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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전영객잔] 광기와 다중인격이 빚은 동정 없는 세계
두기봉은 제의로서의 집단적 죽음이라는 결말에 종종 매혹되는 것 같다(<익사일> <미션> <대사건>). 하지만 그가 위가휘와 공동 연출한 <매드 디텍티브>만큼 그 제의적 결말에 모든 것을 거는 영화는 없었다. 난반사하는 거울 조각들, 잘못 쥐어진 권총들, 다성(多聲)과 다중 이미지의 중첩이 시청각을 교란하며 현란한
글: 허문영 │
2008-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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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전영객잔] 켄 로치는 세계의 부당함과 어떻게 싸우는가
10년 전 발간된 켄 로치의 인터뷰집 <로치 온 로치>의 저자 그레이엄 풀러와 감독 켄 로치가 나눈 마지막 문답은 이렇다. 그레이엄 풀러가 켄 로치에게 “당신은 세태에 관해 낙관적입니까, 비관적입니까?”라고 물으니 그가 말한다.“이 악순환적인 타락에 사람들이 직면해 있기 때문에 짧게 보면 낙관적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길게 보면 나는
글: 정한석 │
2008-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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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전영객잔] 한국영화의 희망을 보다
최근 한국영화에서 감지하기 어려웠던 에너지와 재능을 두 영화에서 본다. <영화는 영화다>와 <우린 액션배우다>이다.
<영화는 영화다>는 장훈 감독의 데뷔작이다. 원작은 김기덕 감독이 썼고 제작자로도 참여했다.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어떤 전환을 보여준다. 발상의 전환이다. 몸싸움으로 점철할 수 있는 액션영화에 어떤 자기 성찰
글: 김소영 │
2008-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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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전영객잔] 낭만의 정신을 기리는 마음
LA에 도장을 차려놓고 조용히 문하생들을 가르치던 주짓수(브라질 유술) 사범 마이클 테리가 상업화된 이종격투기 경기장 안으로 들어서기까지 <레드벨트>는 1시간39분의 상영시간 중 거의 1시간10분을 소요한다. 주인공 테리는 그 경기에 나갈 계획이 애초에 없었으며 연습도 충실히 하지 않았고 승부욕에 붙타오른 적도 없다. 그런데도 마침내는 경기에
글: 정한석 │
2008-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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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전영객잔] 액션 영웅들의 찢겨진 생살
1. <다크 나이트>
<다크 나이트>에서 이상했던 것은 개들의 등장이다. 맹견 로트와일러들은 영화의 도입부에 등장해 배트맨(크리스천 베일)에게 덤벼들고 다리의 살점을 뜯는다. 이후 배트맨, 브루스 웨인은 자신의 펜트하우스로 돌아가 물린 자국을 보여주며 집사의 간호를 받는다. 그리고 자신의 갑옷, 배트맨 복장의 아킬레스건을 보완해 달
글: 김소영 │
2008-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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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전영객잔] 백기사는 오지 않는다
<다크 나이트>의 초반에 흥미로운 논쟁이 등장한다. 자신이 배트맨임을 감춘 갑부 브루스 웨인, 정의감에 불타는 지방 검사 하비 덴트, 그리고 두 여인이 동석했다.
여인1: 덴트씨, 당신이 진짜 영웅이에요. 영웅 놀이가 아닌 진짜 법의 수호자지요. 가면놀이를 하는 자경단(vigilante)을 영웅화하는 건 이제 그만두어도 되지 않나요?
하비 덴트
글: 허문영 │
2008-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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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전영객잔] 2008년 한국 블록버스터의 신풍경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 <님은 먼곳에>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이하 <눈눈 이이>)가 한주 간격을 두고 차례로 개봉했다. 세편의 영화가 올 여름 한국영화의 흥행 도미노를 겨냥하고 나섰음은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 <놈놈놈>은 이미 알려진 것처럼 175억원이
글: 정한석 │
2008-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