 담배를 피운다. 바로 그 순간 실수로 인
글: 홍수정 │
2022-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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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소설가의 영화'가 친근하고 편안하게 느껴지는 이유
편안하고 친근하고 쓸쓸한 감정들이 공존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이 영화에 복잡한 심경을 안고서 무언가라도 뱉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왜 이토록 <소설가의 영화>가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일까.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이렇게 편안하게 보아도 되는 걸까. 분명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극장을 나온 길수(김민희)가 홀로 복도를 서성일 때, 엘리베이터에 오르
글: 홍은미 │
2022-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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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레드 로켓'에서 '야생성' 혹은 '야만성'을 처리하는 방법
여전히 에덴을 상상하는 한 인간을 추방하려는 영화의 연약한 안간힘을 지켜본 것 같다.
숀 베이커 감독의 <레드 로켓>을 재고하는 길은 마이키(사이먼 렉스)의 경로를 그려보는 일이다. 시작은 그의 귀환이다. (스스로 말하길) 잘나가는 포르노 스타였던 그는 오랫동안 보지 않았던 부인 렉시(브리 엘로드)와 장모 릴(브렌다 데이스)의 집으로 방금
글: 이보라 │
2022-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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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소설가의 영화'에서 카리스마의 형식으로서 영화를 생각하다
[김소희 평론가의 프런트 라인]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홍상수의 영화에 관해 쓰면서 이런 경고 문구를 넣어야 하나 고민하게 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도 영화관의 관객이 백지상태의 얼얼함을 느껴봤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믿기 어렵겠지만, <소설가의 영화>는 홍상수의 영화에서 미처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끝을 맺는 반전(反轉) 영
글: 김소희 │
2022-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