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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가재와 금붕어
<시티즌포>는 에드워드 스노든의 미 국가안보국 민간사찰 내부 고발 사건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사건의 일부다. 폭로 현장의 녹취록이다. 스노든은 고발자의 인격에 대한 왈가왈부가 폭로 내용의 본질을 흐릴 웹 문화의 속성을 경계해, 정보공개 시점과 범위를 신뢰하는 언론인에게 전적으로 일임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영화 <시티즌포>는
글: 김혜리 │
2015-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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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줄타기
※10월17일 일기에 <더 홈즈맨>의 결정적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런던의 로열 아카데미 오브 아트에서 열리고 있는 중국 미술가 아이웨이웨이의 회고전(~12월13일). <스트레이트>(Straight, 2008∼2012)는 2008년 쓰촨대지진으로 무너진 학교의 잔해에서 휘어진 철근들을 뽑아내 하나하나 두들겨 신품처럼 곧게 편 다음
글: 김혜리 │
2015-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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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감자별
※<마션> 그리고 <팀 버튼의 화성침공>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스파이 브릿지>는 뉴욕의 어느 방에서 거울을 보며 자화상을 그리는 남자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이내 우리는 루돌프 아벨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아마추어 화가(마크 라일런스)가 간첩 혐의로 미국 정보국에 쫓기고 있음을 알게 된다. 스필버그 감독이 선택한 첫 숏은
글: 김혜리 │
2015-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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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아무렴, 꼬마야
※<슬로우 웨스트>의 상세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더 홈즈맨>의 주인공 힐러리 스왱크는 서부극 전통에 충실하게, 밭을 힘겹게 쟁기질하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반면 공동각본가 겸 감독이자 주연인 토미 리 존스는 프레임 안으로 굴러떨어지듯 입장한다. 그의 캐릭터 떠돌이 조지 브릭스(토미 리 존스)는 주인이 비운 집을 무단 점거했다가 마
글: 김혜리 │
2015-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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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부자상혐지사
※<사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870년 콜로라도로 배경이 명시돼 있긴 하지만, <슬로우 웨스트>의 서부는 시공을 초월한 이민자들의 혹성처럼 보인다. 스코틀랜드에서 사랑과 희망을 찾아 콜로라도까지 온 열여섯 소년 제이(코디 스밋 맥피)는 아일랜드 혈통의 현상금 사냥꾼, 프랑스어로 노래하는 아프리카인, 북구에서 온 굶주린 가족,
글: 김혜리 │
2015-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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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잘 보이나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될 <지아장커: 펜양에서 온 사나이>는 월터 살레스 감독이 지구 반대편 동료 시네아스트를 취재한 다큐멘터리다. 극장에서 못 튼다는 사실만 빼면 오늘날에는 디지털 촬영 복제 기술로 누구나 영화를 만들고 볼 수 있으니 정부의 상영 금지도 무의미하다고 인터뷰하던 지아장커는, 문득 다른 기억에 사로잡혔다. “어느 카페에서 개
글: 김혜리 │
2015-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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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폴 러드♥
※<앤트맨>과 <아메리칸 울트라>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예술을 가르치는 일은 애초에 가능한가? 좋은 예술 교육이란 무엇인가? 바스티엥 비베스의 만화 <폴리나>에 등장하는 무용 교수 보진스키와 <미라클 벨리에>의 음악 교사 토마슨(엘릭 엘모스니노)이 힌트를 줬다. 위대한 스승에 관한 일반적 관념과 달리, 두 교
글: 김혜리 │
2015-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