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전영객잔]
[신 전영객잔] 세밀한 예행연습의 힘
얼마 전 사석에서 독립영화나 학생 실습 작품에서 남용되고 있는 들고 찍기 촬영 스타일에 관해 지인들과 얘기를 나눴다. 그렇게 찍은 화면들은 아무렇게 붙여도 다음 컷과 연결되는 데다 화면 내의 운동감도 잘 느껴지지 않아서 젊은 감독들이 남용하는 것은 문제라고 내가 말했다. 갑론을박이 오가는 사이 누군가가 다르덴 형제 감독의 <아들>을 예로 들었다
글: 김영진 │
2015-01-15
-
[신,전영객잔]
[신 전영객잔] 기록을 압도하는 표현이라니
1.
<액트 오브 킬링>의 충격은 어디서 오는 걸까. 1965년 인도네시아에서 100만명이 학살당했다는 사실일까? 학살자들의 상상하기 힘든 뻔뻔스러움, 혹은 그들이 21세기에도 여전히 한 나라의 지배자라는 사실 때문일까? 아니면 이 다큐멘터리의 표현과 형식의 기괴함 때문일까? 아마도 그 모두 때문일 것이다. 이 다큐를 말하면서 100만명의 고
글: 허문영 │
2015-01-01
-
[신,전영객잔]
[신 전영객잔] 이생을, 잘 살아낸다는 것
이창재 감독의 <목숨>은 호스피스 병원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환자들의 최후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감독은 환자들에 대한 존중을 잃지 않으면서 그들의 죽음을 착취하지 않으려 애쓴다. 누군가의 죽음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의 주변 사람들로부터 격한 반응을 불러일으키게 마련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그런 죽음들 앞에서 우리가 보통 슬픈 영화를 보며 눈물
글: 김영진 │
2014-12-11
-
[신,전영객잔]
[신 전영객잔] 시간은 정말 안온하게 흘렀을까
12년간 동일한 배우들을 데리고 매해 일정한 시간 동안 촬영을 해서 그 인물들의 세월을 함께 살아낸 <보이후드>는 관객으로 하여금 마치 영화 속으로 걸어 들어가 그 인물들의 시간을 내내 공유했다는 행복한 착각에 빠져들게 한다. 12년이라는 긴 시간, 여러 인물들의 각기 다른 세계, 그리고 그 세계들의 작지만 지속적인 움직임들을 지켜보며 그중 단
글: 남다은 │
2014-12-04
-
[신,전영객잔]
[신 전영객잔] 그 (여)자는 무엇을 원하는가
*이 글은 <나를 찾아줘>의 결말 부분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나를 찾아줘>의 부부 닉(벤 애플렉)과 에이미(로저먼드 파이크)의 애증으로 얼룩진 결혼 생활사에 관한 설명이 간략하게나마 필요한 것 같다. 결혼 5주년이 되던 날 에이미가 홀연히 사라진다. 영화는 닉과 에이미의 황홀했던 첫 만남에서부터 결혼 뒤 관계가 서서히 악화되어간 과
글: 정한석 │
2014-11-13
-
[신,전영객잔]
[신 전영객잔] 정념의 심연 앞에서
1.
동시대의 많은 영화인들이 무한한 존경을 보여왔다 해도, 켄 로치는 후대의 영화사에서 많은 페이지를 차지하진 않을 것이다. 그의 인물들은 투박하고 친밀하고 때로 아름다웠지만 그들의 육체성은 대개 증언자 역할 뒤로 물러났고, 화면에는 간혹 아득한 생기가 번져나왔지만 사건의 강도를 넘어서지 못했으며, 명료하고 선형적인 이야기는 종종 멜로드라마적 관습에
글: 허문영 │
2014-11-06
-
[신,전영객잔]
[신 전영객잔] 현실인가 꿈인가 환상인가
홍상수의 영화는 단단한 구조를 갖고 있다. 일정한 패턴으로 변주되는 그 구조들은 공간, 주체, 재현에 관한 문제를 던진다. 이번 신작 <자유의 언덕>은 덧붙여 시간을 섞어놓았다. 과거, 현재, 미래의 연대기 순으로는 이 영화를 이해할 수 없다. 이 영화의 주인공 모리(가세 료)는 과거에 결혼하려고 했던 권(서영화)을 찾기 위해 한국에 다시 왔다
글: 김영진 │
2014-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