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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정소연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세밑, 많은 것의 한복판에서
2021년이 왔다. 나는 본래 연말연시에 이벤트를 즐겨 하는 편이다. 원가족과 살 때는 새해가 시작될 때마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손을 꼭 잡고 가족파티를 했다. 지금 함께 사는 사람과도 작은 행사를 했다. 지난해 1월 1일에는 아부다비에 있는 모스크에 갔었다. 지지난해에는 동거묘에게 스카프를 묶어주었다. 삼작년에는 동거인의 부모님을 모시고 좋은 식당에 가서
글: 정소연 │
2021-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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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이동은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단골이 되는 일
세상 사람들을 두 종류로 나누자면 단골이 될 수 있는 사람과 단골이 될 수 없는 사람으로 나눌 수 있다고 본다. 나는 후자에 가깝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손님으로 어느 가게를 자주 가서 단골의 자격이 충분해졌더라도 주인이 나를 아는 체를 하는 순간, 그곳을 더는 들르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누군가는 분명 이런 태도가 쉽게 이해되지 않을 것 같다.
과거
글: 이동은 │
2021-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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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오혜진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모두에게 복된 새해”라니
‘새해’라니. 기이한 바이러스가 온 나라를 뒤덮고, 사람이 끊임없이 병들어 죽어나가는데도 ‘새해’가 올 수 있구나. 이래서 ‘세월’을 가리켜 참 ‘속절없고’, ‘가차 없다’고들 하는구나. 지인들에게 새해 인사 문자를 보내려 했을 때 꽤 망설였다. 뭐라고 해야 할까.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메일 끝에 종종 “무탈하게 지내세요” 라고 적긴 했지만 왜인지 입이
글: 오혜진 │
2021-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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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김겨울의 디스토피아로부터] 그렇게 안 하고 싶습니다
변호사는 답답해 미칠 노릇이다. 바틀비는 같은 말을 반복한다. “그렇게 안 하고 싶습니다.” 필사를 하고 나면 그걸 확인하는 절차가 있다는데도, 당신은 여기 직원이니 잠시 나를 대신해 우체국에 다녀와달라는데도 그의 대답은 한결같다. “그렇게 안 하고 싶습니다.” 그는 오로지 사무실 한켠에 은신한 채 오로지 필사 업무만을 하다가, 결국은 그 업무마저도 중단하
글: 김겨울 │
2020-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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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정소연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실패가 너무 가까이에
동료 작가가 코로나19에 확진되었다. 감염경로는 알 수 없다고 한다. 동료 변호사의 법무법인에 밀접 접촉자가 발생했다. 의뢰인과의 식사 자리를 거절할 수 없어 나갔는데 그 자리에 확진자가 있었단다. 법인 직원 전원이 진단검사를 받고 법인 일시 폐쇄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내 사무실은 여의도에 있다. 다른 건물과 마찬가지로 내 사무실이 입주한 빌딩에도 공실
글: 정소연 │
2020-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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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이동은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채집의 즐거움
한때 나는 TV나 잡지 등에 소개되는 다양한 수집가들을 보면서 언젠가 자본 여력이 된다면 개인이 모은 수집품들을 모아 ‘박물관의 박물관’을 만들고 싶었다. 각자에게는 소중하지만 박물관으로 가기엔 다소 가치가 떨어지는 개인의 하찮은 수집품들을 모은 박물관 말이다. 그런 수집품들은 대부분 개인의 생애와 함께 사라져버리는 게 보통이라 그게 너무 아쉬웠다. 울산에
글: 이동은 │
2020-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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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오혜진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불완전한 언어와 투명한 진실
최근 페이스북 페이지 ‘내가 이제 쓰지 않는 말들’에 올라오는 글들을 흥미롭게 읽는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향한 혐오 표현을 돌아보자는 이 캠페인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발의한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제안했다. ‘확찐자, ◯밍아웃, 결정장애, 장애우, ◯린이, 거지 같다, 건강하세요’ 같은 말을 사용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됐다는 글들이 줄을 이었다.
직
글: 오혜진 │
2020-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