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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영화읽기] 대중적 코드로 구성된 5.18의 영화적 재현 <화려한 휴가>
시간의 힘은 무섭다. 결코 잊혀질 수 없을 것 같은 상처들도 현재성을 상실하면 균질한 과거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경험한 이에게는 너무도 생생하게 남아 있는 고통과 실감의 순간들은 경험하지 않은 새로운 세대들의 감각 속에서 의미와 개념으로 전환되어버린다. 모든 현재는 과거가 될 운명을 거부할 수 없기에 조금이라도 앞서 태어난 이들은 자신이 경험한 어떤 것들
글: 김지미 │
2007-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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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영화읽기] 아름답고도 차가운 물질들의 세계
지구의 중력을 뚫기 위해 초속 11km로 하늘을 질주하는 우주선의 가공할 속도도, 풍경을 뚫고 지상을 달리는 시속 100km라는 차가운 전차의 속도도 때로는 초속 5cm로 살랑대며 떨어진다는 벚꽃의 낙하와 같이 천천히 흐르는 인상적인 순간이 있다. 이들을,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에 둔 채 원경(遠景)에서 바라본다면 말이다. 현재나 근미래를 가까이서 바라보지
글: 송효정 │
2007-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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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영화읽기] 대만 사회의 세밀하고 날카로운 관찰자
대만 영화계에서는 이미 물러났지만, 종종 허우샤오시엔 감독과 함께 거론되던 에드워드 양 감독이 6월29일 결장암으로 미국 LA에서 향년 59살로 생을 마감했다. 에드워드 양은 1947년 중국 상하이에서 태어나 1949년 부모와 함께 대만으로 이주한 뒤 타이베이에서 성장했다. 그래서인지 에드워드 양 영화의 주 배경은 타이베이다. 교통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
2007-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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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영화읽기] 장르의 몰이해가 빚어낸 코미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일본에서 1997년에 출간된 <검은집>은 90년대 이후 서구에서 확립된 ‘사이코패스’라는 개념을 전면적으로 도입한 소설이다. 인간과 똑같은 외양을 하고 있지만, 인간과는 전혀 다른 마음을 가진 존재인 사이코패스. <검은집>은 사이코패스가 도대체 어떤 존재인지를 충격적으로 폭로한다. 사이코패스의 실체를 보여
글: 김봉석 │
2007-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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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영화읽기] 위반의 욕망으로 가득찬 블록버스터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의 주인공 잭 스패로우에 관한 풍문 중 흥미로운 점 한 가지는 이 캐릭터가 게이일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2편의 라스트신에서 엘리자베스가 키스로 잭을 유혹하고 거기에 속아 넘어간 잭이 돛대에 묶여 바다 괴물 크라켄의 먹이가 되면서, 영화는 결국 스스로 유도했던 그 소문을 교묘하게 다시 거둬들이며 3편을 시작했다. 그러나
글: 정한석 │
2007-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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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영화읽기] 구성된 피해의식, 부질없는 구원의 논리
추방인가? 신애는 딸의 자리와 아내의 자리(나중에는 엄마의 자리에서도)에서 밀려나 밀양이라는 비밀의 햇볕 속으로 왔다. 그녀는 꼬리 잘린 과거를 지녔다. 영화는 출발한 곳을 보여주지 않고, 이렇게 신애가 도착한 곳에서 시작한다.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가서 새로운 삶을 살겠다고 강변하지만, 그녀는 과거의 풍문에서 떠나왔거나 혹은 쫓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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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송효정 │
2007-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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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찬반논쟁] 남다은, <마리 앙투아네트>를 비판하다
역사의 인물을 영화의 주제로 삼을 때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무엇에 중심을 두어 어떻게 가지치기를 할 것인지를 확실히 인지하는 태도다. 그 태도가 있어야만, 사실을 허구로 완전히 각색할 때나, 역사를 새롭게 재해석할 때나, 사실이라고 믿어져온 것을 의심해볼 때나 영화의 설득력이 생긴다. 이건 역사적 인물을 다루면서 역사 대신 인물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비
글: 남다은 │
2007-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