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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듣는 존재
“워낙 조곤조곤 말씀하셔서 저도 덩달아 목소리가 낮아졌네요.” <왕과 사는 남자>에서 유배지를 자처한 마을의 촌장 엄흥도 역할을 맡은 유해진 배우를 인터뷰했다. 끝나자마자 마치 조용한 도서관에서 나서는 사람처럼 목소리가 커진 그를 보며 뒤늦게 깨달았다. 숨 쉬듯 너무 자연스러워 눈치채지 못했지만 인터뷰 내내 나의 페이스와 톤에 맞춰주고 있었다
글: 송경원 │
2026-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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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안녕, 양소룡, 로저 앨러스 그리고 벨러 터르
극장가에 멜로 로맨스의 불꽃을 지피고 있는 <만약에 우리>의 원작 영화 <먼 훗날 우리>에는 작품을 관통하는 한줄의 대사가 있다. 오랜 우여곡절 끝에 재회한 린젠칭(정백연)에게 샤오샤오(주동우)가 말한다. “I miss you.” 린젠칭이 자신도 보고 싶었다고 답하니 샤오샤오는 울먹이며 내뱉는다. “내 말뜻은, 내가 널 놓쳤다고.”
글: 송경원 │
2026-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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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변하는 것, 변하지 않는 것
혼란스럽다. 익숙했던 질서가 무너지고 20세기 후반 짧았던 평화의 끝이 보이는 것 같다. 도처에서 학살이 자행되고, 다시금 약육강식의 패권을 숭상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위선마저 걷어치우고 옳다고 믿었던 상식들이 배신당하는 순간, 이깟 영화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회의가 든다. 감사하게도 (동시에 원망스럽게도) 그때마다 나를 붙들어주는 영화들이 있다. 마침
글: 송경원 │
2026-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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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늘 거기 있던 사람
“사람들이 기억하는 건 승패가 아니야. 실력과 태도지.” 서바이벌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시즌 1에 출연했던 50년 경력의 대가 여경래 셰프가 전한 후일담은 동서고금 분야를 막론하고 통용되는 진리다. 물론 영화사 별자리에 수놓인 스타들처럼 잊을 수 없는 한 작품, 한 장면, 한순간을 통해 영원으로 기억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
글: 송경원 │
2026-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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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다정의 씨앗, 행복의 발명
새해가 되면 새삼 범사에 감사한 마음이 차오른다. (<씨네21> 기준) 설문 대상 범주에 포함되지 않아 2025년 올해의 영화로 꼽진 못했지만, 올겨울 짙은 얼룩을 남긴 영화를 한편만 꼽자면 단연 이가라시 고헤이 감독의 <슈퍼 해피 포에버>였다. 2024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만난 이 영화는 잔잔한 파도처럼 1년 내내 주변을 서
글: 송경원 │
2026-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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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연말이 새해에 건네는 선물
매년 같은 패턴으로 한해를 마감한다. 머릿속으로는 차분히 1년을 되돌아보는 고요하고 우아한 시간을 꿈꾸지만, 현실은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정리 안된 트리 장식마냥 슬그머니 늘어가는 업무에 쫓겨 우당탕탕이다. 연말이나 새해처럼 점을 찍을 수 있는 전환의 날이 되면 막연한 기대가 샘솟는다. 이날만 지나면 마법처럼 새로운 생활이 펼쳐질 거라는 근거 없는 기대감
글: 송경원 │
2025-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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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아바타: 불과 재>와 뉴시네마: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아바타: 불과 재>(이하 <불과 재>)는 극장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 것인가. 배수진을 치고 돌아왔다는 <불과 재>는 이미 전작들을 통해 검증된 오락적인 재미만큼이나 둘러싼 상황이 흥미롭다. 극장 산업의 침체와 쇠퇴 속에 천문학적인 자본이 투입, 집약된 결과물은 (의도나 완성도와 무관하게) 그 자체로 향후 산업의 향방을
글: 송경원 │
2025-12-19